뒷심 약했던 LG, 옵티머스 형제(G, 뷰2)로 기사회생?
2년 전까지만 해도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그야말로 우울했다. 다수의 스마트폰 제품을 내놓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시큰둥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국내 1위인 삼성전자에 도전하기는커녕 3위였던 팬택과 2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을 할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2010년 말을 즈음해 CEO가 전격 교체되고 핵심 인력들이 합숙에 들어가는 등의 '극약처방'이 LG전자에 가해졌고, 2011년 중순부터 LTE 4G(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를 꾸준히 준비해왔던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조금씩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회복되면서 올 3분기에 LG전자는 흑자를 기록했다.
기존의 LG전자 스마트폰도 성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딱히 큰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경쟁사 제품과 확실히 구분되는 개성이나 매력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었고, 이는 판매량 저하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LG전자의 스마트폰은 뭔가 내세울 만한 자신만의 재주를 최소한 하나 이상은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전 제품과의 차이점이다.
최고 사양의 '회장님폰', 옵티머스G
2012년 10월 현재, LG전자의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핫'한 최신 제품은 단연 9월 말에 출시된 '옵티머스G'와 '옵티머스뷰2'다. 그 중 옵티머스G는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특별지시에 의해 개발되었다 하여 이른바 '회장님폰', 혹은 '구본무폰'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LG전자 외 LG그룹 계열사의 최신 기술들이 총 동원되었고, 쿼드코어 프로세서 및 2GB의 대용량 메모리까지 갖춘 결과, 현존하는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높은 사양을 가진 제품으로 완성되었다.
옵티머스G는 세계 최초로 LG디스플레이에서 개발한 'G2 터치 하이브리드' 터치스크린을 사용했다. 이는 커버 유리와 터치센서가 완전히 일체화된 것이 특징으로, 화질을 높이면서 터치 감도를 높일 수 있는데다 두께도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 외에도 LG이노텍이 개발한 1,300만 화소의 고화질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LG화학에서 개발한 차세대 배터리를 내장하여 연속 사용 시간은 물론, 수명도 증가했다.
그리고 옵티머스G는 본체와 함께 제공되는 이어폰 역시 화제가 되고 있다. '쿼드비트'라는 이름을 가진 이 이어폰의 가격은 1만 8,000원에 불과하지만, 소리의 선명도 및 균형감이 20만원대의 고급이어폰과 맞먹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이어폰만 따로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요청이 이어져 재고가 완전히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의미 있는 개량, '옵티머스뷰2'
옵티머스G와 함께 출시된 옵티머스뷰2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옵티머스뷰2는 올해 초에 출시된 옵티머스뷰의 후속모델이다. 옵티머스뷰는 와이드 비율의 화면을 가진 대다수의 스마트폰과 달리 4:3 비율의 5인치 화면을 갖춘 것이 특징으로, 지난 9월까지 국내에서 60만대 정도가 판매되며 꾸준한 인기를 모은 바 있다. 4:3 화면은 같은 인치수의 와이드 화면에 비해 동시에 표시할 수 있는 정보량이 많아 인터넷 서핑이나 문자 입력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옵티머스뷰2는 전작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4:3 비율의 5인치 화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상품성을 높였다. 화면의 크기는 같지만, 화면을 둘러싼 베젤(테두리) 부분을 최소화하여 제품의 크기가 작아졌고 프로세서 및 메모리의 성능, 배터리의 용량 등이 향상되었다.
또한 옵티머스뷰2는 전작에서 지적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개선했다. 교체가 쉬운 탈착식 배터리를 도입했으며, 사용자가 내부 저장공간을 확장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 SDHC카드 슬롯을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펜 전용 수납공간이 없어 펜의 보관에 어려움을 겪던 전작과 달리, 옵티머스뷰2는 펜 수납기능이 있는 전용 가죽 케이스를 본체와 함께 제공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과의 일전을 앞두고
그 외에도 옵티머스G와 옵티머스뷰2는 언제나 자유롭게 화면 위에 메모를 할 수 있는 'Q메모', 두 가지 앱의 화면을 겹쳐 표시해 동시 작업이 가능하게 해주는 'Q슬라이드', 카메라에 비친 외국어를 곧장 번역해주는 'Q트랜스레이터' 등의 다양한 편의 기능을 공통적으로 지원해 편의성을 높였다. 최근의 LG전자는 단순히 하드웨어의 사양을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하여 지금 이 시점에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완전히 본 궤도에 올라섰다고 말하기엔 이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 애플의 아이폰5와 같은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와의 일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LG전자가 경쟁사들에게 시장을 순순히 내어주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들을 손쉽게 제압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옵티머스G나 옵티머스뷰2 정도의 만듦새를 갖춘 제품이 지속적으로 나와준다면 최소한 예전처럼 LG전자가 뒷심이 약하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당히 빨라진 제품의 개발 속도도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옵티머스뷰가 출시된 지 불과 6개월 만에 후속 모델인 옵티머스뷰2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이 대표적인 증거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