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번호 바꿔서 휴대폰으로 문자 못 보내

발신번호를 변경하거나 숨긴 상태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타인을 기망하는 행위(피싱)를 막고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나섰다. 2012년 10월 5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문자메시지, 가짜 홈페이지 등을 통한 전자금융사기(이하 피싱)'에 대한 대책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휴대폰에서 보내는 문자메시지의 발신번호 변경 제한

앞으로 휴대폰(스마트폰 포함)에서 문자를 보낼 때 발신번호를 변경할 수 없게 된다. '옵티머스G', '갤럭시노트2', '베가R3' 등 10월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은 발신번호를 변경할 수 없으며, 기존 제품은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변경할 수 없도록 제한된다. 내년 2분기에는 통신사업자가 발신번호가 변경된 문자메시지를 중간에 차단하고, 그 사실을 문자 발송자에게 고지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산 휴대폰은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발신번호를 바꿀 수 있었다(아이폰 등 외산 휴대폰은 불가능).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문자 발신번호를 변경하면 학생 간에 문자폭력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변경 제한의 이유를 밝혔다.

피싱 단어 차단

11월부터는 문자메시지에 '보안승급' 등 피싱에 자주 인용되는 문구가 들어가면 통신사업자가 이를 차단한다. 또한 내년 1분기 중에는 금융기관 전화번호를 사칭해 인터넷을 통해 발송되는 문자메시지를 통신사업자가 사전 차단할 예정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이를 위해 피싱 신고내용을 분석해 피싱에 사용된 전화번호 및 문구 패턴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통신사업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인터넷 발송 문자메시지 식별기호 표시 및 고유번호 부여

인터넷으로 발송된 문자메시지 본문에 특정 식별기호를 표시하는 제도를 내년 2분기 시범 도입한다. 이 식별기호는 문자메시지가 휴대폰이 아닌 인터넷에서 발송된 것임을 의미한다. 인터넷에서 문자를 보낼 때 회신 전화번호를 임의로 입력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문자메시지 피싱과 폭력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또한 피싱에 사용된 인터넷 발송 문자메시지의 전달경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눈에 보이지 않는 고유번호를 통신사업자 및 대량 문자 발송자에게 부여하고, 이를 문자 규격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사칭 국제전화 차단

방송통신위원회는 연말까지 공공기관, 금융기관 등 보이스피싱에 자주 사용되는 전화번호를 파악하여, 내년 1월부터 이 번호를 사용하는 국제전화를 통신사업자가 사전 차단한다.

피싱에 이용된 가입자회선 해지 등 피해확산 차단

국제전화 식별번호를 삽입하지 않거나, 해당 전화번호를 차단하지 않는 등 기술적 의무를 행하지 않은 사업자는 행정적 제재를 받게 된다. 또한 피싱에 사용된 회선은 방송통신위원회 직권으로 강제 해지된다.

국제전화 알림 및 수신거부 서비스 제공

스마트폰의 경우 국제전화가 걸려오면 "국제전화입니다"라는 음성 벨소리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국제전화 차단서비스를 개발하여, 국제전화가 걸려오는 것을 아예 차단할 수 있다.

메신저 가입인증 강화

카카오톡 등 메신저 서비스에 가입할 때 인증과정에서 인증 실패 횟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본인 인증 체계도 강화된다. 또한 피싱방지를 위한 자가 점검 체크리스트를 제공해 사업자가 이를 자율적으로 점검하도록 할 예정이다.

피싱사이트 신고절차 개선

피싱에 이용된 가짜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현행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이기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금융기관과의 핫라인을 신설하고, 신고양식을 간소화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