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을 위한 모든 것, 새로텍 에이빅스 T9

김영우 pengo@itdonga.com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영화를 보려면 극장에 가거나, TV에서 방영해 주는 주말의 영화 시간을 기다리거나, 아니면 DVD플레이어나 VCR을 이용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2012년이 된 지금, 영화를 보는 방법은 1990년대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아졌다. 무엇보다도 영화를 볼 수 있는 수단 자체가 많아졌는데, PC나 스마트폰, PMP, 내비게이션, MP4플레이어, 휴대용 게임기, 디빅스 플레이어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기가 영화 재생 기능을 지원한다.

그중에서도 디빅스 플레이어는 TV와 연결, 저장된 동영상 파일을 구동하여 영화를 감상하는 기기를 뜻한다. 기존의 VCR이나 DVD플레이어와 같은 맥락의 거실용 영화 재생 솔루션을 지향하면서도 내부적인 구동 원리는 PC와 유사하다. 영화 재생에 특화된 초소형 PC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물론 음악이나 사진의 재생도 가능하지만, 활용빈도는 낮다). PC처럼 다양한 영화 파일을 구동할 수 있으면서 큰 TV와 편안한 소파로 영화 감상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런 디빅스 플레이어의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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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들어 TV나 DVD/블루레이 플레이어 등이 자체적으로 영화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는 경우가 많아 디빅스 플레이어의 입지는 위협을 받고 있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에 소개할 새로텍의 에이빅스(abigs) T9은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가 보이는 제품이다.

내부 저장공간 없는 대신 다양한 외부 저장장치 지원

에이빅스 T9의 크기는 문고판 소설책 한 권 정도로, 여타의 디빅스 플레이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내부 열 배출능력이 높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알루미늄 재질로 제작된 점, 그리고 제품 내부에 파일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없고 외부 저장장치에 의존한다는 점은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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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저장공간이 없다는 것은 별도의 저장장치를 추가해야 한다는 의미이므로 단점이라 볼 수 있다. 대신 에이빅스 T9는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저장장치가 호환되므로 사용 자체에 큰 불편이 될 것 같지는 않다. USB 방식의 외장하드나 USB메모리는 물론이고, SD/MMC/MS 등의 메모리 카드, 그리고 SATA 방식의 일반 하드디스크도 호환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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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존의 USB 2.0 외에 USB 3.0 규격의 USB 포트까지 갖춘 점은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USB 3.0은 USB 2.0에 비해 10 배 이상의 대역폭(데이터를 전송하는 통로의 폭)을 가지고 있어 훨씬 빠르게 데이터의 읽기나 쓰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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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SATA 포트도 갖추고 있으므로 PC에서 쓰던 하드디스크를 빼서 곧장 에이빅스 T9에 연결해 저장된 영화 파일을 구동할 수도 있다(케이블 기본 제공). 물론, 이렇게 하면 편리하긴 하지만 하드디스크가 직접적으로 외부에 노출되므로 보기에는 좋지 않다. PC를 업그레이드 한 후에 남은 하드디스크가 있는 사용자라면 유용하다.

무난히 쓸 수 있는 연결 인터페이스와 리모컨

TV와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는 컴포지트와 HDMI, 컴포넌트가 마련되어 있다. 그 중 컴포넌트는 별매의 변환 케이블을 써야 하니 그다지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아쉽지만, 어차피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아날로그 TV와 연결할 때 쓰는 컴포지트, 혹은 HDTV와 연결할 때 쓰는 HDMI 중 하나를 사용할 것이다. 이 정도면 어지간한 TV와 호환 문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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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는 광 및 동축 방식의 디지털 음성? 출력(S/PDIF) 포트가 있다. 이를 홈시어터 장비에 연결하면 5.1채널, 혹은 7.1채널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PC나 스마트폰 같은 다른 기기와 멀티미디어 파일을 공유(DLNA 기능)하거나 유튜브 동영상 등을 감상하기 위한 네트워크 접속용 유선랜 포트도 있다. 만약 유선랜을 쓸 만한 환경이 되지 않는다면 별매의 와이파이 동글(수신기)을 장착해 무선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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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 연결해 즐기는 멀티미디어 기기라면 리모컨의 품질 역시 중요하다. 에이빅스 T9와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은 구성이나 질감이 시중에 팔리는 DVD 플레이어의 그것과 비슷해 무난하게 쓸 수 있다.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이라면 본체에 연결된 저장장치를 안전하게 분리할 수 있는 꺼냄(Eject) 버튼이 있다는 것이다. 본체에 전원이 들어온 상태에서 갑자기 저장장치를 분리하면 고장의 위험이 있는데, 에이빅스 T9에 동봉된 꺼냄 버튼을 이용하면 고장의 우려 없이 안전하게 저장장치의 분리가 가능하다.

파일 및 매체 호환성 만족스러워

USB 3.0 방식의 외장하드를 꽂은 에이빅스 T9에 LG전자의 3D TV겸 모니터인 DM2792D-SN에 연결해 영화를 감상해봤다. 이런 류의 디빅스 플레이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파일의 호환성이다. 기존 제품은 일부 규격의 동영상 파일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더라도 일정 해상도 이상의 고화질 영상은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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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에이빅스 T9는 AVI나 WMV, MP4와 같이 익히 많이 쓰는 파일 규격 외에도 MKV, FLV, TP 등 최근 이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파일 규격도 정상적으로 재생되었으며, DTS와 같은 입체음향 음성데이터가 들어간 영화 파일도 원활히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 외에 DVD나 블루레이 디스크에서 추출한 이미지 파일(ISO 등)의 재생도 가능한 점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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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920 x 1,080 해상도의 풀 HD급 고화질 영상도 끊김 없이 재생이 가능해 전반적인 파일 호환성 측면에서는 매우 우수한 편이었다. 이 정도면 별도의 동영상 인코딩(규격 변환) 작업 없이 편리하게 영화 감상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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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최근 들어 파일 하나의 크기가 4GB를 넘는 대용량 동영상 파일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 경우에는 반드시 저장장치를 NTFS 방식으로 포맷해야 한다. 하지만 PC를 제외한 상당수의 멀티미디어 기기가 FAT32 방식으로 포맷된 저장장치만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대용량 파일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곤 했다. 반면, 에이빅스 T9는 FAT32뿐 아니라 NTFS로 포맷된 저장장치도 문제없이 인식이 가능해 이런 불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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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대용량 저장장치에 대한 배려도 갖추고 있다. 멀티미디어 기기는 물론, 일부 PC까지도 구형 제품의 경우는 총 용량이 2.2TB를 넘는 하드디스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에이빅스 T9는 이런 제한이 없다. 3TB 용량의 하드디스크도 정상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3D TV와 궁합도 합격점

최근 멀티미디어 업계 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인 3D 입체영상을 지원하는 점도 에이빅스 T9의 특징 중 하나다. 3D 영상은 제조사에 따라 구현 방식이 다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TV는 셔터글래스방식, LG전자의 TV는 편광방식으로 3D를 구현한다. 또한 영상 소스에 따라서 3D 구현 방식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사이드바이사이드(Side by Side) 방식, 탑보톰(Top Bottom) 방식, 그리고 블루레이 3D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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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빅스 T9은 위와 같은 모든 3D TV, 그리고 3D 영상 방식을 골고루 지원한다. 어떤 TV이든, 또 어떤 영상 소스이든 정상적으로 3D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편광방식의 3D를 구현하는 LG전자 DM2792D-SN에 에이빅스 T9을 연결해 사이드사이드 방식과 탑보톰 방식의 3D 동영상을 구동해 보니 정상적으로 3D 화면이 표시되는 것을 확인했다.

충실한 자막 기능, 유튜브 등도 갖춰

그 외에 눈에 띄는 것은 충실한 자막 기능이다. 동시에 2개 언어의 자막을 동시에 화면에 띄우거나 개별적으로 TFF 규격의 폰트를 설치해 자막의 글씨체를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외에 자막의 위치나 크기, 색상 등을 조절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어 활용성이 높다. 동영상 전문 플레이어다운 면모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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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에이빅스 T9은 본격적인 스마트 기기를 표방하고 있지는 않지만 유튜브, 페이스북, 플리커 등의 몇 가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 기능도 가지고는 있다. 사용자가 임의로 기능을 추가할 수 없기 때문에 쓰임새는 한정적이지만 없는 것 보다는 나을 것이다.

오직 영화만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정공법’으로 공략하다

새로텍의 에이빅스 T9은 최근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동영상 감상 가능 기기들의 틈 속에서 입지가 약해지고 있는 디빅스 플레이어의 부흥을 노리고 있는 제품이다. 그 방법은 정공법이다. 다른 기능을 기웃거리기 보단 디빅스 플레이어의 본연이라 할 수 있는 동영상 감상 관련 기능을 집중적으로 강화해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제조사의 의지가 보인다. 영화를 보고자 하는 목적이라면 더 이상 바랄 바가 없을 정도의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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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텍의 이러한 전략은 매력적이지만 또 한 편으론 우직한 면도 있다. 뭐든지 하나만 있으면 멀티미디어 감상은 물론, 인터넷, 앱 설치 등이 모두 가능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강조하는 최근의 ‘스마트’ 기기들과 정 반대로 가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취향은 제 각각이며, 그 중에는 한 기능에 특화된 전문기기를 더 선호하는 보수적인 소비자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새로텍 에이빅스 T9은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반가운 기기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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