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리 데이터 공유의 '기적', 미라캐스트 공개
스마트폰, 태블릿PC, PC, TV 등 여러 기기를 사용하다 보면 한 기기에서 감상하던 콘텐츠를 다른 기기에서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이 때 블루투스 등을 통해 기기를 서로 연결해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지만 설정, 사용이 다소 번거롭다. 물론 간단한 조작으로 콘텐츠를 공유하는 기술도 있지만 주로 같은 브랜드의 기기를 사용해야 한다.
이런 제한 없이 간편하게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미라캐스트' 기술이 공개됐다. 2012년 9월 19일, 와이파이 얼라이언스(Wi-Fi Alliance)는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미라캐스트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와이파이 얼라이언스는 와이파이-무선랜 기술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국제 비영리 산업 단체다). 와이파이 얼라이언스의 마케팅 책임 켈리 데이비스 펠너(Kelly Davis-Felner)가 발표를 진행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OK!
미라캐스트 기술이 적용된 기기를 사용하면 브랜드에 상관없이 콘텐츠를 공유하고 감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삼성 스마트폰에 있는 동영상을 LG TV에 띄울 수 있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미라캐스트 기기가 주변의 다른 미라캐스트 기기를 자동으로 찾아 연결하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어떤 기기에서 콘텐츠를 볼지 결정하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된다. 또한 스마트폰에서 영화를 내려받으며(스트리밍) 거실에 있는 TV로 출력하거나, 노트북 화면을 빔프로젝터로도 볼 수 있다. 미라캐스트는 와이파이 다이렉트 기술(Wi-Fi Direct, 무선랜공유기 없이 기기 간 연결 및 데이터 전송이 가능)을 이용하며 1:1 연결을 지원한다. 적용 기기는 스마트폰, 태블릿PC, PC, TV 등으로 다양하다.
얼핏 블루투스와 비슷하지만 이와는 큰 차이가 있다. 미라캐스트는 블루투스보다 연결 가능한 영역이 넓으며 데이터 전송 속도도 빠르다. 블루투스는 반경 10m 내외에서 기기 간 간단한 데이터를 송수신하지만, 미라캐스트는 200m 반경 내 기기끼리 음악, 동영상, 게임 등 다양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전송 속도는 최대 450Mbps(초당전송비트)다. 참고로 인텔의 와이다이(Wi-Di) 기술과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와이다이는 별도의 중계기를 통해 영상을 TV나 빔프로젝트 등으로 출력하는 것으로, 데이터 전송은 불가능하다.
한편 WPA2(Wi-Fi Protected Access 2) 기능을 제공해 보안 문제도 대비했다. 이 기능은 미라캐스트 인증을 받은 모든 기기에 자동으로 적용된다. 중요한 데이터를 전송하더라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와이파이 얼라이언스는 지난 주부터 여러 기기에 미라캐스트를 적용하고 있다. 처음으로 미라캐스트 인증을 받은 기기는 삼성전자의 에코-P 시리즈 TV, 갤럭시S3, LG전자의 옵티머스G다. 미라캐스트 인증은 와이파이 얼라이언스가 실시하는 테스트를 통과해야 받을 수 있는데, 첫 인증 기기가 한국 제품이라는 사실에 내심 뿌듯했다.
가전 및 통신 업계는 미라캐스트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켈리 데이비스 펠너는 "기술 공개 일주일 만에 많은 업체들이 미라캐스트 인증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미라캐스트 인증 기기가 점점 늘어날 것이다" 라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라캐스트 인증 기기가 향후 4년 내 10억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 역시 미라캐스트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고 답변을 기재하느라 점심 시간도 잊을 정도였다. 그만큼 기존의 근거리 연결 방식에 보다 미라캐스트 기술이 우월하다는 증거라 하겠다. 평소에 블루투스 연결을 자주 사용하는 본 기자가 보기에도 미라캐스트가 대중화되면 IT 기기 활용에 대단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예상한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