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수강생 늘수록 지치는 강사들, 퓨처크래프트 '조온(JoON)'이 찾은 해법
[동국대 캠퍼스타운 x IT동아]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IT동아와 함께 ‘2026년 스케일업 D.코리아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동국대 캠퍼스타운과 IT동아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합니다.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연결해 도우려 합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이제 '선생님'은 학교나 학원에만 있지 않다. 나눌 지식과 경험이 있다면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강의를 열 수 있다.
다만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려면 강의 내용 못지않게 '교육 운영'이 뒷받침돼야 한다. 질문에 답하고, 과제에 피드백(학습 결과에 대한 평가와 개선 방향 안내 등)을 남기고, 진도가 늦어진 수강생을 챙기는 일은 수강생이 늘수록 함께 늘어난다. 맞춤형·개인화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요즘은 더욱 그렇다. 가르칠 내용은 충분한데 운영이 벅차 시작을 망설이거나 중간에 멈추는 사람이 생기는 이유다.
퓨처크래프트(대표 임수정)는 운영 부담 때문에 좋은 가르침이 멈추지 않도록 돕는 기업이다. 이 회사의 '조온(JoON)'은 가르치는 사람의 평가 기준과 피드백 방식을 학습한 AI가 운영 업무를 돕고,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는 강사를 호출하는 교육 에이전트다. 가르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AI 교육운영팀'을 갖게 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원에서 강사로, 강사에서 창업자로
임수정 대표는 한 기업의 부설 연구소에서 AI 연구원으로 일했다. 연구소를 나와 SNS에서 실무 중심의 AI 활용법을 나누기 시작했고, 입소문이 나면서 팬층이 생겼다. 약 2000명이 참여한 크라우드펀딩에서는 교육 콘텐츠만으로 4억 6000만 원을 모았다. 그 과정에서 연구실 안과 밖의 온도 차를 실감했다. 임 대표는 "연구원으로 일할 때는 주변이 모두 AI에 익숙한 분들이라, AI를 어렵고 멀게 느끼는 분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 간극을 좁히고 싶다는 생각으로 2024년 법인을 세웠다.
가르치는 일만큼 중요한 '운영'
조온은 임 대표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AI를 처음 접하는 수강생이 많다 보니 강의만으로는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질문을 자유롭게 받고 피드백을 주는 챌린지형 교육으로 바꾸자 반응이 좋아졌지만, 강사 한 명이 챙길 수 있는 인원에는 한계가 있어 수강 인원을 제한해야 했다. 교육 내용만큼 운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였다.
임 대표는 "잘 가르치는 분은 많지만, 수강생 한 사람 한 사람의 학습 과정을 살피고 끌어 주는 일은 또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조강사나 운영 인력을 두는 방법도 있지만, 혼자 강의하는 사람에게는 비용과 관리 부담이 만만치 않다. 교육 운영은 손이 많이 가고, 노하우가 쌓이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는 일이다. 가르치는 일과 운영을 한 사람이 함께 해내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조온은 이 운영 업무를 AI가 맡는 클라우드 기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다. 지금은 프리랜서 강사가 주로 쓰고 있으며, 임 대표는 'AI 조교' 또는 'AI 교육운영팀'이라고 소개한다. 이름은 '함께하자(Join On)'에서 왔다. 질문·답변과 피드백, 진도 관리, 응원과 독려, 보고서 작성 등 강의 외의 운영 업무를 맡아, 운영 인력이 없어도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르치는 방식을 자산으로, '티칭 IP'
조온의 중심에는 '티칭 IP(Teaching IP)'가 있다. 강사마다 다른 평가 기준, 피드백 원칙, 독려 방식을 무형 자산으로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강생을 대한다. 강사 곁에서 오래 일하며 그 강사의 기준과 말투까지 체득한 수석 조교를 AI로 구현하는 셈이다. 그동안 피드백은 AI에 맡기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혀 왔다. 피드백의 품질이 곧 강사의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피드백은 강의의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교육 상품의 핵심 가치이기도 하다. 수강생이 강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고, 강사 고유의 피드백에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수요도 뚜렷하다. 티칭 IP가 강사의 방식을 그대로 구현하는 데 집중하는 이유다.
오래 가르쳐 온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다. 어떤 과제에서 무엇을 먼저 짚는지, 막막해하는 수강생에게 어떤 말로 다시 힘을 주는지, 어디까지 알려 주고 어디부터 스스로 해 보게 하는지. 수강생이 그 강사를 다시 찾는 이유도 대개 여기에 있다. 티칭 IP는 바로 이 방식을 담는다.
출발점은 강사와 수강생의 동의를 거친 실제 대화다. 강사가 수강생과 주고받은 대화와 피드백 기록에서 조온이 그 강사만의 기준과 말투, 피드백의 결을 읽어 낸다. 강사가 세부 기준을 직접 정하고 고칠 수도 있다. AI가 정한 방식에 강사가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강사의 방식을 AI가 배우는 구조다. 네이버 카페, 카카오톡 등 강사들이 쓰는 채널의 대화를 바로 불러오는 연동 기능도 개발 중이다.
여기에는 가르치는 방식이야말로 강사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생각이 담겨 있다. 수년간 수강생을 만나며 다듬은 노하우인데도, 눈에 보이지 않다 보니 제대로 인정받거나 보호받기 어려웠다. 임 대표는 티칭 IP로 쌓인 데이터가 강사 고유의 방식을 기록으로 남기고 증명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강생 한 사람 한 사람도 놓치지 않는다. 같은 강의를 들어도 배경지식과 배우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조온은 과제 제출 형식과 질문 내용 등 플랫폼 내 학습 로그를 살펴, 그 수강생에게 지금 필요한 피드백이 무엇인지 판단한다. 강사가 고친 피드백은 그대로 쌓여 다음 피드백에 반영된다. 쓸수록 그 강사를 더 닮아 가는 셈이다.
사람이 직접 나서야 하는 순간도 설계에 반영했다. '휴먼 인볼브먼트 디시전 엔진(Human Involvement Decision Engine)'이 사람의 확인이 필요한 시점을 판단한다. 예를 들어 환불 문의는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사유가 '강의가 너무 어렵다'라면 강사가 직접 상담하는 편이 낫다. 임 대표는 그렇게 상담한 뒤 다시 수강을 이어 간 사례가 많았다고 했다. 수강생의 신뢰를 지키면서 자동화하는 것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며, 회사는 이와 관련해 특허 1건을 등록하고 4건을 출원 중이라고 밝혔다. 새 플랫폼으로 옮기는 부담도 줄일 계획이다. 강사에게는 대시보드를 제공하고, 수강생은 평소 쓰던 공간에서 조교를 만나듯 조온을 만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카카오톡, 네이버 카페, 슬랙, 디스코드 등 강사들이 이미 쓰는 플랫폼과의 연동 기능을 개발 중이다.
완주율은 비슷하게, 강사의 CS 부담은 가볍게
조온은 올해 4월 클라우드 기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출시돼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임 대표에 따르면 현역 강사 2명이 수강생 173명에게 AI 피드백을 적용하고, 조온을 쓰지 않았을 때와 비교했다. 완주율은 AI가 피드백했을 때 82.7%, 사람이 했을 때 84.0%로 큰 차이가 없었다. 추천 의향은 5점 만점에 4.53점이었다(내부 측정 기준). 설문 기반의 만족도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어, 로그에 남는 행동 지표인 완주율을 함께 살폈다는 설명이다.
참여 강사는 수강생의 완주를 돕기 위해 온종일 이어지던 CS 응대가 수십 건에서 2~3건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아직은 강사와 수강생 규모가 크지 않은 초기 단계다. 임 대표도 "아직 초기인 만큼 더 많은 현장에서 검증하며 완성도를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더 많은 강사에게 조온을 알리기 위한 홍보·마케팅 역량도 키워 가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동국대 캠퍼스타운에서 더한 것: 경영 역량과 객관적인 시선
동국대 캠퍼스타운에서 제공하는 스케일업 D.코리아 프로그램은 전환점이 됐다고 임 대표는 전했다. 연구와 교육 현장에서 전문성을 쌓아 온 임 대표는 이곳에서 경영 역량을 더했다. 재무회계, 세무, 노무 등 기업 운영 전반을 다룬 교육이 회사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
투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임 대표는 "원래는 투자에 대해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동국대의 교육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투자가 돈만이 아니라 사업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좋은 파트너라면 열려 있다"며 "혼자서는 성장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멘토링은 사업을 한 단계 다듬는 계기가 됐다. 전문가들과 함께 강점을 구체화하고 발전시킬 방향을 짚으면서 사업 모델이 한층 또렷해졌다. 성과도 이어졌다. CES 2027 전시회 참가 기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공공기관이 주관한 창업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예비 창업자를 위한 조언도 전했다. ▲한두 번의 결과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도전할 것 ▲공고를 놓치지 않도록 수시로 확인할 것(임 대표는 AI에게 공고 확인을 맡겼다) ▲고객이 겪는 문제 하나를 끝까지 파고들 것 ▲작아 보이는 성과도 사업계획서에 빠짐없이 담을 것 등이다.
임 대표 자신이 그랬다. 그는 "전국에서 찾아오는 수강생들의 사연 가운데 그냥 넘길 수 있는 이야기가 하나도 없었고, 한 분 한 분께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시간과 품이 많이 드는 일이었지만, 그렇게 쌓은 현장 경험이 지금 조온의 가장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해외로, 그리고 가르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임 대표는 해외에서도 온라인 교육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커뮤니티와 토론이 있는 '코호트형 교육'일수록 완주율이 높아 피드백과 상호작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현재 미국 등 해외 강사를 대상으로 한 파일럿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임 대표는 "정말 좋은 교육을 하고 싶은데 관리와 운영이 힘들어 포기하려는 분이 있다면 꼭 도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교육자뿐 아니라 지역·틈새 전문 교육을 하는 사람, 프리랜서로 강의하는 교수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국대 멘토 가운데 피드백 부담으로 강의를 내려놓았던 전직 '일타 강사'가 조온에 관심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이런 고민이 있다면 포털에서 '퓨처크래프트'나 '조온(JoON)'을 검색해 보시길 바란다. 길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AI 업계는 AI의 지향점이 사람을 대체하는 데 있지 않고 사람이 가진 가능성을 넓히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좋은 가르침이 운영 부담 때문에 사라지지 않게 하겠다는 조온의 방향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들의 도전이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지켜볼 만하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