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도 손쉽게 AI 활용, 이렇게 한다면?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지혜’를 발휘하는 형태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암기한 지식, 혹은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 등이 곧 지혜였다. 하지만 정보기술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지혜의 개념이 달라졌다. 이젠 굳이 외우거나 경험을 통해 직접 깨닫지 않더라도 디지털 인프라를 통해 무궁무진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최근 본격 보급되고 있는 생성형 AI 관련 서비스를 적극 활용한다면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

출처=AI로 생성한 이미지
출처=AI로 생성한 이미지

다만, 각종 디지털 기기나 서비스에 익숙하지 못한 중장년층은 이런 흐름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한다. 당장 식당에 설치된 키오스크 앞에서도 곤란을 겪는 ‘어르신’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의 작은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조차 이분들에게는 큰 장벽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어르신들을 ‘AI 소외계층’으로 남겨둘 수는 없다.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만큼, 어르신들도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요즘은 아무리 보수적인 어르신이라도 스마트폰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기 마련이니 이를 활용해 기본적인 AI 서비스, 이를테면 구글 제미나이(Gemini)의 이용 방법을 익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많은 AI 중 왜 하필 '제미나이'?

현재 시장에는 오픈AI의 챗GPT,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훌륭한 대화형 AI가 넘쳐난다. 사실 순수한 성능만으로 따지면 챗GPT나 클로드 등이 제미나이보다 더 나은 점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가이드에서 구글의 제미나이를 콕 집어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특정 스마트폰 환경에서의 '접근성' 때문이다.

국내 중장년층의 압도적인 다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그리고 구글이 개발한 제미나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특히 갤럭시 시리즈와 같은 스마트폰의 UI(사용자인터페이스) 및 UX(사용자경험)와 일체화 되어있다. 어르신들이 복잡한 웹 브라우저를 켜거나 낯선 인터페이스의 앱 사용법을 처음부터 새로 배울 필요 없이, 평소 손에 쥐고 있는 안드로이드 기기 환경에 가장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서비스가 바로 제미나이이기 때문이다.

제미나이의 이용 방법에 우선 익숙해진 후, 다른 AI 서비스도 체험해보며 자신에게 적합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가늠해 보는 방법도 있다.

앱 아이콘 찾기보다 쉬운 '물리 버튼' 활용하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면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제미나이 앱을 손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다. 하지만 설치 후 매번 화면에서 앱 아이콘을 찾아 누르는 과정조차 중장년층에게는 번거로울 수 있다. 이럴 때는 스마트폰 외부에 달린 물리 버튼을 활용하도록 설정해 드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신형 갤럭시는 측면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면 바로 제미나이가 실행된다 / 출처=IT동아
신형 갤럭시는 측면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면 바로 제미나이가 실행된다 / 출처=IT동아

갤럭시 S24나 S25 같은 비교적 신형 모델은 제미나이가 기본 옵션으로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 측면의 전원 버튼(빅스비 호출 버튼)을 1~2초가량 길게 누르면 제미나이가 바로 실행된다.

측면 버튼으로 제미나이를 실행히기 위한 설정 방법 / 출처=IT동아
측면 버튼으로 제미나이를 실행히기 위한 설정 방법 / 출처=IT동아

만약 제미나이가 아닌 '빅스비(쓰임새가 제한된 구형 AI의 일종)'가 실행된다면 간단한 설정 변경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의 '설정' 앱을 열고 [유용한 기능] → [측면 버튼] 순으로 이동한 뒤, '길게 누르기' 메뉴에서 [디지털 어시스턴트(Google)]를 선택하면 된다. 이제부터는 측면 버튼을 누를 때마다 똑똑한 제미나이가 즉각 응답할 것이다.

구형 스마트폰이라면 '홈 버튼' 꾹 누르기

측면 버튼 설정이 지원되지 않거나 제미나이가 깔려있지 않은 구형 및 보급형 갤럭시 스마트폰이라면, 앱 설치 후 화면 하단의 '홈 버튼'을 활용하면 된다.

구형 갤럭시에선 구글 플레이에서 제미나이 앱을 설치 한 후 홈버튼을 눌러 제미나이 실행 가능 / 출처=IT동아
구형 갤럭시에선 구글 플레이에서 제미나이 앱을 설치 한 후 홈버튼을 눌러 제미나이 실행 가능 / 출처=IT동아

초기 앱 실행 및 설정을 마친 후(필요시 구글 앱 업데이트 진행), 화면 하단 중앙의 홈 버튼을 1~2초간 꾹 눌러보자. 여기서도 제미나이가 바로 뜨지 않는다면, '설정' 앱에서 [애플리케이션] → 상단의 [기본 앱 선택] → [디지털 어시스턴트 앱] → [디바이스 도우미 앱] 순서로 진입해 'Google'을 선택해 주면 된다.

홈 버튼으로 제미나이를 실행하기 위한 설정 방법 / 출처=IT동아
홈 버튼으로 제미나이를 실행하기 위한 설정 방법 / 출처=IT동아

"복잡한 타자 대신 말로 하세요"

버튼 설정이 끝났다면, 버튼을 꾹 누른 상태에서 바로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도록 안내해 드리자.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말하고, 할말을 다 한 후 버튼에서 손을 떼면 바료 입력이 완료된다.

제미나이 앱 화면에 있는 마이크 버튼을 직접 누르는 방법도 있지만, 측면 버튼이나 홈 버튼을 누른 채로 이야기하는 것이 텔레비전 리모컨을 쓰듯 훨씬 직관적이고 일관성이 있어 어르신들이 적응하기 쉽다.

종이에 펜으로 쓱쓱, 아날로그 감성 그대로 명령 입력

음성 입력조차 어색해하시거나, 펜으로 글씨를 쓰는 아날로그 방식이 더 편한 어르신을 위한 '꿀팁'도 있다. 종이에 궁금한 점이나 명령어를 직접 적게 한 뒤, 제미나이 앱 입력창 옆의 카메라 버튼(+)을 눌러 그 종이를 사진으로 찍게 하는 것이다.

제미나이의 카메라 기능으로 종이에 적힌 명령어 입력하기 / 출처=IT동아
제미나이의 카메라 기능으로 종이에 적힌 명령어 입력하기 / 출처=IT동아

촬영 후 '첨부하기'를 누르고 전송(▶) 버튼을 누르면, AI가 삐뚤빼뚤 적힌 글씨라도 찰떡같이 인식해 답변을 내놓는다.

이 카메라 기능은 실생활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전문 용어가 빼곡한 부동산 계약서나, 글씨가 작고 내용이 길어 파악이 힘든 보험 약관 등을 사진으로 찍어 올린 뒤 입력하면 훌륭한 개인 비서 역할을 해낸다.

어르신들께 굳이 완벽하고 긴 문장으로 명령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꼭 짚어드리자. 핵심은 "어때?", "무슨 뜻?"처럼 용건만 간단히 묻는 것이다. 대충 물어봐도 꼼꼼하게 문서를 분석해 주는 AI의 능력에 어르신들도 분명 감탄하실 것이다.

감정 소모 없는, 세상에서 가장 인내심 많은 비서

나이가 들고 디지털 환경이 급변할수록, 낯선 기기나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은 자연스럽게 커지기 마련이다. 자녀들이 시간을 내어 새로운 기기 사용법을 알려드리려 해도, 어르신들은 '혹시 잘못 눌러서 고장 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선뜻 따라 하기를 주저하시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몇 번이고 같은 내용을 반복해 설명하다 지친 자녀들과,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아 의기소침해지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어르신들 사이에 의도치 않은 마찰이 생기고 감정이 상하는 일도 흔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AI는 다르다. 지치지 않으며 감정도 섞지 않는다. 무한한 인내심으로 어르신 특유의 모호한 질문의 맥락을 짚어내고, 단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아 질문이 빙빙 겉돌아도 결코 짜증을 내는 법이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 찰떡같이 의도를 파악해 가장 객관적이고 정확한 답을 부드럽고 일관되게 내놓을 뿐이다.

AI 기술은 결코 변화에 발빠른 젊은 세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기술 앞에서는 작아지고 변화가 두려운 노년층에게 눈높이를 완벽하게 맞춰주는 가장 친절한 도우미가 될 잠재력을 품고 있다. 다가오는 주말, 어르신의 스마트폰 측면 버튼에 조용히 똑똑한 비서 하나를 심어드리는 것은 어떨까. 이런 작은 팁 하나가 어르신들이 이 시대를 더욱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게 되는 시작점이 되어 줄지도 모를 일이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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