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찾아가는 서비스 확대…“고객 신뢰, 현장 소통으로 회복”
[IT동아 김예지 기자] 지난해 4월 대규모 유심 해킹 사고를 겪은 SKT가 고객 신뢰 회복에 본격 나섰다. ‘CX(Customer Experience)’ 조직을 중심으로, 고객의 목소리를 경영 전반에 반영해 체감 가능한 변화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SKT는 18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현장 중심 고객 경험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해 해킹 사고 직후, SKT는 임직원과 자회사 인력 2만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유심 교체를 지원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구조적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SKT는 지난해 말 고객가치혁신실 산하에 CX팀을 꾸렸다. CX팀은 전국 고객 접점과 디지털 취약 계층을 찾아 상담부터 교육, 단말 케어 서비스를 연중 제공하며, 현장에서 수렴한 고객 요구사항을 상품·서비스 기획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날 설명회에서 이혜연 SKT 고객가치혁신실장은 “SKT의 업의 본질인 고객에게 돌아가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며, “고객의 경험이 쌓이고 진정으로 느껴야 신뢰가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현장 중심의 소통을 대폭 확대하고, 모든 서비스 전반에 현장의 답을 녹여내겠다”고 강조했다.
찾아가는 서비스, 보안 교육부터 요금제 설계까지
올해 CX 조직의 핵심 사업은 ‘찾아가는 서비스’다. 온오프라인 접근성이 낮은 디지털 취약 계층을 직접 찾아가 스팸·스미싱 차단 점검, 보이스피싱 예방 등 보안 교육부터 불필요한 부가서비스 해지, 통신 요금제 설계 등까지 도와주는 활동이다. 이동식 차량 ‘AS 버스’를 투입해 휴대폰 보호필름 교체나 단말기 수리, AI 상담도 제공한다. 즉, 움직이는 대리점 역할을 수행한다.

SKT는 올해 2월부터 전북 진안군, 경기 가평군, 강원 화천군 등 6곳에 방문했고, 4월부터 고령 인구 비율이 30% 이상인 지역을 우선순위로 전국 71개 군을 전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혜연 실장은 “지난해 찾아가는 서비스가 유심 교체와 안심 보안 교육에 그쳤다면, 올해는 SKT 구성원이 직접 사소한 고민 해결부터 AS까지 맡는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타사 고객에게도 교육과 사은품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 성과보다는 진정성 전달에 방점을 찍는다는 설명이다. 향후 CEO와 임직원들의 방문도 한층 늘릴 계획이다.
전 세대 아우르는 맞춤형 대응
SKT는 세대별 특화 전략도 병행한다. 40년 이상 사용한 초장기 고객에게는 직접 방문해 감사를 표하고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고객센터 내 전담 상담원을 배치하고 상담 프로세스를 단축하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2040 세대와는 전국 대학 경영컨설팅학회와 협업으로 ‘YT Co-크리에이션’을 통해 고객 신뢰 회복 방향을 논의한다. 결과물은 실제 서비스 변화에 반영하는 것이 목표다. 하반기에는 고용노동부의 청년 일경험 지원사업과 연계한 프로그램과, 청소년 대상의 올바른 AI 활용 교육을 제공한다.
외부 전문가와 고객의 목소리도 청취한다. 지난해 사고 이후 구성된 고객신뢰위원회의 조언에 더해, 지난 16일에는 주부, 대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100명 규모의 고객 자문단을 세웠다. 이들은 월 1회 정기 미팅을 통해 SKT 임직원들과 상품부터 마케팅 기획 단계까지 참여한다.

한편, SKT는 향후 맞춤형 도메인 전문가를 통한 ‘AI 데이터 큐레이팅’을 도입해 고객 정보 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구조를 갖출 계획이다. 자사의 AI 서비스에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되, 개인정보를 철저히 마스킹 처리해 내부에서만 순환하도록 설계함으로써 개인정보 보호와 AI 서비스 성능 개선을 동시에 꾀한다는 구상이다.
방향은 맞으나, 정량화할 지표 있어야
그러나 사실상 고객 신뢰는 측정하기 어렵다. SKT도 본사 직원의 현장 투입이 비용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고객 신뢰 가치를 수치화하는 데에는 신중했다. 이혜연 실장은 “효과성 측면에서 전년 대비 최대 5배 성과를 기대하지만, 고객만족도 등 지표가 곧 신뢰 회복을 의미하는지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지표 체계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가 실제 서비스 개선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혜연 실장은 “조직 신설에 따른 실질적 변화는 현재 답을 찾아가는 단계에 있다”며, “진정성 있는 활동을 지속해 고객 신뢰가 강화되면 메케팅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SKT의 행보가 보여주기식에 그치지 않음을 증명하는 건 지속가능성에 달렸다. 많은 고객의 목소리를 수렴해 만족을 이끌어내고, 가시적인 성과로 보여줄 수 있느냐가 고객 신뢰 회복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