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다양한 경험이 만드는 기술 혁신 [세계 여성의 날]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다양성이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입증되어 왔다. 그러나 그 명확한 사실이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금 우리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이 시점에서 머뭇거린다면 결함 있는 솔루션이나 고객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AI 시스템이 등장할 수 있고, 결국 고객 신뢰에도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출처=에버퓨어(구 퓨어스토리지)
출처=에버퓨어(구 퓨어스토리지)

글로벌 기술 기업에게 획일적인 사고방식은 분명한 비용을 초래한다.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가정하고 제품을 설계하게 되기 때문이다. 단일한 시각에 기반한 제품은 지역별 규제 환경, 고객이 처한 제약 조건, 시장의 역학 관계를 쉽게 간과한다. 그 결과 기술 도입은 늦어지고,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는 높아지며, 새로운 기회를 놓치게 된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팀은 이러한 현실을 본능적으로 이해한다. 실제로 그런 환경 속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국제 여성의 날 주제인 ‘나눌수록 커진다(Give to Gain)’는 이러한 메시지를 잘 보여준다. 다양성에 투자하고 서로 다른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조직은 모두를 위한 기술을 만들 수 있는 통찰을 얻는다. 개인 역시 스스로에게 도전해야 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숙한 영역 밖으로 나아가며 다른 시각에 귀 기울여야 한다.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기 위해 시간과 공간을 내어줄 때 새로운 통찰이 생겨난다. 나는 커리어 전반에 걸쳐 이를 실천해 왔으며, 이러한 경험은 비판적 사고와 결과 모두를 크게 향상시켜 주었다.

외부자적 시각이 만드는 혁신

혁신은 고객에 대한 이해, 맥락적 지식, 그리고 기술 역량이 만나는 지점에서 탄생한다.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사람들로 구성된 팀은 이러한 교차점을 더 자연스럽게 만들어 낸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이미 그 과정을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나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서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 경험은 나를 익숙한 영역 밖으로 밀어냈고, 결국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성장하며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수년간의 군 복무는 압박 속에서도 결단력 있게 행동하는 법을 배우는 특별한 훈련장이었다. 때로는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도 있었고, 일은 반드시 해내야 했으며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결국 일을 완수하게 만드는 것은 규율과 결단력,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행동을 우선하는 태도를 평생의 자산으로 남겨주었다.

공공부문에서의 경험 역시 또 다른 중요한 시각을 제공했다. 정책, 예산 제약, 그리고 레거시 시스템이 현실에서 무엇을 가능하게 하고 무엇을 제한하는지를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이론이 아닌 실제 환경에서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게 해 주었다.

엔터프라이즈 기술 분야는 빠르게 변화하고 매우 역동적인 영역이다. 이 분야는 나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했고, 고객의 필요를 이해하는 방식과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배우게 해 주었다. 특히 새로운 역량을 배우고 다시 개발하는 기회는 우리의 단기적 성장뿐 아니라 장기적인 발전에도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삶의 경험과 여러 분야를 거친 커리어를 가진 리더는 의사결정 과정에 새로운 시각을 더한다. 그들은 기존의 가정을 의심하고 사각지대를 드러내며, 팀이 ‘이 기술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놓치지 않도록 만든다. 변화와 혼란을 거부하기보다 받아들이는 리더는 압박 속에서도 방향을 전환할 수 있고, 팀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며 여러 목표를 동시에 균형 있게 추진할 수 있다. 이러한 리더십은 기술과 고객의 요구를 깊이 이해하고 두 가지를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 낸다.

낯선 것에서 배우는 경쟁력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서는 변화보다 더 빠르게 배우는 능력이 하나의 전략적 경쟁력이 된다. 낯선 문화와 환경에 직접 뛰어들고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리더는 특별한 공감 능력을 갖게 된다. 바로 내부자들이 더 이상 묻지 않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외부자적 직관’이다.

글로벌 기술 생태계에서 이러한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팀이 특정 방식에만 최적화된 제품이 아니라 보다 입체적이고 균형 잡힌 기술을 설계하도록 돕는다. 또한 직관적이고 접근 가능하며 각 지역의 현실과 맥락에도 맞는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게 한다.

다양성을 지지하는 리더는 단순히 다양성을 옹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고 더 깊은 호기심을 바탕으로 질문을 던진다. 다양한 관점에 공간을 열어 줄 때 더 많은 발견이 이루어지고, 추가적인 맥락을 통해 더욱 완성도 높은 해결책이 만들어진다.

AI와 같은 신기술의 도입을 생각할 때 이러한 경험은 특히 중요하다. 학습 데이터나 시스템 설계에 존재하는 편향은 특정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확산된다.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제한된 인구 집단의 데이터로 학습된 모델은 질문을 잘못 해석하고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는 이것이 단순한 이론적 문제가 아니다. 고객 신뢰, 규제 리스크, 그리고 기업의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발의 모든 단계에 다양한 시각을 포함시키는 것은 더 넓은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는 비판적 사고를 처음부터 시스템에 내재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를 위한 기술

팀이 자신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다양성을 반영할 때 보다 실용적이고 접근 가능하며 포용적인 솔루션이 탄생한다. 반대로 이러한 대표성이 부족하면 그 공백은 곧 솔루션의 실패로 이어진다. 역사적인 성별 편향을 반영한 채용 도구, 여성의 생리적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헬스테크, 여성의 음성 패턴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음성 어시스턴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문제는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동질적인 설계에서 나타나는 예측 가능한 결과다.

여성은 종종 문제를 바라보는 고유한 소통 방식을 가지고 있다. 시스템이 무엇을 하는지뿐 아니라 왜 그렇게 설계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까지 질문한다. 문제를 둘러싼 감정과 동기를 드러내고 그 문제에 대한 인식을 넓히려는 이러한 접근은 더 완전한 해결책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단순한 수정과 진정으로 모두를 위한 설계 사이의 차이다. 낯선 관점과 다른 의견을 거부하기보다 받아들이는 리더는 단지 더 회복탄력성이 높은 데 그치지 않고 더 효과적인 리더가 된다.

이번 국제 여성의 날, 그리고 그 이후에도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더 이상 다양성이 중요한가가 아니다. 조직이 그것을 전략적 우선순위로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하향식 지시를 넘어 여성이 성장하고 조직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지원이 필요하다. 의도적인 멘토십, 실질적인 기회, 그리고 무엇보다 실제 업무 운영 방식 자체에 유연성이 반드시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조직이 다양한 인재에게 성공할 수 있는 기반과 환경을 제공할 때, 그 대가로 얻는 것은 어떤 정책이나 규정으로도 강제할 수 없는 것이다. 바로 진정한 혁신을 이끄는 폭넓은 관점이다.

글 / 니나 세키구치 (NINA SEKIGUCHI) 에버퓨어(구 퓨어스토리지) APJ 앰배서더

출처=에버퓨어(구 퓨어스토리지)
출처=에버퓨어(구 퓨어스토리지)

니나 세키구치는 IT 업계에서 25년 이상의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다. 미국 공군에서 데이터센터 엔지니어링 업무로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이후 지방 정부로 자리를 옮겨 데이터센터 팀을 이끌며 인프라 운영과 관리 경험을 쌓았다. 이후 기술 산업의 영업 조직으로 영역을 확장해 기술 벤더와 리셀러에서 솔루션 아키텍트와 SE 리더로 활동하며, 기업 고객들이 IT 인프라를 도입하고 현대화하는 과정을 지원해 왔다. 또한 퓨어스토리지 일본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링 시니어 디렉터를 맡아 엔지니어 조직을 이끌며 기술 전략 수립과 고객 성공을 주도했다. 현재는 에버퓨어 아시아태평양(APJ) 앰배서더로 활동하며, 기술은 복잡성을 줄이고 사람의 역량을 강화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업계의 다양한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정리 /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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