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메디플렉서스 “전통과 결합한 데이터 CRO, 임상 전주기 체계 선도”

[IT동아 차주경 기자] 신약이나 바이오 기술을 연구 개발할 때 임상시험수탁기관(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이하 CRO)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임상 연구의 대상 선정과 설계 전반, 환자 확보와 실험, 데이터 분석과 관계 기관으로의 승인 신청 등 절차 전반을 맡는 덕분이다. 이 가운데 데이터 분석과 관리는 가장 중요한 절차로 꼽힌다. 데이터를 적확하게 다루지 않으면 임상시험의 과정과 결과 모두 원활하게 만들어지지 않는 탓이다.

인공지능이 기존 산업의 흐름을 바꾸는 가운데, 이 기술로 임상 연구의 불편을 해결하고 완성도를 높이려는 시도도 속속 나온다. 김동규 대표가 이끄는 메디플렉서스도 이 가운데 한 곳이다.

CRO 패러다임 ‘현장 운영’에서 ‘데이터 기반 설계·검증’으로

메디플렉서스는 병원의 실사용증거(Real World Evidence, 이하 RWE)를 적극 활용하는 ‘데이터 CRO’ 전문기업이다. 최근 업계에서 CRO의 역할을 ‘현장 운영 중심’과 ‘데이터 기반 설계·검증 중심’으로 나눠 설명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메디플렉서스는 후자에 방점을 둔 ‘데이터 CRO’를 표방한다. 이어 업계에서 현장의 운영 역량과 데이터 역량을 결합하는 사례가 늘어난다. 메디플렉서스는 이 결합 덕분에 ‘전통 CRO의 현장 운영’과 ‘데이터 기반 설계·검증’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본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와 의약품허가제도 위원회가 주최한 RWD / RWE 심포지엄에서 기술을 소개하는 김동규 메디플렉서스 대표(강연자) / 출처=메디플렉서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와 의약품허가제도 위원회가 주최한 RWD / RWE 심포지엄에서 기술을 소개하는 김동규 메디플렉서스 대표(강연자) / 출처=메디플렉서스

메디플렉서스의 주요 역량은 데이터 정보화(정형화)와 임상 연구 수행 절차를 모두 제공하는 ‘임상 연구 전주기 체계’다. 의뢰를 받으면 데이터로 구현 가능한 구조로 최적화한다. 이어 연구 설계부터 데이터 준비, 분석 및 결과 보고까지 모든 산출물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원리다.

김동규 대표는 이 역량을 구현한 비결로 ▲병원 임상 자료(Real World Data, 이하 RWD)를 임상 연구용으로 정형화한 ‘특화 DB’ ▲임상 연구의 설계·구현·분석을 표준화한 전용 분석 도구 ‘allRe(올리)’ ▲임상 연구 의뢰사의 요구를 변수·설계·분석으로 번역해서 연구 수행을 책임지는 ‘융합 인력’을 들었다. 이들 요소가 모두 어우러져야 윤리심의위원회·데이터심의위원회(이하 IRB·DRB) 기반 데이터셋 운영처럼 현실에서 온전히 동작하는 ‘임상 연구 전주기 체계’가 된다는 지론도 소개했다.

임상 연구 전주기 통합…제품 기획부터 시판후까지 ‘원스톱’ 연결

메디플렉서스가 말하는 임상 연구 전주기 체계는 제품 기획 단계의 질문 정리부터 인허가 임상 설계·수행, 분석과 근거 정리, 시판 후 연구까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기획-임상-시판 후의 절차가 분절될수록 정의 변경과 재작업 비용이 커질 수 있기에 전주기 연결이 특히 중요하다고도 설명한다. 결과 중심의 단발성 수행이 아니라 과정 중심의 전주기 체계를 만들면 연구를 반복할수록 속도와 재현성, 결과 해석의 일관성을 함께 끌어올린다는 논리도 함께다.

예를 들어보자. RWE를 활용해서 임상 연구 한 건을 성공리에 마쳤어도, 다른 임상 연구에 RWE를 대입하면 사뭇 다른 문제가 나올 여지가 있다. 여기에 과정 중심의 전주기 체계를 도입하면 표준화된 템플릿과 지표 체계, 과정 기록 및 품질 관리 체계를 토대로 IRB·DRB 등 심의 기반의 데이터 운영을 포함한 절차의 투명성을 얻는다. 동시에 임상 연구를 거듭할수록 착수 속도와 재현성, 설명 가능성을 함께 높이는 체계도 만들어진다.

메디플렉서스의 임상 연구 전주기 체계는 의뢰사에게 편의와 효용을 함께 가져다준다. 의뢰사는 어떤 의사결정을 위해 RWE를 쓰려는지 파악하기 위한 질문 한두 개, 대상 환자와 비교군의 큰 방향, 원하는 결과물의 수준(내부 의사결정용인지 대외 제출용인지)만 정리하면 된다. 이후 연구 설계, 대상자·지표 정의, 분석, 결과 보고까지 전주기를 메디플렉서스가 책임지고 수행한다. IRB/DRB 대응을 포함한 문서화 산출물 역시 패키지로 제공한다.

환자 중심 가치…”정밀의학 시대, RWD/RWE가 환자군 정의를 더 정교하게 만들 것”

김동규 대표는 RWD/RWE를 활용해 정밀의학 환경에서 환자군을 더 정교하게 정의하고, 연구 설계 단계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와 재작업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개발·임상 과정에서 일정 지연과 추가 비용 같은 리스크를 완화하고 의사결정에 필요한 근거를 더 효율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산대학교병원-메디플렉서스 데이터 서비스 파트너십 체결 현장 / 출처=메디플렉서스
부산대학교병원-메디플렉서스 데이터 서비스 파트너십 체결 현장 / 출처=메디플렉서스

의뢰사를 만난 메디플렉서스는 질문과 대상 환자, 비교군과 핵심 평가 변수의 방향을 합의한다. 이후 바로 데이터 가용성과 기록 방식을 점검한다. 핵심 평가 변수가 같아도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Medical Record, 이하 EMR)에 처방·투약·검사·시술·서술형 등 어떤 형태로 기록되는지에 따라 범위와 리드 타임(요청 후 실제 데이터가 제공되기까지의 시간)이 달라진다. 전체 작업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데이터 가용성과 기록 방식의 점검부터 빨리 마치는 것이다.

이후 메디플렉서스는 핵심 지표 목록(초안)과 설계 대안을 정리해 연구 설계를 구체화한다. IRB·DRB 등 윤리·데이터 심의 절차를 고려해 데이터 세트를 구성하고 대상자/비교군 정의 및 분석, 결과 리뷰를 이어간다. 병원의 RWE는 임상 연구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김동규 대표는 특정 질환 중심으로 데이터를 정형화한 ‘특화 DB’를 활용한다. 이어 핵심 평가 변수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우선 확보하고, 교란·보정 변수와 민감도·서브그룹 변수로 확장한다.

allRe(올리), 표준화·리스크 관리 기반의 ‘조건부 효율화’

메디플렉서스의 전용 분석 도구 allRe(올리)도 주목할 만하다. 이 도구의 핵심은 임상 연구 절차 전반을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처럼 가장 알맞은 경로로 안내하는 동시에, 주요 변경과 진행 이력을 기록해 재현성·투명성을 확보하는 점이다. 임상 연구의 설계-구현-분석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표준화해 다음 단계로 자연스레 이어지도록 하고, 각 단계마다 데이터 세트가 알맞은지 확인한다. 덕분에 오류 발생 가능성과 재작업 횟수를 모두 줄인다. 이미 임상 연구 업계 일각에서 allRe(올리)가 연구 과정의 정의가 흔들려 재작업하는 비용을 절감, 전체 진행 속도를 단축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동규 대표는 이러한 allRe(올리)의 장점 덕분에 데이터 반출과 보안, 다기관 중복등록 등 임상 연구의 위험 요소를 관리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의약품 시판 후 조사(Post-Marketing Surveillance, 이하 PMS) 단계도 그렇다.

메디플렉서스 allRe(올리)의 주요 기능 / 출처=메디플렉서스
메디플렉서스 allRe(올리)의 주요 기능 / 출처=메디플렉서스

메디플렉서스는 외부대조군(ECA)을 포함, RWD 활용 방식이 적용되는 일부 상황에서 인허가 임상에서의 환자 모집 부담을 줄이거나, 시판 후 연구 비용을 낮추는 등의 효율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조건이 맞는 일부 사례에서 환자 모집 부담이 약 30% 감소하거나 시판 후 임상 비용이 최소 20% 절감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질환·엔드포인트·데이터 가용성·규제 요구 등에 따라 편차가 큰 만큼 전제와 범위를 명확히 한 상태에서 신중히 언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플렉서스의 임상 연구 전주기 체계는 데이터를 반출하지 않고 IRB/DRB 기반 데이터 세트 단위로 운영한다. 핵심 의사결정 과정과 품질 관리 내역을 기록해 ‘어떤 결과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투명하게 관리하고 제공한다. 다기관 중복등록 문제도 그렇다. 데이터를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세트 단위로 정합성을 조절, 통합 분석하는 구조가 안전하다. 불필요한 위험 요소를 줄이는 것이 메디플렉서스의 지론이다.

PMS에서도 이 지론은 이어진다. 환자 정의와 평가 변수, 추적 기간과 데이터 출처, 품질 근거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분석 과정은 표준화된 산출물과 분석 로그로 남긴다. 이상사례나 인과관계 평가도 그렇다. 연구 목적과 데이터 가용성에 맞춘 정의, 근거를 산출물로 정리해 설명하는 식으로 PMS에 대응하는 것. 그러면 PMS의 필수 요건을 안정적으로 확보 가능하다. 김동규 대표는 이 상태에서 관찰연구(OS)를 목적에 맞게 조합, 비교 효과나 확장 질문에 활용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일정·비용·위험 모두 관리한다고 설명한다.

병원–CRO–제약사 연결 확장…아시아 포함 해외 시장 시야에

메디플렉서스는 지난해 12월 씨엔알리서치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임상 연구 전주기 체계의 완성도를 높일 목적에서다. 메디플렉서스는 연구 질문을 데이터로 구현할 때 필요한 데이터 세트의 설계, 분석과 근거 정리를 맡는다. 씨엔알리서치는 연구 운영과 현장 실행을 맡는다. 양사가 공동 PM(프로젝트 매니저) 체계를 만들고, 임상 연구의 운영과 데이터화·분석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설계한 구조다.

씨엔알리서치-메디플렉서스의 투자양해각서 체결 현장 / 출처=메디플렉서스
씨엔알리서치-메디플렉서스의 투자양해각서 체결 현장 / 출처=메디플렉서스

연구 의뢰사는 이 구조 덕분에 많은 효용을 얻는다. 연구에 착수하기까지의 기간 단축은 물론 연구 중 정의를 바꿀 때 재작업에 드는 시간과 자원을 아낀다. 심의와 대외 설명에 필요한 문서도 일관된 형태로 받는다. 메디플렉서스와 씨엔알리서치는 우선 운영 기준과 산출물을 통일한 후 프로젝트 단위로 일관성을 확보, 상승 효과를 유도한다. 양사는 중장기적으로 병원–CRO–제약사를 잇는 데이터 기반 협업 구조를 넓히는 구상을 밝힌다. 아시아 시장을 포함해 세계로의 외연 확장 가능성도 검토한다고 덧붙였다.

김동규 대표는 “메디플렉서스의 임상 연구 전주기 체계는 연구 설계 단계부터 산출물의 수준을 조절, 누구나 연구 결과를 재심사·RMP(Risk Management Plan, 위해성 관리 계획)·대외홍보 등으로 자연스레 이어가도록 돕는다. 2026년에는 종양, 고령 만성질환 영역에 집중해 임상 연구 전주기 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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