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부터 실전 대화까지”…영어 회화 장벽 낮춘 말해보카 2주 써보니
[IT동아 김예지 기자] 이팝소프트(EpopSoft)의 ‘말해보카’는 인공지능(AI) 기반 영어 학습 앱이다. 그간 어휘, 문법, 듣기, 표현 학습에 집중해온 말해보카가 지난해 12월 ‘회화 모드’를 베타 출시하며 영어 학습의 퍼즐을 완성했다. 회화 모드는 스토리에 기반해 대화하는 ‘롤플레잉’ 방식으로 진행되며, 사용자 수준에 최적화 된 학습을 제공하는 AI가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한다.

말해보카가 추구하는 효율적인 영어 학습 순서는 명확하다. 어휘로 단어를 익히고, 문법으로 문장 구조를 배우고, 표현으로 자주 쓰는 말을 연습한 뒤, 리스닝으로 듣기를 훈련한다. 이렇게 기초적인 재료를 충분히 채워야 실전 회화 연습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말해보카는 1월 기준 4만 6000여 개 학습 예문을 제공하며, 표현 사용 빈도에 따라 레벨 1부터 30까지 난이도를 세분화했다. 현재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63만 명을 기록 중이다.
수준별 맞춤형 대화…AI가 즉시 피드백

말해보카의 사용법은 직관적이었다. 꼭 필요한 학습 기능을 전면에 배치했고, 설정과 같은 부수적인 기능은 왼쪽 상단 메뉴에 한데 모아놨다. 사용자는 메인 홈 화면 ‘오늘의 학습’ 버튼을 클릭해 즉시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 어휘 학습이 상단 고정되며, 여기에 사용자가 원하는 학습 모드를 추가로 즐겨찾기할 수 있다.
이번에 2주간 중점적으로 사용해본 회화 모드는 단순한 질의응답이 아니다. ‘다이어트 도전기’, ‘나의 첫 대학 생활’, ‘파리, 길 잃은 아이돌’ 등 25여 개의 시나리오 중 하나를 골라 주인공이 되어 대화를 이끌어가는 방식이다. 국제 언어 능력 기준(CEFR)에 따라 A1(기초)부터 C1(심화)까지 5단계 난이도 설정이 가능해, 같은 스토리라도 기초 문장 구사자부터 원어민 수준의 사용자까지 본인 수준에 맞춰 학습할 수 있다. 학습을 진행하는 동안 AI가 분석해 난이도 변경을 제안하기도 한다.

학습이 시작되면 상황이 주어지고, 이에 맞는 ‘가이드 문장’이 미션처럼 제시된다. 화면 속 캐릭터를 따라 음성 또는 키보드 모드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캐릭터의 말을 놓쳤다면 스크립트를 눌러 텍스트로 볼 수 있다. 말이 막힐 때는 힌트를 확인할 수 있다. 상단의 별을 통해 가이드 문장에 가까운 정답 문장인지를 판단한다.
모범 답안을 확인할 수도 있지만, 최대한 문장을 구사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답을 맞출 때까지 조금씩 힌트를 받으며 재도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상적인 점은 유연한 피드백이다. 모범 답안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의미가 통하면 폭넓게 정답으로 인정해준다. 특히 AI가 사용자의 답변을 분석해 단순히 맞고 틀림을 넘어 자연스러운 원어민 표현을 곁들여준다. 예컨대,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을 부를 때 ‘sir’보다 ‘doctor’가 자연스럽다고 설명하거나, ‘I want to change ’라는 표현도 맞지만, ‘I’d like to change’라는 자주 쓰는 표현을 짚어주는 식이다.
발음이 조금 부정확해도 AI가 문맥을 파악해 오류를 자동 수정해준다. 대화 중 몰랐던 단어는 즉시 어휘 학습장에 추가해 나중에 복습할 수 있다. 또한 입에 잘 안 붙던 문장은 회화 모드 메인 화면에도 떠서 다시 말해볼 수 있다.
다만, 몇 가지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존재한다. AI 분석 과정에서 간혹 문장이 길어지거나 내용이 복잡해지면 처리 속도가 다소 느려지는 현상이 있었다. 가끔 명백한 오답을 정답으로 과하게 보정해주는 경우도 있어 최종 문장을 꼼꼼히 확인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드물게 AI가 사용자의 발음을 계속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단어 사전에서 ‘발음 교정’을 통해 정확한 발음을 공부하면 해결될 수 있다.
낮은 학습 문턱…게임 요소로 재미 더해

말해보카는 ‘일상 속 가벼운 공부’라는 컨셉에 충실하다. 음성 인식 외에 키보드 모드를 지원해 소리내기 어려운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에서도 학습을 이어갈 수 있다. 또한 하루 목표만 채우면 연속 학습 기록이 유지되는데, 하루 목표 설정이 자유로운 덕분에 달성 문턱이 낮아 꾸준히 하기 어려운 바쁜 직장인들도 부담 없이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만약 하루를 놓치더라도 ‘복구펜’ 아이템으로 기록을 지킬 수 있어 압박이 덜하다. 특히 새벽 4시에 학습일이 갱신되는 시스템은 자정 넘어 공부하는 사용자들에게도 유용하다.
꾸준함을 유지해 주는 보상 시스템을 비롯해, 앱 곳곳의 게임 요소는 학습의 지루함을 덜어준다. 도전 과제 및 리그에 참여하면 다이아를, 연속 학습 기간에 따라 메달과 루비를 획득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은 게임 속 재화로 캐릭터 꾸미기 아이템이나 학습 테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연속 학습 기록을 유지하면 특별보상이 주어진다.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갱신되는 리그 시스템을 통해서도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다른 사용자 또는 친구와 실시간 순위 경쟁을 벌이는 과정은 승부욕을 자극한다.
한편 2인/4인 멤버십이 종료된 점은 다인 요금제 이용자들에게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12개월 구독 시 11만 9000원에 무제한 학습이 가능하며, 웹 결제 시 2만 원 할인 혜택을 이용하면 10만 원 이하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가격 부담이 큰 편은 아니다.
말해보카는 영어 기초 체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전 회화에 앞서 어휘, 문법, 표현, 리스닝을 병행하는 구조는 학습의 완성도를 체감하게 한다. 잊을 만한 시점에 단어를 노출하는 어휘 학습은 암기 효과에서 강점을 보였지만, 습득한 단어를 활용할 기회가 적어 자칫 보상을 얻기 위한 기계적인 풀이에 그칠 때도 있었다. 회화 모드는 이러한 갈증을 해소했다. 배운 단어와 표현을 활용해 시나리오 속에서 직접 말해보며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더해져, 비로소 공부가 완성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기초를 쌓으면서도 실전 대화에서 입을 떼기가 두려웠다면 말해보카의 AI가 훌륭한 연습 상대가 되어줄 것이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