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람다이노비전 “우주·항공·자율주행 FMCW 라이다 핵심 기업으로”

[IT동아 차주경 기자] 레이저로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라이다(LiDAR) 기술’이 주목 받는다. 우주항공과 계측, 군 장비에 이어 최근 자율주행 모빌리티의 핵심 기술로 꼽힌 덕분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고속 펄스를 활용한 ‘펄스 라이다’가 많이 쓰였다. 이 기술은 단순하고 간결한 원리로 거리를 측정하는데, 비나 안개가 낀 상황에서는 레이저가 산란돼 위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한다.

이에 업계는 대안으로 ‘주파수 변조 연속파(Frequency Modulated Continuous Wave, 이하 FMCW) 라이다’를 든다. 빛의 주파수 차이를 정밀하게 분석해 거리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아주 정밀하게 동작하고 비나 안개, 햇빛 등 간섭을 차단한다. 저출력으로도 먼 거리까지 측정 가능한 장점도 가졌다.

람다이노비전의 FMCW 라이다 / 출처=람다이노비전
람다이노비전의 FMCW 라이다 / 출처=람다이노비전

사실 우주항공 업계는 오래전부터 레이저 간섭과 위상 기반 거리 측정 기술을 연구했다. 미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폴로 계획'에서도 레이저를 이용한 정밀 거리 측정 개념이 활용됐으며, 이후 펄스 레이저 기반 거리 측정 기술이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다만, 레이저 주파수를 정밀하게 제어하고 위상 정보를 활용하는 기술은 당시 레이저·전자·신호처리 기술의 한계로 인해 대형·고가의 시스템에만 쓰였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 람다이노비전은 오랜 시간 축적한 정밀 레이저 제어 기술과 임직원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현대의 FMCW 라이다 기술을 소형·고성능화해 산업계에 보급하는 데 앞장선다.

라종필 람다이노비전 대표는 대기업에서 오랜 기간 라이다 기술을 연구했다. 우리나라 최초 레이저 도플러 진동측정기를 개발한 공로로 과학기술원 원장상을, 이어 재난 상황에서 연기 투과와 시야 확보가 가능한 FMCW 라이다 시스템을 개발한 공로로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과학기술통신부 장관상을 받은 이력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국방용 라이다를 개발한 그는 광집적회로(Photonic Integrated Circuit) 기술을 더해 성능·가격 경쟁력을 함께 갖춘 FMCW 라이다를 시장에 보급할 목표를 세운다.

람다이노비전 FMCW 라이다의 필수 부품인 레이저 모듈과 주 활용처 / 출처=람다이노비전
람다이노비전 FMCW 라이다의 필수 부품인 레이저 모듈과 주 활용처 / 출처=람다이노비전

라종필 대표를 중심으로 기하광학·물리광학·레이저와 FMCW 신호 처리, 고속 병렬 연산과 광집적회로 설계·패키징 등 FMCW 라이다 핵심 기술을 연구한 석박사급 인력이 합류했다. 이들이 우리나라 내외에서 만든 라이다 관련 특허만 28건(등록 21건, 출원 7건)에 달한다. 덕분에 람다이노비전은 FMCW 라이다의 부품·시스템 개발·검증 등 모든 주기를 자체 구현하는 역량뿐만 아니라 성능은 높이고 단가는 낮추는 역량을 갖췄다.

이들이 만든 FMCW 라이다는 아주 많은 장점을 발휘한다. 펄스 라이다는 고출력 레이저를 쓰지만, FMCW 라이다는 1550nm(나노미터) 대역 저출력 연속파 레이저를 쓴다. 이 레이저의 파장은 사람의 눈의 망막에 닿지 않는다. 덕분에 자율주행 모빌리티에 이식하면 보행자와 운전자가 뒤석인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활용 가능하다.

람다이노비전의 활동 영역과 주요 기술 / 출처=람다이노비전
람다이노비전의 활동 영역과 주요 기술 / 출처=람다이노비전

비나 눈이 내리는 곳, 안개나 연기가 낀 상황에서도 저출력 연속파 레이저는 위력을 발휘한다. 투과성 자체가 좋은데다 신호대 잡음비가 높아 검출 성능이 우수한 것. 람다이노비전은 여기에 주파수와 위상 정보를 동시에 활용하는 결맞음 검출(Coherent Detection) 기술을 더한다. 이 기술은 강한 태양광이 내리쬐는 환경, 주변 조명이나 다른 라이다의 광원 때문에 탐지 거리 감소 혹은 오검출이 일어나는 일을 막는다. 라종필 대표는 FMCW 라이다는 단일 광자 수준의 아주 미세한 신호까지 검출하기에 우주항공, 자율주행 부문에 높은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을 가져다준다고 강조한다.

람다이노비전 FMCW 라이다의 또 하나의 장점은 ‘도플러 효과(파원과 관측자 가운데 하나가 움직일 때 진동 수가 달라지는 현상)’를 활용한 거리·속도 정보 검출이다. 자율주행 모빌리티에 라이다를 적용하려면 거리뿐만 아니라 속도 정보도 정밀하게 검출해야 한다. 펄스 라이다는 속도 정보를 검출하지 못하기에 3D 영상으로 사물을 파악하고, 이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추정한다. 이 과정에서 시간과 연산 자원을 소모하고 오류 발생 가능성도 생긴다.

2023 화성모빌리티전시회에서 기술을 소개하는 람다이노비전 / 출처=람다이노비전
2023 화성모빌리티전시회에서 기술을 소개하는 람다이노비전 / 출처=람다이노비전

반면, 람다이노비전 FMCW 라이다는 도플러 효과를 활용해 모든 지점에 대한 거리와 속도 정보를 동시 검출한다. 그러면 움직이는 물체와 멈춘 물체를 손쉽게 구분하기에 자율주행 모빌리티의 객체 인식 성능을 높인다. 해상도도 높다. 펄스 라이다가 수 cm 수준의 해상도를 구현한다면, FMCW 라이다는 수 mm에서 수십 nm 해상도를 구현한다. 실제로 이 장점 덕분에 FMCW 라이다는 우주용 대구경 광학계의 정밀 제작에도 쓰인다.

이들 장점을 토대로 람다이노비전은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FMCW 라이다용 주파수변조 레이저와 송수신 모듈 등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하고 여러 실증을 거쳤다. ▲여수광양 신항만 컨테이너 야적장의 도로 파손과 지반 침하 검출장치 ▲국방용 헬리콥터충돌방지센서 시스템 공동개발 ▲자율주행자동차 기업과의 공동연구 및 기술검증 등이다. 인도우주청(ISRO)과의 인공위성 도킹 보조용 FMCW 라이다 제작과 기술검증 실증도 눈에 띈다. 속도·거리를 아주 정밀하게 미세하게 다뤄야 하는 인공위성간 도킹에 기존의 광학 기술보다 우수한 FMCW 라이다 기술을 적용, 효율을 많이 높인 것이다. 기술력과 현장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람다이노비전은 FMCW 라이다 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혁신성장형 소부장 펀드'로부터 프리 A 단계 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스마트 항만 지반 침하 모니터링을 위한 라이다 기반 검출장치를 실증하는 람다이노비전 / 출처=람다이노비전
스마트 항만 지반 침하 모니터링을 위한 라이다 기반 검출장치를 실증하는 람다이노비전 / 출처=람다이노비전

성과를 딛고 라종필 대표와 람다이노비전은 도전 과제를 차근차근 해결한다. 우선 이들은 FMCW 라이다 보급의 가장 큰 장애물인 원가 절감과 소형화에 도전한다. 무기는 광집적회로와 레이저 송수신 모듈 등 FMCW 라이다 핵심 부품의 자체 개발·생산 능력이다. 우리나라 중소형 파운드리 기업과 손 잡고 이 도전 과제를 해결한 후, 한 발 더 나아가 핵심 부품의 생산 자체를 내재화하는 것이 람다이노비전의 계획이다.

라이다를 원하는 세계 산업계가 요구하는 신뢰성 검증은 람다이노비전에게는 오히려 기회다. 이미 국방과 우주·항공 부문에 FMCW 라이다를 공급하며 수많은 시험과 검증을 통과한 경험을 가져서다. 온도 변화와 진동이 심한 곳에서 오랜 시간 움직이는 극한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움직이는 FMCW 라이다를 내세워 활동 영역을 넓히려 한다. 라종필 대표는 이 과정에서 마지막 도전 과제인 기술과 수요 사이의 간극 해소를 자연스레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

FMCW 라이다 핵심 부품을 소개하는 라종필 대표 / 출처=람다이노비전
FMCW 라이다 핵심 부품을 소개하는 라종필 대표 / 출처=람다이노비전

람다이노비전은 FMCW 라이다를 산업계와 과학 여러 부문에 보급한다. 이미 활약 중인 우주·항공과 산업 계측 부문에서 입지를 굳히고, 구현 난이도가 높은 부문에 고성능 FMCW 라이다를 보급한다. 이렇게 쌓은 실적으로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 신뢰·양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모두 제공하는 FMCW 라이다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

라종필 대표는 “우주·항공은 물론 첨단 산업과 과학의 모든 영역에 FMCW 라이다를 보급하려 한다. 자율주행 모빌리티와 로봇 등 스스로 움직이는 모든 객체에 람다이노비전의 기술을 공급, 세계 산업 생태계의 핵심 기술 공급자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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