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의 발전 방향을 보여준 A7M5

[IT동아 강형석 기자] 스마트폰이 일상 촬영 영역을 점령하면서 소형(컴팩트) 카메라 시장이 무너졌고,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까지 위협했다. 하지만 영상촬영 수요가 늘면서 미러리스 카메라는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조사기업 모르도르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미러리스 카메라 점유율은 58.3%를 차지했고, 2031년까지 연평균 6.23%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전문가와 크리에이터를 위한 맞춤형 도구로 재편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실제 전문가와 크리에이터 시장을 겨냥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경쟁은 치열하다. 캐논, 니콘, 파나소닉 등이 영상 기능을 강화한 미러리스 제품군 확충에 속도를 내면서 EOS R6 마크3, Z 6 마크3, Z R 등 경쟁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각 카메라 제조사들이 과거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노하우를 신제품에 반영하면서 소니가 쌓아온 강점을 경쟁사들이 상당 부분 흡수했다.
알파7 마크5(이하 A7M5)는 치열한 경쟁 속에 소니가 새롭게 제안하는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준이다. 성능ㆍ기능 향상 외에 상위 카메라에 쓸 법한 요소 일부를 과감히 적용했다. 과연 A7M5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을 이끌어 온 소니의 자존심을 지켜줄 수 있을까?
익숙하지만 A1 수준으로 개선된 디자인
A7M5의 첫인상은 '안정감'이다. 전작 알파7 IV의 플랫폼을 계승하면서도 디테일에서 차이를 만들어냈다. 본체 크기는 130.3 x 96.4 x 82.4mm로 전작과 큰 차이가 없지만,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를 포함한 무게는 약 695g으로 A7M4의 658g 대비 37g 증가했다. 부분 적층형 센서와 강화된 방열 시스템 탑재로 인한 자연스러운 결과다. 그러나 실제 손에 쥐었을 때 체감 차이는 크지 않다.

변화는 그립감과 조작계에서 드러난다. 소니는 특히 무거운 망원 렌즈 사용 시 피로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그립 형태를 재설계했다. 손바닥과 맞닿는 부분의 곡률이 더 자연스러워졌고, 셔터 버튼의 위치와 각도까지 접근성을 고려해 조정됐다. 상단 커버, 전면 커버, 내부 프레임, 후면 커버 모두 마그네슘 합금으로 제작돼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구조를 완성했다.

가장 눈에 띄는 외형 변화는 후면 디스플레이다. 3인치에서 3.2인치로 커진 화면은 209만 화소를 제공한다. 전작이 103만 화소였던 점을 고려하면 두 배 이상 향상된 셈이다. 더 중요한 건 4축 멀티 앵글 구조다. 상급기인 A1M2에 적용된 것으로 위로 98도, 아래로 40도, 옆으로 180도 조절이 가능하며 최대 270도까지 회전한다. 기존 틸트 방식은 영상 촬영 시 불편했고, 스위블 방식은 사진 촬영에 제약이 따랐는데 이 구조는 두 방식의 장점을 결합해 수평과 수직 어떤 각도에서도 자유롭게 촬영 가능하다.
뷰파인더도 업그레이드됐다. A7M5에는 0.5인치 쿼드(Quad)-VGA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368만 화소를 적용해 전작의 236만 화소 대비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배율은 0.78배로 유지하면서도 화면 출력을 표준 60프레임(초당 화면 출력 수)과 120프레임으로 선택 가능하게 만들었다. 전력 소모 대비 시인성을 고려하면 60프레임, 부드러움에 집중한다면 120프레임을 선택하면 된다.

포트 구성에서도 실용적인 개선이 이뤄졌다. C형(타원형) USB 포트를 2개 제공한다. 단자 하나는 10Gbps 전송을 지원해 고속 데이터 전송과 PC 원격 연결에 활용된다. 다른 단자는 USB 2.0 속도로 동시 충전이나 라이브 스트리밍을 담당한다. USB 전원 공급 용량은 전작 대비 3~4배 향상됐다. 무선 연결도 6GHz 대역을 갖춘 와이파이(Wi-Fi) 6E를 지원하면서 파일 전송 속도가 빨라졌다. 메모리 카드 슬롯은 SD UHS-2와 CF-익스프레스(express) A형을 동시 지원하는 구조를 유지했다.
센서부터 영상처리장치까지 다 바꿨다
A7M5의 핵심은 새롭게 개발된 약 3300만 화소 부분 적층형 엑스모어(Exmor) RS 이미지 센서다. 이전 세대도 3300만 화소 이면조사형 센서를 탑재했지만, 부분 적층 구조가 아니었다. 반면, A7M5는 센서 상하단에 고속 회로를 배치해 데이터 입출력(리드아웃) 속도를 이전 대비 약 4.5배 끌어올렸다. 이에 최대 30프레임의 블랙아웃(화면 꺼짐) 없는 14비트 무압축(RAW) 연속 촬영이 가능해졌고, 전자식 셔터 최고 속도는 1/1만 6000초에 달한다.
이미지 프로세서도 비온즈(BIONZ) XR에서 비온즈 XR2로 진화했다. 큰 변화는 통합형 인공지능(AI) 처리장치다. 알파1이나 알파7R V에 적용됐던 이 AI 칩은 실시간 피사체 인식과 추적 성능을 전작 대비 30% 향상시켰다. 인물 자세 예측 기술을 도입해 눈뿐 아니라 머리와 몸 전체를 인식하며, 자동 모드에서는 사람, 동물, 새, 곤충, 자동차, 기차, 비행기까지 8개 카테고리를 구분해 자동으로 추적한다.
자동초점(AF) 시스템은 759개의 위상차 검출 포인트가 이미지 영역의 94%를 채운 구조다. 이는 전작과 동일한 수치지만 처리 속도와 정확도를 개선했다. 노출값(EV) -4.0의 저조도 환경에서도 AF-S(단일 초점모드) 모드로 정밀한 초점을 잡는다. 인공지능 기반 리얼타임 트래킹은 색상, 패턴, 공간 데이터를 고속 처리해 피사체가 일시적으로 가려지거나 빠르게 움직여도 놓치지 않는다.

손떨림 보정 성능도 5.5스톱에서 7.5스톱으로 두 단계 향상됐다. 주변부는 6.5스톱까지 보정(SEL50F12GM 렌즈 장착 기준)된다. 망원 렌즈 사용 시에도 흔들림을 효과적으로 잡아내 손으로 들고 촬영하는 상황에서 ISO 감도를 높이지 않아도 선명한 이미지를 얻는다.
영상 기능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7K 오버샘플링(확대 기록) 4K 60p 촬영이다. 픽셀 비닝 없이 풀 픽셀 리드아웃(센서 데이터를 압축 없이 활용) 방식으로 4K 해상도에 필요한 데이터의 3.3배를 압축해 모아레와 재기스 현상이 거의 없는 영상을 만들어낸다. 4K 120p 촬영도 APS-C 모드에서 지원하며, 10비트 4:2:2 내부 녹화가 가능하다. S-Log3 감마 커브와 S-Gamut3 색공간을 지원해 후반 그레이딩(색보정) 작업에서도 넓은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다이나믹 레인지(명암 표현)는 최대 16스톱에 달한다. A7M4도 뛰어난 다이나믹 레인지를 제공했지만 새로운 센서와 프로세서의 조합은 극단적인 명암 대비 상황에서도 하이라이트와 섀도우 디테일을 자연스럽게 보존한다. AI 기반 자동 화이트밸런스는 딥러닝 광원 추정 기술로 복잡한 조명 환경에서도 정확하고 안정적인 색재현을 구현한다.
배터리 성능도 개선됐다. 소니 자료에 따르면 뷰파인더 사용 시 약 630장, LCD 사용 시 약 750장 촬영이 가능하다. 전작의 약 580장(뷰파인더), 약 710장(LCD)보다 향상된 수치다. 4K 60p 영상은 25도에서 약 90분, 40도 고온 환경에서도 60분간 연속 촬영이 가능하다. 그래파이트 재질의 시그마형 방열 부품이 이미지 센서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킨 결과다.
딥러닝 기반 화이트밸런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룩은 인상적
결과물 측면으로 봤을 때 소니 A7M5의 두드러지는 차별점을 꼽자면 딥러닝 기반 AI 화이트밸런스(환경에 따른 백색표현 기능)와 카메라 후보정 기능인 필름 룩(FL2, FL3) 효과 두 가지다. 실제 두 기능이 기존 소니 카메라 대비 얼마나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했다. 비교 카메라는 A7CR이다. 렌즈는 SEL35F14GM을 사용했다. 소니의 최상급 렌즈 브랜드 지마스터(G-Master) 제품으로 초점거리 35mm와 최대개방 f/1.4 조리개값을 제공한다.

먼저 딥러닝 기반 AI 화이트밸런스를 확인했다. 두 카메라 모두 셔터속도 1/60초, 감도 ISO 800을 설정했다. 측광은 센서 중앙부 일부 영역만 쓰는 스팟(Spot)에 뒀다. 렌즈 조리개 수치도 최대 개방인 f/1.4에 맞췄다.
같은 피사체를 촬영하니 A7M5 쪽이 조금 더 밝은 느낌을 준다. 촬영 환경마다 차이가 있지만, A7M5의 화이트밸런스 처리 방식이 기존과 달라졌음은 분명하다. 화이트밸런스는 촬영 환경의 조명을 분석해 흰 부분을 최대한 하얗게 표현하는 기능이다. 하지만 결과물은 촬영자 주관이 반영되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정답이라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A7M5 이전 세대 카메라들도 화이트밸런스 검출 능력은 뛰어난 편이었다. 하지만 소비자가 봤을 때 신제품이 조금 더 화사하고 좋은 색감으로 느껴진다면 A7M5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추가된 필름 룩 효과도 확인했다. 최신 소니 카메라는 사용자 취향에 따라 사진 후보정 효과를 적용하는 크리에이티브 룩(Creative Look)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에는 FL1만 제공하다가 A7M5에 와서 FL2와 FL3이 추가됐다.
필름 룩을 각각 적용한 후 촬영을 했더니 색감에 따른 차이만 보일 뿐 특별한 효과는 느껴지지 않았다. FL1 효과를 기준으로 FL2는 파란색이 조금 빠진 형태, FL3은 파란색이 더 강조된 형태다. 소니도 FL2는 대비(콘트라스트)를 강화하고 색상 선명도를 낮춘 느낌, FL3는 FL2의 반대 효과를 적용한 결과물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이전 알파 시리즈에 없는 후보정 선택지가 추가된 것이어서 사진 촬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매력적인 미러리스 카메라, 하지만 기존 사용자 배려는 부족해
A7M5의 가격은 소니 온라인 스토어 기준 359만 9000원이다. 이전 세대 대비 가격이 상승했지만 환율을 고려하면 소니코리아가 합리적 가격선을 지켰다. A7M5는 사양 대비 가격만 놓고 보더라도 충분한 매력을 갖췄다.

카메라 완성도도 높다. 부분 적층형 센서로 사진영상 처리 성능의 한계를 극복했고, AI 처리장치는 화이트밸런스와 자동초점 성능을 개선했다. 이는 사진가와 영상 제작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변화의 폭이 크기에 최근 시기에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매한 소비자는 박탈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물리적 성능 향상까지 아니더라도 소니가 딥러닝 AI 화이트밸런스와 필름 룩 기능 정도 선에서 업데이트를 진행해 주면 좋겠지만, 업데이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A7M5는 기술적 진보와 실용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은 미러리스 카메라다. 소니의 최신 디지털 이미징 기술을 접목, 사진과 영상 두 영역에서 타협 없는 성능을 제공한다. 하이브리드(사진영상) 촬영이 일상이 된 시대, A7M5는 그 시대의 요구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카메라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