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모모의 '육십 먹고 생성AI'] 4. 구글 '노트북LM'으로 기억을 확장하기
[편집자 주]
본 연재의 필자는 '써니모모'라는 필명으로 집필 및 저작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써니모모'에서, AI 삽화와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영상 에세이를 연재하며, 지친 일상에 공감과 위로, 작은 행복을 전하고 있습니다. 본문 내 모든 이미지, 영상, 음원 콘텐츠는 필자가 생성AI를 활용해 직접 제작하며, 누구라도 아이디어와 의지만 있으면 모든 생성AI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가 어떤 생성AI로 어떻게, 무엇을 만드는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활용 생성 AI: 클로드,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프로, 플로우)
[IT동아]

1. 알고리즘의 선물
유튜브 알고리즘이 반가운 영상 하나를 띄웠다.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 2016년 7월 SBS '판타스틱 듀오' 방송에서 악동뮤지션과 함께 부른 무대였다.

필자가 무척 좋아하는 노래다. 특히 가사가 좋다. 작사가에 대해 AI에게 물었다.
"양희은 본인과 동물원 출신 싱어송라이터이자 소아정신과 전문의인 김창기가 공동 작사한 가사입니다. 엄마의 시점과 딸의 시점이 교차하며 전개되는 드라마틱한 구성이 특징입니다."
드라마틱?
책상에서 일어나 방 안을 빙빙 돌았다. 머릿속 스크린에서 한 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그래! 서울이야기 제 2편을 만들자. 엄마와 딸이 오해하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따뜻한 이야기…
2. 기억의 서랍장
'서울 이야기'는 서울의 7번가 골목길, 그 가상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구글 노트북LM을 실행하고, '노트북-서울이야기팀'을 열었다. 나의 확장된 기억 저장소다.

이 노트북의 ‘출처(Source)’ 패널에는 서울 이야기라는 거대한 세계를 지탱하는 11개의 핵심 자산이 보관되어 있다.
7번가 골목길의 인물과 사건을 5,581줄의 데이터로 촘촘히 엮어낸 ‘세계관 마스터시트’.
붉은 벽돌 빌라의 낡은 줄눈부터 옥탑방의 물탱크, 새벽녘 세탁소의 증기까지 서울의 질감을 완벽하게 규정한 ‘시각적 고증 템플릿’.

노트북LM은 단순한 자료 창고가 아니다. 7번가 골목길의 눅눅한 습도와 생활의 냄새, 인물들의 내밀한 과거까지 ‘맥락(Context)’으로 읽어내는 살아있는 파트너다.
3. '색인표'라는 지도
이야기를 짓는 인간 작가도, 창작을 돕는 AI, 클로드도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다. 대화가 길어지면 맥락은 끊기고 앞선 설정은 휘발된다. 그래서 구글 노트북LM을 제3의 팀원으로 전격 영입(?)했다.

창작의 최전선에 있는 클로드에게는 방대한 원본 대신 ‘색인표(Index)’라는 지도 한 장만 쥐여준다. 이 지도는 구체적인 묘사가 필요할 때마다, 노트북LM이라는 거대한 기억의 서랍장을 열어 정확한 정보를 찾아내도록 안내한다.

'전체를 알 필요는 없다. 어디에 있는지만 알면 된다.'
이것이 62세의 작가가 5,581줄에 달하는 ‘7번가 골목길’의 복잡한 세계관을 흔들림 없이 지탱하는 비결이다.
4. 엄마가 딸에게
이 협업 시스템을 통해, ‘반단비’와 ‘삐죽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엄마와 방 안에 고립된 딸.

노트북LM은 이들의 성격, 말투, 숨겨진 서사까지 작가가 설계한 모든 데이터를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다.
삐죽이가 엄마를 위해 라디오에 사연을 보낸 밤. 원고 집필 중에 "삐죽이의 대답으로 적당한 대사는?” 하고 물으면, 삐죽이의 성격까지 보관하고 있는 노트북LM이 까칠한 중딩 말투를 만들어준다.


0과 1로 이루어진 가상의 무대. 매트릭스처럼 정교하게 설계된 골목길이었지만, 그곳에 선 반단비와 삐죽이는 진짜보다 더 뜨거운 감정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5. 당신의 기억도 확장된다
구글 노트북LM은 소설 창작에만 유용한 도구가 아니다. 불확실한 시장과 싸우는 주식 투자자에게 가장 냉철한 애널리스트가 되기도 한다. 쏟아지는 수십 편의 투자 유튜브 영상과 두꺼운 전문 서적들까지 분석하여, 그 속에 숨겨진 ‘투자의 맥’을 짚어낸다.
얼굴이 다른 손님을 매일 맞이하는 식당 오너에게 노트북LM은 24시간 깨어있는 총괄 매니저다. 수년간 쌓인 영수증과 예약 메모의 산더미 속에서, '박 사장님은 김치찌개에 돼지고기 추가'라는 단골만의 디테일을 찾아낸다.

사람을 챙겨야 하는 모임의 리더에게 또한, 24시간 대기 중인 총무다. 수년간 쌓인 활동 기록과 엑셀 장부의 숫자들을 분석해, 회장님이 기억하지 못하는 ‘회원들의 경조사’와 ‘운영의 사각지대’를 정확히 찾아 보고한다.
6. 거대한 도서관
구글 노트북LM은 하나의 노트북에 최대 300개의 소스를 담을 수 있는 거대한 도서관이다. PDF와 텍스트 파일은 물론, 웹페이지와 유튜브 링크까지 다양한 형식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인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각, 허위생성)’의 원천 차단이다. 노트북LM은 철저히 사용자가 업로드한 소스 문서를 근거(Grounding)로만 답변한다. 결코 없는 사실을 지어내지 않는다.

유튜브 영상도 강력한 무기가 된다. 링크 하나만 던져주면, 노트북LM은 1시간짜리 강의 영상을 순식간에 분석, 소화해낸다. '영상의 핵심 내용만 뽑아줘'라는 질문 하나면 충분하다. 재생 바를 돌리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언어의 장벽 없이, 전 세계 모든 영상이 나의 ‘소스’가 되는 것이다.

듣는 재미도 있다. ‘오디오 오버뷰(Audio Overview)’ 버튼을 누르면, 두 명의 AI 진행자가 내 자료를 분석해 마치 팟캐스트처럼 생생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지루한 출퇴근길을 흥미진진한 학습 시간으로 바꿔준다.
무엇보다 이 모든 기능이 무료다. 구글 계정이라는 열쇠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이 거대한 도서관의 문을 열 수 있다.
향후 2년 내 노트북LM은 AI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리라 확신한다.
여기서 언급한 '서울이야기 — 엄마가 딸에게'의 전체 영상은 '써니 모모'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글/그림: 써니모모 (androsam32@gmail.com)
30년 공직 생활 후 퇴직. 문과 출신으로 법무 서류만 만지던 손으로, 이제는 생성AI의 도움으로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영상을 만들고 유튜브 채널(‘써니모모’)도 운영하고 있다. 2023년 생성형 AI를 발견한 날, 인생이 바뀌었다. 63년 토끼띠 IT 문외한, 나도 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
진행/정리: IT동아 이문규 기자 (munc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