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기관 떠나 혁신 대안학교에 입학한 학생들
[IT동아]
넥스트챌린지스쿨에 전학/입학한 학생과 학부모 인터뷰
넥스트챌린지스쿨(Next Challenge School)은 우리나라 공교육의 인재 육성 한계를 극복하고자 올해 개교된 대안 혁신학교다. 넥스트챌린지재단(이사장 김영록)이 운영하는 이 대안 교육기관은 서울시 교육청에 정식 등록되어, 입시 위주의 현행 교과 과정이 아닌, 기술, 역사, 기업가 정신, 글로벌 인재 양성 등의 특화된 커리큘럼으로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조용한 인기몰이 중이다.

넥스트챌린지스쿨은 미래형 글로벌 교육기관으로서, 카이스트, 서울대학교,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인도공과대학교, 중국 푸단대학교,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교 등 전 세계 유수 대학의 교수진을 초빙해, 학생들과 프로젝트 및 세미나형 수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 발상과 인공지능/데이터 활용 능력, 글로벌 시대의 통찰력, 창업 및 경영 실무 등을 배우고 있다.

현재 넥스트챌린지스쿨에는 올해 입학한 20여 명의 학생들이 혁신 교육 과정에서 수업을 받고, 아니 ‘진행하고’ 있다. ‘수능’이라는 입시제도에서 벗어나야 하는 부담이 있는 이 학생들은 어떻게 넥스트챌린지스쿨에 입학하게 됐을까? 또 그 학부모들은 자녀의 이런 교육 과정을 어떻게 인정할 수 있었을까?
예비 입학생, 재학생, 그리고 그 학부모를 만나, 그들의 판단과 생각, 결과를 물었다.
김루아 학생(15세) :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일반 중학교 2학년까지 다니다가 자퇴하고 올해 넥스트챌린지스쿨 2기로 입학했어요. 어머니께서 인터넷에서 이 학교 정보를 보셨고 같이 입학설명회에 참석했는데, 학습 과정과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제가 부모님을 설득해서 입학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여기의 여러 장학 혜택/지원 프로그램도 전학 결정에 계기가 됐고요."

"현재 공교육 제도권에서는 문제 하나 맞히고 틀림에 따라 대학(미래)이 결정되는 것이 너무 싫었고, 그런 교육으로는 제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서 살아남기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몇 년에 걸쳐 공부해야 한다면, 차라리 제가 좋아하는 것, 즐거운 것을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학생들끼리 프로젝트형 수업을 진행하면서 토론, 조사, 논의를 거쳐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 발표하는 과정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반 학교처럼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에요. 그래서 ‘일단 해보자’라는 각오가 생겼어요."
"자퇴, 전학을 결정하니 이전 중학교 선생님들이 처음에는 우려의 말씀을 하셨다가, 이 학교 정보를 충분히 확인하시고는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셨어요. 반 친구들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런 만큼 이 곳에 오고나서 책임감이 훨씬 많아진 것 같아요. 시간/일정 관리나 수업 준비를 제 자신이 주도해서 챙겨야 하거든요. 선생님이 아닌 우리들이 수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요. 그래서 신나고요!"

"여기에서 스포츠, 과학, 기술, 역사, 바이오/메디컬, 코스메틱/미용, 인공지능, 빅테크 분야 등 다양한 주제를 배우면서 미네르바 대학교 같은 혁신대학 등의 진로를 선택, 결정할 생각입니다. 특히 이 학교를 운영하는 재단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서, 다른 대안학교에 비해서 교육 철학이나 기준, 네트워크가 확실하게 다른 것 같아요. 학교 측 지원으로 빅테크 기업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스타트업 창업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김민재 예비 입학생(17세), 학부모 서정미 님 : "인천시 교육청의 ‘글로벌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딸 아이가 참가하면서, 그 프로그램 운영 주체가 넥스트챌린지재단이란 걸 알게 됐고, 재단이 운영하는 혁신학교에도 관심이 생기면서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입학설명회를 듣게 됐습니다."

"우선 아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으려 했고, 아들도 여기의 교육 과정이나 방식, 방향성 등을 듣고 도전해보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넥스트챌린지스쿨을 알기 전까지는 과학고나 자사고 진학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아들이 이 곳을 최종적으로 선택했습니다."
"아들의 결정에 학부모로서 동의할 수 있었던 건, 이 곳의 자유로운 학습 분위기나 팀별/그룹별 교류와 소통, 협업 방식입니다. 친구들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협력’하는, ‘윈윈’하는 교육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급변하는 미래 기술 사회를 대비하는 ‘협력적 인재’로 자라주기를 기대합니다. 모든 과목, 과정을 다 잘 해야 하는 공교육의 틀에 아이를 억지로 맞추려 하기보다, 아이가 관심 있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육성하는 것이 미래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들이 이전 고등학교 다닐 때는 ‘주어진’ 공부가 끝나면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느라 급급했는데, 지금은 수업 전후로 책을 참 많이 읽고 있습니다. 아들이 관심이 있고 재미있어 하는 분야를 학습하기 때문이에요. 특히 요즘 인공지능 분야에 집중하는데, 이 곳에 그 관련 혁신 교육 과정이 있어서 열정적으로 적응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학부모로서 불안감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닙니다. 그런데 딱 한 장면을 목격하고 안도감으로 바뀌었는데요. 얼마 전 IBM 임원이 진행하는 양자컴퓨팅 관련 세미나 수업을 참관했어요. 전공자도 어려워하는 양자컴퓨팅 관련 내용에, 제 아이를 비롯해 모든 학생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고 수업 직후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답변하는 IBM 임원이 당황할 정도였죠. 그 모습을 보고 모든 불안을 한 번에 떨쳐버렸습니다. 학급 구성이 ‘소수정예’인 만큼, 공교육에서는 쉽지 않은 개별적 학생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도 좋습니다."
이지훈 학생(15세), 학부모 고경아 님 : "일반 학교(국제학교)를 다닐 때 아이가 집에 오면 늘 하던 말이 ‘왜 이걸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어요’였어요. 저 역시 명확하게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좋은 성적 받아서 좋은 대학을 가야 되니까…’라 말할 수 없었죠. 그래서 남편이 아이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어떤 공부를 하고 싶고,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 지요."

"남편이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터라, 국내 공교육 방식과 입시제도에 회의감이 좀 있었어요. 아이와 함께 여러 방안을 찾다가 넥스트챌린지스쿨을 알게 됐습니다. 이후 입학설명회에 같이 참석했고, 아이가 원해서 올해 상반기에 전학, 입학하게 됐어요. 이제 3개월 정도 지났지만, 무엇보다 아이가 정말 만족해하고 스스로, 그리고 즐겁게 생활하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특히 최근 다녀온 싱가폴 견학 과정이 아이에게 큰 영감을 준 것 같았습니다."
"부모로서 이 학교를 인정하게 된 건, 김영록 이사장님을 비롯해서 학교 재단이 현재 스타트업/창업 시장에서 선구자, 선도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창업가 정신이나 기업 경영, 국제 경제, 인문학 관련한 실질적인 교육이 가능하리라 기대하거든요. 그러면서 동료, 친구와 함께 성장할 수 있을 인성과 사회성, 협업력도 갖출 수 있길 바랍니다."
"일반적인 교육 루트를 따르는 것이 아니기에, 혁신학교나 대학학교 입학은 학생도 학생이지만 특히 부모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할 시대는 어떤 기술이 나오고, 어떤 세상으로 바뀔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현재 관념의 틀에 묶여서 우리 아이들을 그 속에 가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부모의 사고가 유연해지면, 아이들도 그에 맞춰 유연해질 겁니다."
신민준 학생(17세), 학무보 신갑철 님, 손미선 님 : "현재 고등학교 교사(진로 담당)로 재직하면서 우리나라 공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미래를 더 신중하게 생각하게 됐고, 결국 제 아이를 일반 고등학교가 아닌 넥스트챌린지스쿨에 보내게 됐습니다."

"계기는 교사 연수 프로그램에서 김영록 이사장님 강연이었어요. 큰 감동을 얻은 터라 이사님과 넥스트챌린지, 그리고 학교 정보도 찾아봤고 아이와 진지하게 논의하고 전학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공교육 기관의 진로 담당 교사로서 깨달은 바도 크고, 내 아이만큼은 입시와 성적의 틀에서 벗어나 혁신적 교육을 받도록 하고 싶었어요. 물론 아이와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거쳤고요. 아이도 그에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아이가 이전 학교 다닐 때 동급생들과 미래에 대해 얘기하면, 늘 같은 대답이 나왔대요. “그냥 좋은 대학교 들어가서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게 목표”라고요. 아이도 그런 공부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서, 공군사관학교 진학을 고려하다가 넥스트챌린지스쿨 입학설명회에 참석한 직후 입학을 결심했습니다."
"여기 입학하고 나서 확연하게 달라진 건 아이의 눈빛과 표정이에요. 매일 학교 가는 표정과 집에 와서 대화할 때 표정이 너무 밝고 활기찹니다. 이전 학교 다닐 때의 흐리멍덩하고 처진 눈빛이 아니에요. 이전 공교육 학교와는 전혀 다른, 실무형, 토론형, 학생주도형 수업을 좋아하고, 외부 전문가나 교수님 초청 강의도 너무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요즘 진로 상담을 할 때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넥스트챌린지스쿨 사례를 슬쩍 소개하곤 합니다."

"민준이는 요즘 스타트업 창업을 생각하고 있어요. 핀테크 분야에 관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학교 재단인 넥스트챌린지가 창업 분야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니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이 학교가 주선하는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고요."
"앞으로 이 곳을 졸업하고 아이가 어떤 사회인으로 성장할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학교와 수업, 교육 주제에 만족하며 즐겁게, 진취적인 일상을 보내는 아이를 보니, 그거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놓입니다."
IT동아 이문규 기자 (munc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