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코리아 “A7M5로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준 재정의할 것”

[IT동아 강형석 기자] 소니코리아가 2025년 12월 17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7M5(알파7 마크5)'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A7M4 출시 이후 4년 만에 출시되는 후속기로 소니는 신제품을 공개하며 다시 한번 '혁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키타지마 유키히로 소니코리아 대표는 "A7 시리즈는 풀프레임 카메라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A7M5는 풀프레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기 위한 조건을 갖춘 카메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니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비전과 창의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이들과 함께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게 소니의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경험을 위한 ‘포토테인먼트’ 전략은 그대로
김태형 소니코리아 디지털 이미징 마케팅 부장은 2026년 마케팅 전략과 함께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의 변화상을 짚었다. 설명에 따르면 2012년까지 렌즈 교환식 카메라 시장은 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DSLR)가 95%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3년 10월, 소니가 풀프레임 센서(35mm 필름 면적에 준하는 이미지 센서)를 품은 미러리스 카메라 알파 7을 출시하면서 시장이 움직였다.
전환점은 2018 출시된 A7M3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던 풀프레임 DSLR 카메라의 아성이 무너졌다. 2019년 이후,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가 프리미엄 시장의 중심이 되었고, 2021년 A7M4가 출시되며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대중화가 시작됐다는 게 김태형 부장의 설명이다.

김태형 부장은 "소니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의 개척자이자 카메라 혁신 브랜드로 시장을 이끄는 중이다. 최근 소니 카메라의 점유율이 50% 정도로 정체된 상황이다. 이번에 출시하는 A7M5가 점유율 상승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니코리아는 2026년에도 '포토테인먼트(Photo+Entertainment)' 전략을 이어간다. 알파 유니버스 코리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쇼츠 콘텐츠, 마이알파 365, 알파 프로페셔널 라이브 세미나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알파 아카데미와 커뮤니티 연계 출사 이벤트 등 연간 100회 이상의 행사를 개최한다. 2025년 처음 기획한 소니 이미지 갤러리 사진전에서는 프로 작가 외에도 사진 애호가들도 출품할 수 있도록 해 참여의 폭을 넓혔다.
A7M5,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의 새로운 기준될 것
이어 연단에 오른 니시 노리코(Nishi Noriko) 소니 제품 플래너는 A7M5 개발 배경을 소개했다. 2014년 소니에 입사해 현재 알파 제품 기획 팀장을 맡은 니시 노리코 플래너는 "소니의 목표는 새로운 표현 방식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모든 카메라 라인업에서 혁신을 거듭하며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도전을 이어가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A7M5를 기획하면서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고자 했다. 기본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 크리에이터들에게 더 큰 힘을 실어주는 카메라를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니시 노리코 플래너는 기존 플래그십 카메라 제품군에 적용되던 최신 기술을 A7M5에 담아냈다고 강조했다. 자료에 따르면 A7M5는 최상위 제품인 A1M2와 고속 연사용 카메라 A9M3에 적용된 기술을 대거 물려받았다. 플래그십 모델 수준의 고해상도, 고속 연사, 인공지능(AI) 기술, 조작성, 연결성을 결합했다는 것이다. 알파 브랜드 카메라 중 기본형이지만 상위 제품의 기술을 통해 새로운 창의적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게 소니 측 설명이다.
3300만 화소 센서와 2세대 AI 처리장치 적용
마지막으로 김재민 소니코리아 디지털이미징 마케팅 알파팀 팀장이 연단에 올라 A7M5의 상세 사양을 발표했다. A7M5는 새로 개발한 3300만 화소 부분 적층형 엑스모어 알에스(Exmor RS) CMOS 이미지 센서와 2세대 비온즈(BIONZ) XR2 이미지 처리장치를 탑재했다. 빛을 처리하는 속도가 이전 세대 대비 4.5배 빨라져 실시간 인식 자동초점(AF)부터 실시간 추적(트래킹), 색상 정확도 구현 능력 등 전반적인 성능이 향상됐다.
우선 이미지 처리장치와 AI 처리 기능이 통합돼 자동초점 속도와 정확도, 신뢰성 등이 개선됐다. 실시간 인식 자동초점 기능은 인물 자세 예측 기술을 더했다. 카메라가 피사체를 즉시 인식하고 정밀하게 포착한다. 759개의 위상차 검출 측거점은 저조도 환경에서도 피사체 추적이 가능하다.
김재민 팀장은 "초당 최대 60회 자동초점ㆍ자동노출(AFㆍAE) 연산을 통한 고정밀 추적을 지원하면서 최대 초당 30매(30fps) 촬영이 가능하다. 촬영 중 화면 꺼짐(블랙아웃) 현상이 없어 피사체를 놓치지 않고 연속 촬영이 가능하다. 야생 동물, 스포츠 촬영 시 복잡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놓치지 않고 포착한다"고 설명했다.
A7M5의 큰 변화는 AI 기반 자동 화이트 밸런스(AWB) 기능이다. 광원 색역을 추적해 정확한 색감을 구현하는 AI 딥러닝 기술을 적용했다. 피부색과 초목의 녹색, 그늘 등 까다로운 장면 촬영 시에 정밀한 화이트 밸런스를 제공한다. 이는 후반 작업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영상 기능도 강화됐다. 7K 해상도 오버샘플링 후, 4K 영상으로 전환해 높은 화질을 제공한다. 4K 해상도 고속촬영(120p) 모드도 제공하는데 이 때 이미지 센서의 일부만 사용하게 된다. 픽셀 비닝(센서 내 화소 결합 기술) 없는 풀 픽셀 리드아웃(센서 내 화소 전체 활용) 기능을 적용했다.
배터리 효율 및 편의성 개선 돋보여
배터리 효율도 크게 향상됐다. 소니코리아 측 자료에 따르면 A7M5는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협회(CIPA) 테스트 기준 전자식 뷰파인더(EVF) 사용 시 630매, 후면 디스플레이 기준 750매 촬영이 가능하다. 배터리 효율 확대를 위해 절전 모드도 추가했다. 후면 디스플레이 화면의 밝기와 출력을 조절해 전원을 끄지 않아도 장시간 촬영이 가능하다.
사용자 경험 개선도 눈에 띈다. 소니 유저들이 지적한 후면 디스플레이 화소, 회전 각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1M2에 적용된 부품을 그대로 탑재했다. 그 결과 A7M5에는 3.2인치 210만 화소 사양의 3축 멀티앵글 조작이 가능하다. 상하 조작부터 수평 회전 조작이 모두 가능해 사진과 영상 촬영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EVF도 최대 프레임 레이트 120프레임까지 지원한다. 움직이는 피사체를 30연사로 촬영할 때 피사체가 부드럽고 선명하게 보여 정확한 구도 잡기가 가능하다. 세로 UI 기능도 추가돼 카메라를 세로로 돌리면 자동으로 UI가 세로로 바뀐다.
발열 관리 능력도 개선됐다. 이전 세대에 2개였던 시그마(Σ 모양)형 발열 전도체를 4개로 늘렸고, 표면에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해 방열 효과를 높였다. 소니코리아 내부 테스트 기준, 25도에서 90분 촬영, 극한 환경으로 분류하는 40도 환경에서는 60분 촬영이 가능하다. 이전 세대 제품이 40도 환경에서 10분 촬영에 그쳤던 점과 비교하면 6배 향상된 수치다.
최신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점도 돋보인다. 와이파이(Wi-Fi) 6GHz 규격을 지원해 테더링 촬영 시 지연시간이 적은 결과물 확인이 가능하다. USB-C 규격 단자는 PC에 연결하면 4K 30fps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을 제공한다.
A7M5에는 외부 장치 연결을 위한 전용 멀티포트를 빼고, USB-C 규격 단자를 두 개 넣었다. 단자 하나는 고속 데이터 전송과 고속 충전(PD)에 쓰고, 다른 단자는 전송속도는 낮지만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두 단자를 이용해 충전과 데이터 전송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일부 신기능의 이전 세대 지원 여부는 불투명
A7M5 판매가는 359만 9000원에 책정됐다. 2021년 출시된 A7M4의 309만 원 대비 50만 원 인상된 가격이다. 2023년 9월에 출시된 A7CR의 379만 원과 비교하면 가격 격차는 20만 원으로 축소된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A7CM2의 270만 원과 비교했을 때는 약 90만 원 차이다. 성능 향상 범위와 원달러환율(2025년 12월, 평균 1470원 대) 등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폭은 최소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물리적 차이를 제외한 딥러닝 기반 AI 화이트밸런스, 신규 크리에이티브 룩 등 A7M5에 추가된 기능 대부분은 이전 세대에서 쓰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재민 팀장은 “AI 화이트 밸런스는 기존에도 어느 정도 적용돼 있었지만, A7M5는 AI 딥러닝 기반으로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고 가장 유사한 상태의 화이트 밸런스를 찾아준다. 하지만 이미 출시된 제품에 대한 기능 지원 여부는 이 자리에서 언급이 어렵다”고 말했다.
소니는 신기술 적용이 빠르지만, 이전 세대 지원은 소극적인 편이다. A7M4를 출시 이후 A7M3의 후속 지원은 실시간 동물 눈 추적 자동초점 기능이 전부였던 게 대표적이다. 기타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도 신제품 출시 과정에서 기존 제품에 대한 추가 지원이 제한적인 건 마찬가지다. 시장이 소니의 새로운 표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