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나노 "5일 걸리는 반도체 초순수 계측, 실시간으로 혁신" [서울과기대 예창패 2025]
[서울과기대 x IT동아 공동기획] 예비창업패키지 지원사업(이하 예창패)은 유망 아이디어의 창업을 돕는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의 주요 창업지원 사업입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2025년도 예창패 주관기관으로 신생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돕습니다. IT동아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과 함께 성장 중인 유망 스타트업의 면면을 살펴봅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케이나노는 2025년 9월 설립된 에어로 계측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으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생산시스템 및 설계공학(MSDE) 학과 조교수인 곽동빈 대표가 이끌고 있다. 곽동빈 대표는 2023년 미네소타 주립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 온투이노베이션을 거쳐 2024년부터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곽동빈 대표는 현재 필터의 효율법 및 계측법 개발을 연구하는 ‘나노입자공학연구실’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고,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공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시간 모니터링 계측기도 만들고 있다.
며칠씩 걸리는 반도체용 초순수 계측에 ‘실시간 모니터링’ 제안

케이나노의 주력 제품은 산업용 액체 모니터링 시스템인 ICP-MS(유도결합플라스마 질량분석법)를 보완할 수 있는 실시간 분석 장치다. ICP-MS는 액체 상태의 시료에 고온의 플라스마를 가해 원자를 이온화시킨 뒤 질량분석기로 초미량 수준으로 남아있는 원소를 측정한다. 의학, 제약, 화학 등 연구와 산업 분야에서 폭넓게 쓰이지만 계측 후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3일에서 최대 5일까지 소요되는 게 문제다.
곽동빈 대표는 ”ICP-MS는 모든 연구개발 시설에 폭넓게 사용되는 장치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웨이퍼 표면을 연마하는 CMP(기계 화학적 연마) 공정에 쓰이는 초순수의 순도를 검사할 때 쓰인다. CMP 공정은 슬러리(Slurry)라는 액체 연마액을 활용하며 화학 성분과 연마 입자가 같이 들어있다. 연마 성분이 너무 크거나 화학 성분의 비율이 잘못되면 공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ICP-MS로 슬러리를 검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ICP-MS 결과가 나올 때까지 3일에서 5일이 소요되는데, 분석 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며칠 새 해당 공정으로 진행된 웨이퍼는 전량 폐기해야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광학 기반 하이드로졸 계수기가 있지만 수중에 기포가 있으면 계측에 노이즈가 생기고, 20나노미터 이하의 크기나 물속에 녹아있는 이온은 계측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케이나노의 실시간 모니터링 장비는 기존 계측의 한계점을 해결한 설루션이다. 곽동빈 대표는 “에어로졸로 변환해 기포로 인한 노이즈를 원천 제거하고, 액체 성분을 제거한 뒤 검사해 최소 1나노미터에서 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입자도 검출할 수 있다. 전기장을 이용해 입자의 이동성에 따라 나노 입자를 크기별로 구분하고, 나노입자 주변에 응축을 일으켜 입자 사이즈를 증폭해 측정한다”라고 설명했다.
예창패·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사업으로 아이디어 현실화

곽동빈 대표의 아이디어가 시제품을 넘어 양산 단계를 눈앞에 둔 배경에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지원이 있었다. 곽동빈 대표는 “교원창업이다 보니 학교 측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예창패를 통해 달성하고자 한 목표는 나노공학입자연구실의 기술을 상품화하는 과정으로 신청했고,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상업화의 바탕을 마련했다. 창업지원단 측에서는 창업 절차와 과정에 대한 안내, 법인 설립 절차 등에 도움을 받았고, 창업 동기 모임도 주선했다. 대표들과 얘기하며 인터넷에서는 알 수 없는 쏠쏠한 정보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사업을 통해 멘토링을 지원받고, 사업계획서에도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오는 12월 12일에도 2025 창조역량 강화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기존 네트워킹 행사에서도 대표들을 통해 지원 사업이 언제 뜨는지, 연구 사업이나 정부지원 사업화 자금 등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고, 또 투자 시장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투자 심사 때도 어떤 내용을 발표할지, 어떤 개선점이 필요한지도 의견을 받았다. 또 장기적으로 고객 기업으로 둘 만한 곳도 찾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곽동빈 대표는 예비창업 기업들은 물론 학계와의 네트워크도 열어놓고 있다. 곽동빈 대표는 필터 매체 및 시스템 성능 등의 이론과 여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CFR(여과 연구 센터, Center for Filtration Research) 소속 연구원이다. CRF에는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 미네소타 대학,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가 소속돼 있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도 곽동빈 대표의 이름으로 협력 대학으로 등재돼 있다.
또한 3M, 보잉, 어플라이드 머티리얼, 삼성전자, LG전자 등 필터 및 여과 시스템과 관련된 기업 등도 협력 기업이다. 곽동빈 대표는 CFR 소속으로 반도체 업계 관련 기술 추세를 파악하고, 공동 연구 등을 진행하며 케이나노의 기술력을 업계에 알릴 예정이다.
과기대 MSDE 출신 임직원들과 ‘액체 모니터링 표준화’를 꿈꾸다

케이나노는 곽동빈 대표 이외에도 지형우 프로젝트 매니저, 이유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이승우 하드웨어 엔지니어, 조성민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가 함께하고 있다. 이중 지형우 PM을 제외한 세명은 과기대 MSDE 학과 석/박사를 진행하며 곽동빈 대표와 합을 맞추고 있다.
곽동빈 대표는 “우리 학과는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고, 3학년 2학기부터는 캡스톤 디자인 설계 수업을 진행한다. 학부생부터 독립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학습하고, 졸업 후 현장에서도 능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이런 인재들이 케이나노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곽동빈 대표는 “케이나노의 설루션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석유화학등 다양한 산업군에 쓰일 수 있다. 우리의 기술을 액체 모니터링의 표준으로 만들고, 산업 현장에서 혁신을 일으켜 보이겠다”라고 답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