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나노, "에어로졸 기술로 산업 공정에 실시간 모니터링 실현" [서울과기대 x 글로벌 뉴스]

남시현 sh@itdonga.com

[서울과기대 x IT동아 공동기획]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는 예비·초기창업패키지와 메이커스페이스, 글로벌 협업 등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나아가 IT동아와 함께 스타트업의 해외 홍보와 진출을 도울 글로벌 뉴스를 제공합니다.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을 우리나라 내외에 소개합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에어로졸화와 초미세 입자 분석 기술은 환경·대기 과학, 바이오, 공학 등 여러 분야에서 쓰이는 기술이다. 케이나노는 이 기술을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액체 공정 품질 관리용으로 최적화했다. 많은 기업들이 비슷한 아이디어를 갖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구현에 성공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관련 기술을 국산화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곽동빈 케이나노 대표 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MSDE 조교수 / 출처=IT동아
곽동빈 케이나노 대표 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MSDE 조교수 / 출처=IT동아

곽동빈 케이나노 대표는 2023년 미네소타 주립대 기계공학 박사를 취득한 뒤 2024년부터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생산시스템 및 설계공학(MSDE) 학과 조교수로 부임했다. 교수로서 나노미터 크기의 유체 입자를 분석하는 ‘나노입자공학연구실’을 운영하면서도, 본인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곽동빈 케이나노 대표를 만나 전반적인 기술력과 사업화 진행 과정 등을 짚어봤다.

‘에어로졸’ 기반 모니터링 기술로 세계 시장 공략

곽동빈 대표는 박사과정을 마치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에서 산학협력 업무를 진행했고, 이후 반도체 장비 기업 온투이노베이션을 거치며 케이나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곽동빈 대표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에서 반도체 공정 장비에 대한 업무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에어로졸을 활용해 반도체 세척용 초순수의 초미세 입자를 실시간 분석하는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주변의 R&D 엔지니어들도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얘기해서 교원 창업을 시작했다”라고 창업 계기를 밝혔다.


곽동빈 대표가 실제 제작된 에어로졸 모니터링 장비를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곽동빈 대표가 실제 제작된 에어로졸 모니터링 장비를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케이나노의 주력 제품은 산업용 액체 모니터링 시스템인 ICP-MS(유도결합플라스마 질량분석법)를 보완할 수 있는 실시간 모니터링 장치다. ICP-MS는 액체 상태의 시료에 고온의 플라스마를 가해 원자를 이온화시킨 뒤 질량분석기로 초미량 수준의 원소를 측정하는 장치다. 반도체 분야를 포함해 의학, 제약, 화학 등 연구개발부터 산업현장 곳곳에서 활용된다. 곽동빈 대표는 “ICP-MS는 모든 연구개발 시설에 사용되는 장치지만 워낙 고가라서 공용으로 사용하고, 취급을 위한 전문 기술도 필요하다. 또 샘플 이송과 분석에 약 3일에서 5일 정도 소요돼 산업 현장에서 빠른 대응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ICP-MS를 통한 분석과 케이나노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과의 비교 / 출처=케이나노
기존 ICP-MS를 통한 분석과 케이나노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과의 비교 / 출처=케이나노

이를 에어로졸을 기반으로 실시간 분석하는 기술이 케이나노가 개발 중인 장비다. 곽동빈 대표는 “기존의 실시간 장치는 액체에 레이저를 발사해 빛이 산란되는 정도를 기반으로 결과를 낸다. 수중 기포로 인한 계측 상 노이즈도 발생하고 20nm 크기의 입자와 이온도 계측할 수 없다. 이를 기체 상태의 에어로졸로 변환한 뒤 검출하면 최대 1nm의 입자, 이온, 다중 입자까지 검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소금기가 있는 흙탕물을 분석한다고 치자. 이때 소금은 이온 상태며 흙은 알갱이다. 기존의 하이드로졸 방식은 이온을 측정할 수 없고 흙 알갱이만 찾는다. ICP-MS를 활용하면 두 가지를 모두 정밀하게 검출할 수 있지만 실시간이 아니다. 케이나노는 하이드로졸을 기체 상태의 에어로졸로 만들어서 소금 이온과 흙 입자 등등을 크기별로 계측할 수 있다. 곽동빈 대표는 “단점이라면 분석된 나트륨 이온이 소금인지 라면 스프에서 유래됐는지 까지 정밀하게 분석할 수 없다. 정밀 진단 성격보다는 상호보완적 성격의 실시간 모니터링 장비”라고 말했다.

내년 초 본격적인 사업화와 더불어 기술 국산화에도 기여

곽동빈 대표는 이미 에어로졸 방식의 장비의 시제품 개발을 끝낸 뒤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가능성을 확인했고, 환경데이터 분석 및 미세먼지 저감 제어 기술을 개발하는 ‘에이알티플러스(art-plus)’ 와 제품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곽동빈 대표는 “에이알티플러스는 모니터링과 관련된 각종 장비 및 시스템을 생산하는 환경기술 벤처기업이다. 계측 관련 장비는 에이알티플러스가 맡고 에어로졸화 기술 및 설계를 우리가 제공한다. 센서 부분은 특허를 확보했으며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탑재할 예정이다. 향후 유지보수, 공정 레시피 개발 등은 케이나노가 전담한다”라고 설명했다.


케이나노가 참가한 대한민국 물산업 혁신창업대전 2025 / 출처=한국수자원공사
케이나노가 참가한 대한민국 물산업 혁신창업대전 2025 / 출처=한국수자원공사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한국수자원공사의 지원도 시작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반도체 산업과 관련된 초순수 설비 확보를 위해 10년 가까이 연구개발 및 지원을 추진 중이다. 현재 설비 국산화율을 70%까지 달성했고 2030년까지 90%까지 확보하는 게 목표다. 케이나노는 지난 9월 진행된 대한민국 물산업 혁신창업 대전 2025에 참가해 사업화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이를 바탕으로 ‘케이-테스트베드’와 연계된 성능 시험장 제공, 국내외 판로개척을 위한 전시회 참여 지원, 물산업 펀드 연계 투자유치 지원 등을 받는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 역시 케이나노의 성장을 돕고 있다. 곽동빈 대표는 “예비창업패키지를 포함해 다각적인 사업화 및 자금 지원을 받고 있으며, 앞서 데모데이를 통해 투자사들로부터 투자 권유 등을 받고 수정 의견 등도 확인하는 기회를 가졌다. 오는 12월 12일에도 2025 창조역량 강화 네트워킹에 초청하는 등 사업 확산의 기틀을 제공 중이다”라고 말했다.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의 도움으로 일본 ILS 2025에도 참가했다 / 출처=케이나노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의 도움으로 일본 ILS 2025에도 참가했다 / 출처=케이나노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오픈 이노베이션 박람회인 ILS 2025 참가도 지원받았다. ILS는 2024년 기준 세계 주요 대기업 110곳과 스타트업 800곳이 참가해 협업 방안을 논의하는 아시아 주요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이다. 곽동빈 대표는 “12월 1일부터 5일 사이에는 일본 ILS 2025에 참가해 일본 대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제공받았다. 현지에서 인터콤포(Intercompo), 도쿄 일렉트론(Tokyo Electron), 유아사 상사(YUASA Trading) 등의 기업들과 협업을 논의하고 왔다”라고 말했다.

가장 어려운 ‘반도체’벽 넘으면 모든 산업분야로 확산

현재 개발 중인 에어로졸 모니터링 장치는 반도체 기업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곽동빈 대표는 반도체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 2차 전지 및 디스플레이 등 다른 첨단 제조는 물론 바이오, 제약, 정밀화학, 식품 및 화장품에도 장치를 도입할 수 있으리라 본다. 가장 어려운 반도체부터 도전하는 이유는 곽동빈 대표가 필터 매체 및 시스템 성능 등의 이론과 여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CFR(여과 연구 센터, Center for Filtration Research) 소속 연구원이라서다.


필터 관련 이론 및 시스템을 정립하는 여과 연구 센터 (CFR) 관련 소개, 곽동빈 대표도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 출처=CFR
필터 관련 이론 및 시스템을 정립하는 여과 연구 센터 (CFR) 관련 소개, 곽동빈 대표도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 출처=CFR

필터 분야를 연구하다보니 환경 및 가전 기업 참여도가 높지만,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초순수 필터링 기술을 가진 팔(Pall) 코퍼레이션, 클린룸 환경의 미세먼지 모니터링 장비를 다루는 TSI, 재료의 미세 구조를 시뮬레이션하는 매스2마켓(Math2Market) 등의 기업도 소속돼 있다. 곽동빈 대표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술 추세를 파악하고, 네트워킹 등을 가지며 케이나노의 기술력 등을 반도체 기업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케이나노의 내년 목표는 양산 제품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 출처=IT동아
케이나노의 내년 목표는 양산 제품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 출처=IT동아

내년 목표는 제품의 성공적인 양산과 공정 투입, 그리고 해외 수요 창출이다. 곽동빈 대표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초순수 국산화 지원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내년은 에이알티플러스와 함께 양산 제품을 구축한 뒤 이를 실제 공정에 투입하는 것까지가 목표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기업들에도 제품을 소개하고 도입을 권할 예정이다. 내후년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모니터링 장비 전시회인 울트라 퍼실리티(UltraFacility Conference)에 참가해 케이나노의 기술을 알리고, 다양한 산업군에서 액체 모니터링의 표준 기술 기업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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