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IT다] 2025년 12월 1주차 IT기업 주요 소식과 시장 전망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투자를 하려면 기업, 금융가 정보 등 다양한 정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이 발표한 실적과 뉴스에 대한 시장 판단이 투자 흐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기업의 주가 흐름이 좋은지 아닌지 판단하려면 시장의 상황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투자를IT다]는 IT동아가 다루는 주요 IT 기업의 뉴스와 시장 분석을 통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2025년 12월 1주차, IT 산업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주요 기업 소식과 시장 흐름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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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 – 회계연도 2025년 4분기 실적 공개

2025년 12월 4일(이하 미국 기준), IT 인프라 기업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ewlett Packard Enterprise, 뉴욕증권거래소 종목명: HPE)가 회계연도 2025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HPE의 분기 총매출은 97억 달러(약 14조 2255억 원)로 직전 분기 91억 달러(약 13조 3504억 원) 대비 6.6% 늘었다. 다만, 시장이 기대한 매출 예상치 99억 달러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분기 실적은 주니퍼 네트웍스(Juniper Networks) 인수 효과가 견인했다. 네트워킹 부문 매출이 증가하면서 서버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부문의 부진을 상쇄했다. HPE는 주니퍼 네트웍스 통합으로 네트워크 중심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서버 부문 매출이 45억 달러(약 6조 6005억 원)로 직전 분기 48억 달러(약 7조 415억 원) 대비 6.3% 줄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5% 감소한 수치다. 인공지능(AI) 서버 출하 시점 지연과 미국 연방정부 지출 감소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반면, 서버 영업이익률은 9.8%로 개선됐다. 직전 분기 6.4%에서 상승한 수치다.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회계연도 2025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 출처=HPE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회계연도 2025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 출처=HPE

네트워킹 부문 매출은 28억 달러(약 4조 1062억 원)로 직전 분기 27억 달러(약 3조 9618억 원) 대비 3.7% 늘었다. 전년 동기 11억 달러(약 1조 6134억 원)와 비교하면 150% 급증했다. 주니퍼 인수가 네트워킹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네트워킹 부문 영업이익률은 23%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14억 달러(약 2조 53억 원)로 직전 분기 15억 달러(약 2조 2008억 원) 대비 6.7%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12% 줄었다. HPE는 수익이 낮은 비독점 지적재산권(Non-IP) 사업 비중을 줄이고, 고수익인 자체 개발 설루션에 집중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영업이익률은 5%로 전년 동기 7.8%에서 하락했다.

금융 서비스 부문 매출은 8억 8900만 달러(약 1조 3039억 원)로 직전 분기 9억 3800만 달러(약 1조 3757억 원) 대비 5.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1.5%로 직전 분기 10.9%보다 개선됐다.

안토니오 네리(Antonio Neri) HPE 최고경영자는 "주니퍼 네트웍스 인수를 완료하고 AI와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했다. 이는 회계연도 2026년 전략 우선순위를 추진할 모멘텀을 제공한다. 서버 영업이익률은 4분기에 약 10%로 복원됐다. 회계연도 2026년에는 공급망 전문성을 활용해 핵심 부품 공급을 확보하고 가격 관리에 나설 것이다. 디램과 낸드 플래시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부분 시장에 전가하면서 수요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PE의 AI 서버 사업은 성장세다. 회계연도 2025년 기준, AI 서버 주문액은 68억 달러(약 9조 9738억 원)에 달했다. 회계연도 2023년 1분기 이후 누적 AI 주문액은 134억 달러(약 19조 6562억 원) 규모다. 4분기 AI 서버 주문 잔고는 47억 달러(약 6조 8953억 원)로 3분기 37억 달러(약 5조 4268억 원)에서 27% 증가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 회계연도 2026년 3분기 실적 공개

2025년 12월 2일, 사이버 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 나스닥 종목명: CRWD)가 회계연도 2026년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분기 총매출은 12억 3000만 달러(약 1조 8046억 원)로 직전 분기 11억 3900만 달러(약 1조 6709억 원) 대비 8% 늘었다. 시장이 예상한 분기 매출 12억 1000만 달러(약 1조 7753억 원)도 웃돌았다.

분기 실적은 통합형 에이전트 보안 플랫폼 팰컨(Falcon)의 기업 채택 확대와 팰컨 플렉스(Falcon Flex) 구독 모델 성장이 견인했다. 2025년 7월 발생한 소프트웨어 장애 사태 이후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고객 신뢰 회복과 플랫폼 강화에 주력했고, 이번 실적으로 회복세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가 회계연도 2026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 출처=크라우드스트라이크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가 회계연도 2026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 출처=크라우드스트라이크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구독 매출이 11억 7000만 달러(약 1조 7167억 원)로 전체 매출의 94.7%를 차지했다. 직전 분기 10억 7700만 달러(약 1조 5801억 원) 대비 8.6% 늘었다. 전문 서비스 매출은 6550만 달러(약 960억 원)로 직전 분기 6160만 달러(약 903억 원) 대비 6.3% 상승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핵심 지표인 순신규 연간 반복 매출(Net New ARR)은 2억 6500만 달러(약 3887억 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를 10% 이상 상회했다. 총 연간 반복 매출(Ending ARR)도 49억 2000만 달러(약 7조 2168억 원)로 직전 분기 대비 5.4% 성장했다.

팰컨 플렉스 구독 모델을 채택한 계정의 총 연간 반복 매출(ARR)은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9806억 원)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한 규모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플렉스 모델이 고객의 지속적인 기능 확장을 가능하게 만들어 순신규 연간 반복 매출 성장을 가속화한다고 분석했다.

조지 커츠(George Kurtz)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최고경영자는 "엔드포인트(네트워크 연결 장비) 사업 부문 외에도 클라우드 보안, 차세대 신원 인증(Next-Gen Identity), 차세대 보안 정보 및 이벤트 관리(Next-Gen SIEM) 등 모든 사업 부문의 ARR 성장 가속화를 이뤘다. AWS, 코어위브(CoreWeave), 크롤(Kroll) 등 대형 파트너십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시장 리더십을 검증했고,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확신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AI 시장, 낙관론과 회의론 사이

시장조사기업 가트너(Gartner)는 2025년 9월, 전 세계 AI 지출이 1조 5000억 달러(약 2203조 2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 발표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데이터 센터 투자 확대가 지속되고, 벤처캐피털의 AI 투자가 추가 동력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중국 기업들과 신규 AI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투자 확대가 영향을 준 점도 언급했다. 2026년에는 전체 AI 지출이 2조 달러(약 2937조 6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AI가 스마트폰과 PC 같은 제품뿐 아니라 인프라에 통합되는 게 이유다.

하지만 금융투자기업 뱅가드(Vanguard)는 현재 진행 중인 AI 주도 투자는 19세기 중반 철도 개발, 1990년대 후반 정보통신 붐과 비견될 만큼 강력하지만 성장은 제한적이라 분석했다. 관세와 인구 변화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이 남아있고, 근로자 생산성 향상이 아직 광범위하게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뱅가드는 AI 주도 투자가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비율에 따라 2026년 AI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변수는 반도체 부품 가격 상승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데이터 센터 확장에 나서면서 관련 부품 수요가 증가했다. 문제는 메모리 반도체다. 인공지능 연산에 필요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문이 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시장조사기업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DDR5 메모리 가격은 이전 분기 대비 30%~5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품 가격 상승은 기업 투자에 악재다. 기업의 자본지출(Capex) 확대는 기업 이익에 악영향을 준다. 2026년 AI 투자 시장은 기업의 비용 관리 능력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AI 시장은 2026년에도 고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하지만 대부분 시장이 그렇듯, 성장 속도만큼 위험도 빠르게 누적된다. 투자자들은 단기 모멘텀(주가 흐름)에 휩쓸리기보다, 근본적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 가능성과 밸류에이션(주가 가치)의 적정성을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 무분별한 낙관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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