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 합병 ‘AI·웹3 융합해 글로벌 시장 공략’

한만혁 mh@itdonga.com

[IT동아 한만혁 기자]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결합한다. 두나무,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는 지난 11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기업융합을 의결했다. 절차가 완료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일반사업지주사로 변경되며,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 네이버의 손자회사로 편입된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합병한다 / 출처=셔터스톡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합병한다 / 출처=셔터스톡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합병, 지분가치 비율은 약 3:1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합병은 현금 지출이 수반되지 않는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된다. 포괄적 주식 교환은 두 회사가 상호 계약으로 완전모자 관계가 되는 방식이다. 완전모회사는 완전자회사의 주주로부터 주식 전부를 이전받고 그 대가로 신주를 배정하거나 자기 주식을 이전한다.

주식 교환 비율은 복수의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평가받은 기업 지분 가치를 근거로 결정했다. 평가 결과 두나무의 전체 지분가치는 15조 1300억 원, 네이버파이낸셜의 전체 지분가치는 4조 9400억 원로 책정됐다. 전체 지분가치 비율은 3.064569:1이다. 즉 두나무의 기업 가치가 네이버파이낸셜보다 약 3배 크다는 의미다.

각 회사의 발행 주식 수를 반영해 1주당 지분가치를 계산한 결과 두나무의 1주당 가액은 43만 9252원, 네이버파이낸셜의 1주당 가액은 17만 2780원으로 책정됐다. 1주당 지분가치는 각 사의 전체 지분가치를 발행 주식 수로 나눠 계산한다.

이를 고려해 산정한 최종 주식 교환 비율은 1 : 2.5422618이다. 즉 두나무 1주를 가진 주주는 네이버파이낸셜 주식 2.5422618주를 받게 된다. 이에 네이버파이낸셜은 신규 보통주 8755만 9198주를 발행해 두나무 주주에게 배정한다. 총 신주 발행가액은 약 15조 1284억 원이다.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 구조는 크게 변한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19.5%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네이버의 지분율은 기존 69%에서 17%로 낮아진다. 단 송치형 회장과 김형년 부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의 의결권을 네이버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즉 네이버는 46.5%의 의결권을 확보해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배적 지위를 유지한다.

두나무,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 공동 기자간담회 현장. 왼쪽부터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 / 출처=두나무
두나무,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 공동 기자간담회 현장. 왼쪽부터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 / 출처=두나무

AI·웹3 융합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

두나무와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은 합병 배경에 대해 AI와 웹3 융합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두나무의 블록체인 및 웹3 운영 역량과 글로벌 수준의 가상자산 거래량, 네이버페이의 결제 및 금융 서비스 역량, 네이버의 AI 및 검색 인프라, 콘텐츠 및 커머스 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서비스를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는 설명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금은 블록체인 대중화 흐름과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처리하는 에이전틱 AI로 넘어가는 과정이 맞물려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 기회에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을 도모하고자 네이버와 두나무가 함께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 데이터, 기술, 서비스, 자본력을 모두 갖추게 되는 만큼 글로벌 웹3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이번 합병은 양사의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기술 변곡점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 더 큰 도약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웹2와 웹3, AI와 블록체인이 만나는 기술의 융합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회를 찾는데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기술, 지역, 산업 융합을 통해 글로벌 시장 대응을 위한 체급을 갖추어, 팀 코리아,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두나무,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이 힘을 합쳐 AI와 블록체인이 결합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설계하고, 지급결제를 넘어 금융 전반, 나아가 생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 질서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라며 “글로벌 무대에서 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AI, 웹3 등 국내 기술 생태계 활성화도 지원할 예정이다. 최수연 대표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기반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합병 이후 5년간 1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비트, 네이버파이낸셜 / 출처=각 사 홈페이지
업비트, 네이버파이낸셜 / 출처=각 사 홈페이지

20조 원 규모 대형 핀테크 플랫폼 탄생

이번 합병은 3400만 명 이상 사용자와 연 80조 원 이상 결제 규모를 보유한 네이버파이낸셜,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결합이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 약 20조 원 규모의 대형 핀테크 플랫폼이 탄생한다.

합병이 완료되면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웹3 생태계로 확장하면서 수익 구조를 재편하고, 두나무는 네이버라는 든든한 파트너를 확보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와 사업 확장 및 성장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네이버페이와 업비트를 결합한 통합 금융 플랫폼을 기대할 수 있다. 간편결제, 자산 관리, 가상자산 거래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하고,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새로운 결제 방식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합병 시기는 2026년 2분기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이 성사되려면 정부 당국의 승인, 주주총회의 결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사는 우선 관계 법령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정부 당국의 승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양사는 불필요한 논란 방지를 위해 정부 당국 승인 완료 이후 주주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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