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만 중소기업 책임지는 중소기업중앙회, 디지털 전환 출발점은 '두레이'로
[IT동아 남시현 기자] “중소기업중앙회는 1962년 설립됐으며, 전국에 15개 지역 본부와 세 곳의 공제사업센터가 운영 중이다. 조직이 산개해있어 디지털 전환이 쉽지 않은 편이고, 이를 해결하고자 2023년에 나와 한수호 과장을 주축으로 한 디지털 전략 태스크포스(TF)팀이 신설됐다. 해당 TF를 거쳐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내부 정책, 기획 등이 구상됐으며 이 과정에서 협업 툴 Dooray!(이하 두레이) 도입이 결정됐다. 올해는 디지털 혁신 본부가 전면 개편하며 TF팀 자체가 본부 주력 업무로 변경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디지털 혁신 본부는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립하는 디지털전략실, 수립 전략을 바탕으로 정보 시스템을 구축 및 도입하는 정보화추진실, 현재 도입된 인프라 및 서버를 운영하는 정보화운영실로 나뉜다. 앞서 디지털 전략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던 김기범 차장은 한수호 과장과 함께 디지털전략실 소속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주형 과장은 정보화추진실에서 정보화 기획부터 문서 관리, 전자 결재 등을 담당하며, 김민수 과장은 인프라 및 서비스 운영을 담당하는 정보화운영실 소속이다. 우리나라 830만 중소기업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중소기업중앙회의 디지털혁신본부를 찾아 기업 문화 혁신과 협업 툴 도입을 통한 디지털 전환의 시작을 들어봤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 사업 초점··· 디지털 전환에 속도전
중소기업중앙회는 15개 지역 본부 및 세 곳의 공제사업 센터 운영을 포함해 소상공인을 위한 공적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 공제 대출 및 보험 상품 등의 금융 사업을 운영하며 중소기업의 어려움 해결이나 외국인력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들어서는 디지털 전환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디지털전환위원회’를 개최해 현장과 학계 등 각계각층의 디지털 전환 수요를 수렴하고 있다.

현재 중소기업중앙회의 디지털전환 현황은 어떨까. 김기범 차장은 “대표적으로 소개할 사업이 노란우산의 인공지능(AI) 컨택센터다. 노란우산 고객이 180만 명에 달하다 보니 늘 콜센터가 포화 상태여서 클라우드 기반의 AI로 이를 대체 중”이라고 말했다. 한수호 과장은 “준 공공기관 특성상 조사나 통계 업무도 있는데 이런 내부 시스템도 신규 구축하고,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로 자동화하고 있다. 이미 업무에서 기사 스크랩 및 메일링, 정책 지표 수집 후 보고서 작성 등은 자동으로 처리된다”라고 소개했다.
2023년 말 두레이 도입도 디지털 전환 대응이자 업무 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이었다. 김기범 차장은 “내부적으로 순환 보직이 잦음에도 업무가 체계적으로 자산화되지 않았다. 또 문서의 디지털화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위키를 통해 공동으로 표준 문서를 만들고, 업무 일정을 캘린더로 관리하는 식으로 여러 도구를 하나로 합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두레이를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그 이전에는 팀마다 업무 프로그램이 달랐다. 이주형 과장은 “두레이 도입 이전에는 중소기업의 그룹웨어와 웹드라이브, 사내 메신저를 활용했다. 각 부서마다 다른 협업 툴을 활용해 문서를 관리하고, 구글 독스나 카톡까지 잡다하게 사용했다. 협업하려는 의지만 있을 뿐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초기 도입 단계인 개념 증명(PoC)은 길고 꼼꼼하게 이뤄졌다. 김기범 차장과 한수호 과장이 2023년 말 협업 툴 도입을 결정한 뒤 디지털 혁신 본부 전반에서 약 1년 반에 걸쳐 협업 툴을 사용했다. 한수호 과장은 “TF 발령 이후 초기에 두 사람이서 하다 보니 이용 기간이 길었다. 추후 부서가 조정되며 디지털 혁신 본부 전반에서 쓰는 것으로 확산이 시작됐다. 다른 협업 툴도 고려했지만 그룹웨어와 조합해서 쓸 목적으로 두레이가 낙점됐다”라고 말했다.
그룹웨어에 협업 툴 얹는 식으로 연착륙 유도해
도입 과정은 네 명이 각각 역할을 분담했다. 김민수 과장이 기술적으로 접근하고, 김기범, 한수호 과장이 사내 문화 및 변화관리 측면을 담당했다. 전사적으로 문서 관리 체계와 그룹웨어 개편을 이주형 과장이 맡았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말한다.
김민수 과장은 “기술적인 보안 문제는 두레이 쪽에서 지원해줬지만, 그룹웨어에 협업 툴을 얹는다는 형태로 구축하는 것이 힘들었다. 두 개 서비스를 API로 서로 엮어야해 기술팀과 계속 연락했고 우리 서비스만을 위한 API가 제작되기도 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특성상 보안의 우려가 있었지만, 두레이 관리자탭에 보안 설정기능이 지속적으로 추가·개선 되면서 해소됐다”라고 말했다.

김기범 차장은 변화관리 측면에서 “각 부서별로 적합할 기능과 활용도를 분석하고, 부서별로 최적화된 방안을 마련해 직접 교육했다. 그룹웨어와 협업 툴을 어떻게 동시에 활용하는지, 해당 부서에서 추진하는 업무와 특정 활용 방법 등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제안했다. 현재는 전체 부서에서 약 600개 프로젝트가 활성화 상태로 제법 안착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수호 과장은 덧붙여 “전수 대상을 부서 특성에 최적화할 것,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전용 매뉴얼을 제공할 것, 초기에는 빠르게 불만을 잠재울 수 있도록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것. 세 가지가 핵심이다. 헬프 데스크를 거의 두 달간 24시간 운영하며 모든 임직원들이 전달하는 문제점들을 바로바로 해결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임원 일정 관리만 잘 교육하면 임직원들이 알아서 기능을 잘 수행하고 활용한다. 확산의 방아쇠를 찾아서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노하우도 언급했다.
두레이, 전사 도입 후 현재 상황은?
현재는 전사 도입이 완료되어 그룹웨어와 두레이를 함께 쓰고 있다. 두레이 도입이 사내 문화를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김민수 과장은 “최근 인사실 간담회를 갔는데 인쇄물 없이 두레이 위키로 공유하고 발표를 하더라. 현업 부서들 전반에서 출력물이 크게 줄어들며 종이 없는 행정이 진행 중”이라면서 “파일 공유도 과거에는 15개 본부에 각각 전달해야했지만 이제는 공동 편집이나 다운로드 링크만 메시지로 주고받도록 문화가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김기범 차장은 “회의 자료나 상황을 디지털로 주고받으니 점점 더 회의 분위기도 가벼워졌다”고 덧붙였다.

두레이 AI 도입을 통해 사내 업무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김기범 차장은 “정보 유출이 우려돼 기업 내에서 AI를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 역시 디지털 전략 TF가 생긴 2023년부터 AI 도입을 검토했지만 내부적으로 구축해도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향후에 외부 서비스를 써야 한다는 결론만 내고 끝났다. 그런데 마침 두레이 SaaS 내에서 AI를 쓸 수 있어 발빠르게 두레이 AI를 도입했다”라면서 “현재 전 사원이 두레이 AI를 사용 중”임을 강조했다.
이어서 “시중의 여러 모델을 쓸 수 있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면서도 보안 문제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개인적으로는 뉴스를 아카이빙하거나 협업 툴 내 데이터를 요약 및 정리하고, 사내 디지털 전환 흐름을 파악하는 형태 등에 활용한다”라고 말했다.
김민수 과장 역시 “여러 종류의 제규정을 위키 형태로 구축한 뒤 AI로 가공하는 방식으로 현재 14개의 챗봇이 운용 중이다. 내부에도 노란우산 공제 설명서나 전사 규정 등 복잡한 것들이 많은데 사용자가 직접 질문하면 알아서 찾아서 대답하니 활용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단순 메신저나 캘린더 공유를 넘어 두레이 AI 기반으로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기관 내 협업 툴 도입, 앞서 도입한 담당자가 말하는 ‘후기’는?
네 명의 담당자는 협업 툴을 도입하거나, 도입을 앞둔 상황의 기업 담당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조언도 나눴다. 김민수 과장은 “협업 도구 도입은 회사의 업무 전반을 개선하는 작업이다. 임직원들의 적응 과정과 교육에 집중해야 하고, 단순한 솔루션 도입이 아닌 조직문화를 바꾸는 작업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한다. 또 싱글사인온(SSO)을 활용해 다른 도구와 계정을 연동하면 사용 빈도가 훨씬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한수호 과장은 “알아서 쓰겠지라는 생각은 안된다. 협업 툴 자체가 개방적이고 자유도가 높은 서비스라 활용 방법을 공유하지 않으면 쓰는 기능만 쓴다. 또한 데이터가 개인에게 머물러있는 비율이 높은 기업, 기관일수록 협업 도구 도입이 더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데이터를 조직의 자산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주형 과장은 “우리는 그룹웨어와 함께 사용하도록 서비스를 구축해 자연스레 적응할 수 있었다. 업무가 변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구성을 잘 짜야한다. 또한 현재 기업 문화를 조금 더 자유롭게 만들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협업 툴 도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김기범 차장은 “경영진부터 활용해 임직원으로 퍼지는 게 도입 성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소수의 실무진만 사용하면 확산이 매우 어렵다. 또 도구를 하나 더 추가해서 정리할 일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능한 기존 서비스에서 크게 바뀌지 않으면서 개선점만 강조해 거부감을 줄여야 한다”라면서, “우리는 부서별로 맞춤형 교육을 구상해서 제공했다. 부서 특성에 따라 어떤 기능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잘 맞춰주는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디지털혁신본부, 중소기업 전반 위한 혁신 사례 만들것

디지털혁신본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다. 마지막으로 김기범 차장은 “경제단체이자 준 공공기관 특성상 진행하는 사업이 다원화돼 있고, 자연스레 부서별로 업무 단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다양한 정책과 사업들을 서로 녹이고 기관의 추진력과 경쟁력 자체를 강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목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두레이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부서별로 협업할 때마다 프로젝트별 인원을 구축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업무상 절차가 편해지니 마음가짐도 한결 가볍다. 내부 구성원들이 업무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느끼며, 업무 효율을 더 끌어올려 앞으로도 모든 국내 중소기업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