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약근답올핏 "누워서 하는 AI 재활 운동, 건강 약자의 새로운 희망"[동국대 캠퍼스타운 2025]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X IT동아] 동국대학교는 2022년부터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에 참여, 서북도심권 창업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딥테크와 문화 콘텐츠 스타트업을 지원해 2년 연속 창업육성 우수 사례로 선정됐고, 2024년 서울시 캠퍼스타운 성과평가 A+ 등급을 받았습니다. IT동아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과 함께 발전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평소에는 너무 당연해서 의식하지 못하지만, 걷고 뛰고 계단을 오르는 일상적인 동작들이 누군가에게는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특히 노인이나 근골격 질환자들에게 있어 운동이란 필요하면서도 두렵고 어려운 과제다. 혼자서는 운동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매번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따른다.
'운약근답올핏(대표 김남중)'은 바로 이런 건강 약자들을 위한 인공지능(이하 AI) 기반 재활 운동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운동은 약, 근력이 답"이라는 슬로건 아래 쉽고 안전한 AI 기반의 맞춤형 재활 운동을 제공하는 로봇 헬스 바이크 제품인 '라이클(Raycle)'을 개발하고 있다. 15년간 재활 운동 트레이너로 활동하며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화에 나선 김남중 대표를 만나봤다.
- 재활 운동 트레이너에서 기업인으로 전향했다고 들었다. 어떤 계기로 창업을 결심하게 됐나?
: 실제로 본업이 재활 트레이너였다. 그런데 군 생활 중, 제설 작업을 하다가 넘어져 허리 디스크가 생겼고, 수술 후 재활 운동을 경험하면서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e비즈니스 학과를 다니고 있었는데 운동 재활학과로 전과했다.
이후 서울 서초구, 동작구, 강남구 등의 공공기관과 병원, 운동센터에서 재활 운동 지도사로 15년간 활동했다. IT에도 관심이 많아서 2016년 VR 운동 시스템, 운동 분석 카메라 모듈 등의 개발에 참여하면서 IT와 재활 운동의 융합을 계속 생각해왔다.
결정적 계기는 코로나 팬데믹이었다. 센터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회원들을 만나기 힘들어졌는데, 특히 몸이 건강한 사람은 줌이나 유튜브 등을 참고해 운동할 수 있지만 노인이나 근골격 질환자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이 없었다. 누가 옆에서 확인해주고 가이드를 줘야 하는데 그런 서비스를 제공할 방법이 없었다. 그때부터 이 분들을 위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했고, 2021년부터 라이클의 개발에 착수했다.
- 라이클 운동 서비스를 개발하며 어디에 중점을 두었나?
: 세 가지 핵심 목표를 두었다. 첫째는 쉽고 안전한 기구 조작이다. 몸이 불편한 분들이 사용하는 만큼 이용이 쉽고 안전해야 한다. 둘째는 운동 및 재활 효과의 극대화다. 셋째는 보조 인력의 비중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혼자서 운동하는 분들을 돕기 위해 기획한 것이기 때문이다.
라이클은 안마 의자 방식의 간결한 탑승 구조를 갖추고 있다. 기존 운동 장비들은 의자 높이를 맞추거나 사용법을 익혀야 하지만, 우리 제품은 의자에 앉아 페달에 발을 고정하고 벨트를 착용하면 탑승 준비가 끝난다. 그러면 등받이가 뒤로 넘어가면서 크랭크 바디가 무릎 위치에 맞춰 자동으로 위로 올라간다. 이후 발을 밀어 페달을 돌리면 관절 범위에 자동으로 맞춰지면서 운동이 시작된다.

- 예전에도 누워서 하는 운동기구는 있었다. 라이클만의 차별점은?
: 기존 제품들은 단순히 헬스장 자전거를 눕혀놓은 형태였다. 체중이 등받이와 의자에 실려야 페달을 돌리는 데 힘이 제대로 들어가는데, 그냥 누운 자세로는 운동 효과가 떨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등받이는 뒤로 눕히되 페달은 위로 올리는 구조를 만들었다.
다리를 올려주면 침대에 누울 때 무릎 아래에 베개를 넣으면 편한 것처럼 척추에 부담을 주지 않는 편안한 운동 자세가 만들어진다. 이는 15년간 재활 트레이너로 활동하면서 얻은 경험과 다양한 운동 기구를 분석한 노하우에서 나온 것이다.
더 중요한 차별점은 비대칭 운동 기능이다. 오른발은 잘 펴지는데 왼발은 안 펴지는 등 신체 기능의 비대칭 때문에 넘어지거나 다치는 경우가 많다. 라이클은 좌우 페달의 회전 반경을 별도로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좌측 페달은 10cm, 우측은 7cm로 설정해 각 다리의 관절 가동 범위에 맞는 맞춤형 운동을 제공한다. 로봇이 페달 회전을 견인해주면서 비대칭을 개선하는 재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AI 기술은 어떻게 적용되었나?
: ‘AI 로봇 보조 트레이너’라고 부르는 시스템이 핵심이다. 사용자의 인체 현황을 분석하는 것이 1차 기능이고, 이를 바탕으로 비대칭 개선이나 운동 동작 추천, 기기 부하 조절 등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또한 운동 중 얼굴색이 창백해지거나 컨디션이 나빠지는 것도 감지한다.
이를 위해 8가지 이상의 IoT(사물인터넷) 센서를 탑재했다. 향후에는 네트워크 기능을 활용해 전국에 설치된 기기들을 온라인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원격으로 안전 대응을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사용자는 최적의 운동 효과와 안전을 보장받고, 관리자는 한층 효율적인 제품 관리를 할 수 있다.

- 운동효과를 높이려면 관련 콘텐츠도 필요하다. 어떤 것을 준비했나?
: 신체 기능의 차이에 따라 맞춤형 운동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운동 동작을 보여주며 운동을 진행하는 트레이닝 모드 및 8종의 미니게임을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신체 운동 기능의 측정 및 평가를 할 수 있다. 이를 운동 시의 기초 데이터로 활용하며 운동 전후 비교도 가능하다.
그리고 근력 및 근지구력, 좌우 다리 길이 및 근력 편차, 운동 진행 등의 이용자 데이터를 표준 데이터와 비교해 등급을 매기고 시각화해서 제공하는 운동 데이터 시각화 기능도 개발했다.
- 실제 의학적 효과를 검증했나?
: 2024년 국제성모병원에서 성능 시범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 근력 비대칭 및 관절 가동 범위 개선, 사용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신전 토크 비율이 평균 8.05 감소했다. 쉽게 말하면 운동 전후를 비교했을 때 양쪽 다리의 펴는 힘이 더 균형을 이루게 되었다는 의미다. 이용자의 신체에 긍정적인 효과, 즉 재활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그 전에도 2022~2023년 광주 라이프로그 건강관리소에서 150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피드백 조사를 진행했는데,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36점이었고 146명이 재참여를 희망했다. 이용은 쉬운데 힘이 많이 들어가서 운동 효과가 높다는 반응을 많이 받았다. 그 외에도 스포츠 재창업 지원 사업을 비롯해 여러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됐고, 상도 많이 받았다.

-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 어떻게 극복했나?
: 재활 트레이너나 연구자로서의 역량은 있었지만 사업화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었다. 투자 유치나 마케팅이 특히 어려웠다. 기구가 특수하다 보니 벤치마킹할 제품도 없어서 개발 비용도 많이 들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종 국가 정책 과제를 수행했고, 특히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거의 하나도 빠짐없이 들었다. 선배 창업가의 스토리, 세무회계 및 마케팅 팁, AI 사용법 등 창업에 필요한 전반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컨설팅과 멘토링 서비스를 통해 많은 인사이트도 얻었다.
업력 5년 정도 되니 어지간한 내용은 알게 됐고, 최근에는 투자사들로부터 시드 투자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사업화를 목표로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 현재 개발 단계는 어디까지 왔나? 향후 계획은?
: 2021년 초기 시제품을 개발한 이후 지속적으로 개량과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현재는 상용화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며, 올해 12월까지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내년 1월부터는 각종 전시회를 통해 제품을 알리고, 상반기 중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재활운동센터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청취하며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2025년 창업중심대학 정부 사업에도 선정돼 상용화 시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회사 로고는 성장을 위한 사다리, 다양성을 뜻한 무지개를 상징한다. 다양한 건강 상태에 있는 분들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걷기, 뛰기, 물건 들기 같은 일상적인 활동이 어떤 분들에게는 큰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15년간 지켜보며 체감했다.
앞으로도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헬스케어 기업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겠다. 건강 약자들이 안전하고 쉽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AI와 로봇 기술을 통해 재활 운동의 접근성을 높이고, 더 많은 분들이 운동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