릿툰 “네이버 웹툰처럼 숏툰의 대명사 되고 싶어요” [동국대 캠퍼스타운 2025]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X IT동아] 동국대학교는 2022년부터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에 참여, 서북도심권 창업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딥테크와 문화 콘텐츠 스타트업을 지원해 2년 연속 창업육성 우수 사례로 선정됐고, 2024년 서울시 캠퍼스타운 성과평과 A+ 등급을 받았습니다. IT동아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과 함께 발전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바야흐로 숏폼(Short-form) 시대다. 1분 남짓의 짧은 영상이 콘텐츠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짧은 콘텐츠는 영상을 넘어 웹툰 시장에도 영향력이 확대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4 만화산업백서'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웹툰 이용률은 20.9%로 카카오웹툰(20.8%)을 처음 추월했다. 2021년 5.9%에 불과했던 시장이 3년 만에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인스타툰 검색량은 234만 건에 달한다. 20컷 이내로 짧고 가볍게 감상 가능한 웹툰, 숏툰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숏툰의 인기에 속도가 붙으며 작가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단편 작품 위주여서 작품성을 인정받기 어렵고 수익화 구조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 노출 구조는 불명확한 알고리듬 기반이라, 작품성이 우수한 숏툰이라 해도 주목받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다. 이런 시장의 틈새에 주목한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숏툰(Shorts-toon) 전문 플랫폼 릿툰(LitTOON)이다.

릿툰은 1컷부터 최대 20컷 이내의 짧은 웹툰, 숏툰을 전문으로 다루는 플랫폼이다. 숏툰을 더 이상 변방이 아닌, 콘텐츠 시장 주류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릿툰은 2025년 11월 중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작가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릿툰의 서비스 전략과 계획은 무엇일까? 정식 서비스 전 마무리 작업에 한창인 박햇님 릿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인스타툰이 취미가 아닌 작품으로 대우받아야
“좋은 인스타툰 작품이 많지만, 플랫폼 특성상 작가의 작품 활동이 ‘취미’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인스타그램의 사용 편의성도 문제예요. 독자들은 작가의 작품을 보기 위해 팔로우하지만, 피드에는 개인 게시물이 함께 노출되죠. 작가는 여러 작품을 연재하더라도 카테고리별로 구분해 보여주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작가가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지속할 공간과 팬들이 작품에 집중 가능한 환경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박햇님 대표는 작가와 독자가 모여 작품을 즐기고 편하게 소통하는 공간의 필요성을 느껴 릿툰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인스타툰처럼 1컷에서 20컷 이내의 짧은 만화 콘텐츠를 ‘숏툰’으로 분류해 다루면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인스타툰이 게재되는 인스타그램은 2025년 2분기 기준, 전 세계 월간 활성 사용자가 30억 명 이상인 소셜미디어로 파급력이 크다. 하지만 웹툰을 연재하거나 감상하기 위한 플랫폼은 아니어서 불편함이 따른다. 예로 해시태그 검색이 아닌 키워드 검색이 불가능해 원하는 콘텐츠 검색이 어렵다. 작가의 일상과 작품이 뒤섞여 작품에 집중이 안 되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릿툰은 숏툰 전문 플랫폼으로 3가지 차별화 전략을 마련했다. 인스타그램이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를 독자, 창작자 모두에게 경험하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
첫 번째 차별 요소는 '분리'다. 인스타툰을 감상하는 인스타그램 독자 다수는 불편해도 자신의 신상이 노출되지 않는 부계정을 사용한다. 본계정을 사용하면 팔로우나 활동 이력이 주변에 노출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릿툰은 가입자가 익명으로 자유롭게 작품을 감상하도록 설계했다. 댓글과 질의응답 같은 소통 기능도 갖췄다. 개인의 취미와 일상을 분리하고 싶은 현대인의 욕구를 채워주는 전략이다.
릿툰이 추구하는 또 다른 차별 요소는 ‘성장’이다. 릿툰은 플랫폼에 처음 진입하는 루키 작가들이 프로 작가로 성장하기 위한 육성 공간을 지향한다. 박햇님 대표는 "내 작품을 알리는 공간으로 한정하고 싶지 않아요. 비슷한 성향의 작가를 모아 기획전을 열거나 팬미팅을 지원하면서 작가 개인이 성장 가능한 기회의 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데이터 분석도 릿툰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숏툰 전문 플랫폼이라는 이점을 살려 숏툰을 즐겨 보는 작가 및 독자 대상 맞춤형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 작가와 독자의 의견을 받으며 서비스 고도화 작업에 한창이다.
릿툰은 창작자들의 수익화와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에도 힘을 쏟았다. 인기 숏툰 작가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한 굿즈 판매가 대표적이다. 인기 숏툰을 광고에 활용하려는 광고주와 작가를 연결하는 에이전시 역할도 계획 중이다. 광고 에이전시 사업은 광고대행사 출신인 박햇님 대표의 현장 경험이 반영됐다. 박햇님 대표는 “검색이 어려운 소셜미디어의 특성으로 인해 광고주가 원하는 작가를 선별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어요. 하지만 릿툰은 데이터 기반 분석을 바탕으로 광고주의 요구에 맞는 작가 추천이 가능합니다”라고 말했다.
'신뢰'와 '전문성'으로 도전 과제를 넘다
신생 콘텐츠 플랫폼이 헤쳐 나가야 할 길은 만만치 않다. 플랫폼에 작가를 모아 작품을 게재하고, 독자를 유입시키는 게 도전 과제다. 서비스를 관리하고 새 기능을 추가하기 위한 개발 인력 충원도 필요한 상황이다. 박햇님 대표는 "작가들에게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내도 신생 플랫폼이라 신뢰를 얻기 어렵습니다.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야 되는데 릿툰의 가치에 공감하는 유능한 개발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현실적인 어려움이에요"라고 말했다.
릿툰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먼저 릿툰은 콘텐츠 업계에서 12년 동안 경력을 쌓은 전문가를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로 영입했다. 콘텐츠 업계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가 합류하면서 작가와 독자 양쪽을 모두 설득해야 하는 복잡한 마케팅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햇님 대표는 "플랫폼 사업 성장을 위해 마케팅 역량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콘텐츠 업계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갖춘 전문가의 합류로 독자와 작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됐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릿툰은 풀스택(개발과정 전체) 개발자 추가 채용에 나섰다. 인재 확보를 통해 릿툰 커뮤니티 구축을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 외에도 작가와 소통하며 릿툰의 기능을 확장하는 일도 병행한다. 박햇님 대표는 2024년부터 100명 이상 작가를 만나며 릿툰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의견을 받았다. 주부, 직장인, 개인사업자 등 다양한 분야의 숏툰 작가를 만나며 사업 모델의 기틀을 다졌다.
릿툰을 '숏툰'의 대명사로 만들고 싶어요
릿툰은 KAIST 오픈벤처랩 프로그램에서 장려상, W-스타트업 데모데이에서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숏툰 플랫폼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청년 커뮤니티 업체, 웹툰 제작사, 캐릭터 제작사 등과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판로 개척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진출을 대비해 베트남 현지 기업과도 협력 관계를 맺었다.

릿툰은 숏툰 플랫폼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2025년 동국대 캠퍼스타운 입주 기업에 선정됐다. 동국대학교는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사무공간 지원, 기업 운영에 필요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박햇님 대표는 “물리적 지원 외에도 소통 창구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는 점이 큰 힘이 됩니다. 캠퍼스타운 내에 웹툰, 애니메이션 관련 관계자들이 많은 점도 매력적입니다.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의 멘토링 및 지원 프로그램 덕분에 릿툰 플랫폼이 더 단단하게 구축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웹툰의 대명사가 되었듯, 릿툰이 숏툰의 대명사가 되고 싶습니다. 온 국민이 잠들기 전 습관처럼 릿툰의 콘텐츠를 보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숏툰 분야에서 1등 서비스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릿툰의 목표는 일상에 깊숙이 스며드는 필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다. 목표 달성을 위해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작가와 독자의 반응에 즉각 대응하는 파이프라인 구축에 나선다. 박햇님 대표는 “재미는 기본이고 릿툰만이 제공 가능한 차별화된 경험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요. 짧지만 빛나는 작품들이 제대로 평가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쓰겠습니다”라고 말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