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시간과 비용 드는 보험심사…AI로 전환해 효율 높인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하루에도 수많은 보험급여 신청을 위해 전담 직원이 붙어 업무에 매달려야 합니다. 심사 담당자들은 수천 개에 달하는 급여기준을 숙지하고 수시로 바뀌는 개정사항도 파악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복잡한 규정을 완벽히 숙지할 수 없고 익숙한 심사 기준으로 업무를 수행해도 실수가 발생합니다. 이마저도 담당 인력이 부족해 원활하지 않은 실정입니다"
인천 소재 한 종합병원 보험심사팀장의 하소연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들은 연간 16억 1700만 건에 달하는 보험급여를 신청한다. 경제적 규모로 환산하면 116조 7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하루에도 사람이 수백, 수천 건의 보험심사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고, 이는 병원의 수익 감소와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매년 강화되는 보험급여 심사 기준으로 업무의 복잡성은 더해간다. 인구감소로 보험심사를 담당할 전문인력도 꾸준히 줄어든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보험심사 업무에 AI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복잡한 보험심사 업무 효율 AI로 제고
보험급여 심사 기준 강화로 삭감액이 발생할수록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병원과 지방병원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무엇보다 인력에 의존해 보험급여 심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청구 누락, 코드 오류, 불승인 등의 문제는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AI는 이같은 인력 기반의 보험심사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일 기술로 주목받는다. 병원 내 수천 건의 진료 기록과 처방전, 검사 데이터 등 복잡한 문서를 분석해 보험 청구 누락이나 거절 가능성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기 때문이다. 자동으로 진료비 청구서와 관련 서류를 점검하고, 문제 가능성이 있는 항목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기존 심사 인력이 놓치기 쉬운 부분도 보완한다.
덕분에 병원은 인력에 의존하던 기존 보험심사 프로세스를 AI 중심으로 바꾸고, 사람이 최종 검수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병원 운영비 절감, 업무 속도 향상, 심사 오류율 감소라는 선순환 형성이 가능하다. 의료진이 진료와 연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기대된다. 각 의료기관이 AI 도입과 활용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HF 2025 디지털 헬스테크 전시회'에서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기술은 AI다. 일례로 전시회 현장에서 보험심사 지원 AI 에이전트 ‘메드클레임(MedClaim)’을 DK메디컬시스템과 함께 선보인 씨지인사이드 부스에는 대형병원 심사팀장들과 보험심사청구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연이어 기술을 시연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씨지인사이드는 메드클레임을 선보이기 전 법률·규제·정책 특화 AI 서비스 ‘아이호퍼-xAI’를 선보인 AI 전문 기업이다. 아이호퍼-xAI는 우리나라 국회의 법률안과 회의록뿐만 아니라 각종 정책과 규제를 정리하고 해석해 주는 AI 에이전트다. 법령과 판례, 수백만 건의 학술 논문 데이터도 다룬다.
씨지인사이드는 연간 10억 건이 넘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는 아이호퍼-xAI를 개발하며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의료 분야에 적용, 메드클레임을 선보였다.
메드클레임은 보험급여 심사 업무를 수행할 때 실제 급여기준 원문에서만 답변을 생성하며, 반드시 명확한 출처를 함께 제시한다. 환자 유형이나 의료 행위, 약제 등 보험심사의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복잡한 청구 건에서도 정확한 결론을 도출한다. PDF·HWP 등 다양한 포맷의 의료 문서를 자동 인식하고 분류하며 의료 문서의 문맥(Context)을 이해하는 고도화된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전병훈 씨지인사이드 AI팀장은 “KHF 2025 디지털 헬스테크 전시회에서 보험심사 업무를 돕는 AI 에이전트에 대한 각 의료기관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보험급여 심사팀장이나 보험심사청구사들이 실증서비스를 요청해 이달부터 종합병원, 대학병원, 국립의료원 등을 대상으로 메드클레임 실증을 시작한다”며 “메드클레임은 HIPAA(미국 의료정보보호법) 및 ISO27001 기준을 준수하도록 설계해 환자정보 유출이나 시스템 해킹 위험을 최소화했다. 향후 메드클레임에 심사 지원 기능뿐만 아니라 불승인 이의신청 자동화 기능까지 추가해 전자의무기록(EMR) 연계 솔루션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향후 API 개발을 통해 병원의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과 직접 연동해 진료 기록 단계에서부터 삭감 가능성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빌트인(Built-in)' 솔루션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각 의료기관이 보험심사 업무의 전 과정을 AI를 중심으로 전환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