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스케쳐스 "누구나 3분 만에 웹사이트 제작 가능"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타운]
서울시립대학교는 2022년부터 '서울 임팩트(Seoul Impact)' 사업을 시작으로, '가장 서울다운 영향력, 가장 세계적인 가치'를 비전으로 내세워 청년 창업과 지역 혁신을 선도합니다. 특히 AI 기반 도시혁신과 소셜임팩트 분야의 스타트업을 집중 지원하며, 기술과 사회적 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에서 지역활성화 분야 우수 사례로 선정됐으며, 2024년 서울시 캠퍼스타운 성과평가에서 A+ 등급을 획득했습니다. 이에 IT동아는 서울시립대학교가 육성 중인 AI 스타트업들의 성장 스토리와 혁신 성과를 소개합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웹사이트 제작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전문 개발자를 고용하거나 복잡한 웹빌더 서비스를 익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게는 웹사이트 제작과 유지보수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큰 부담이 된다.
데이터스케쳐스(대표 최신범)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6월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디스켓(D-SKET)'이라는 노션(협업 도구) 기반 웹사이트 제작 플랫폼을 개발해 누구나 쉽게 웹사이트를 만들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8월 베타 서비스 출시 이후 100여 명의 테스터가 이용 중이며, 지난달에만 약 7만 트래픽을 기록했다. 취재진은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타운 사무실에서 최신범 대표를 만나 웹사이트 제작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이들의 도전을 들어봤다.
- 개발자 출신이라고 들었다. 어떤 계기로 창업까지 이르게 됐나?
: 저는 삼성 SDS를 비롯한 대기업의 빅데이터 프로젝트에서 데이터 엔지니어로 일했다. 안정적인 직장이었지만 항상 창업에 관심이 있었다. 회사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나만의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고 싶었다.
돈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에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저에게는 더 큰 의미였다. 실제로 개발자로 일하면서 돈도 벌어봤는데, 그게 전부는 아니더라. 2023년 말부터 창업을 준비했고, 올해 서울시립대 컴퓨터과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하면서 캠퍼스타운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법인 설립은 올해 6월에 했다.
- 노션 기반의 웹사이트 제작 서비스라니, 참 독특하다. 왜 하필 노션이었나?
: 노션은 현재 전 세계 사용자가 1억 명을 넘었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고, 특히 한국은 글로벌 사용량 2위다. 20~30대 사이에서는 일반적인 협업 도구로 완전히 자리 잡았고, 대기업에서도 널리 사용한다.
문제는 노션이 내부 관리에 철저하다 보니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외부로 표현하려면 2차 가공이 꼭 필요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워드프레스나 아임웹 같은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으면, 노션에 있는 내용을 또 다시 그쪽에 작성해야 한다. 이런 번거로움을 없애고 노션의 포텐셜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원클릭 홈페이지 제작 서비스를 구상했다. 서비스명은 옛날에 쓰던 플로피 디스크의 명칭에서 따온 '디스켓(D-SKET)'이다.
- 디스켓의 구체적인 작동 방식이 궁금하다. 어떻게 사용하나?
: 사용법은 정말 간단하다. 먼저 노션과 디스켓을 연동한다. 그 다음 원하는 템플릿을 선택하면 기본적인 홈페이지 골격이 자동으로 완성된다. 그러면 사용자는 노션에서 편하게 글만 쓰면 된다. 기존에 노션에 있던 데이터를 붙여넣기 하는 것만으로도 홈페이지 콘텐츠가 채워진다.
가장 큰 장점은 실시간 연동이다. 노션에서 내용을 수정하면 웹사이트에 바로 반영된다. 기존의 제작 도구들은 사용자가 각종 변수를 일일이 지정해야 했지만 디스켓은 그런 번거로움이 없다.
- 그럼 단순히 노션 내용을 웹사이트로 옮기는 것뿐인가? AI는 어떤 역할을 하나?
: 단순한 복사 붙여넣기가 아니다. 우리 서비스는 사용자가 가진 글쓰기 패턴이나 스타일을 AI가 분석한다. 사용자마다 각기 다른 스타일을 인식해서 그에 맞는 콘텐츠를 재가공해 홈페이지에 최적화된 형태로 채워 넣는다.
예를 들어 이벤트를 자주 개최하는 회사라고 해보자. 이전에는 이벤트 페이지를 만들 때마다 웹 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가 필요했다. 개발자 2명의 월 인건비만 약 500만 원 정도가 들었다. 하지만 디스켓을 이용하면 템플릿을 선택한 후 노션에 이벤트 일시, 스케줄, 주제, 개최 장소, 팀원들 간의 회의 내용 등의 정리만 하면 된다. 심지어 녹취록만 있어도 된다.
예전 같으면 회의 후 이를 정리한 보고서를 따로 만들어야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같은 방법으로 이벤트 페이지 외에도 기획 페이지, 홍보 페이지, 상품 소개 등 다양한 웹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다.
- 프로그래밍이나 웹디자인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사용할 수 있다는 건가?
: 정확하게 보셨다. 사용자가 프로그래밍을 몰라도 상관없으며 별도의 웹 디자이너도 필요하지 않다. 노션만 사용할 줄 알면 된다.
실제로 우리 고객 중에 이벤트 대행을 하는 분이 있는데, 매주 새로운 이벤트 콘텐츠가 나온다. 자사 웹사이트에 이를 적용하려면 원래는 개발자 2명이 필요했고 약 500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디스켓을 이용하면서 개발자 없이도 기획자가 원하는 형태로 바로바로 글을 쓸 수 있게 됐다. 내용도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 템플릿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 템플릿은 디자인 및 산업군별로 나뉘어 있다. 현재 8개의 템플릿을 제공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100개로 늘릴 예정이다. 로봇(Robot) 템플릿은 연구실이나 스타트업용이고, 컴퍼니(Company) 템플릿은 기업 소개용, 갤러리(Gallery) 템플릿은 포트폴리오용, 그리고 문서&포트폴리오(Docs & Portfolio) 템플릿은 문서나 작품집용이다.
중요한 건 이 템플릿들이 전문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것이라는 점이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면 초보자들은 당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각 상황에 최적화된 템플릿을 제공하므로 이런 고민을 줄일 수 있다.
- 기존의 웹빌더 서비스나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 기존 방식은 생성형 AI 기반이라고 해도 사용자가 상당 부분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웹빌더 서비스의 경우 데이터베이스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게시판이나 공지사항 등의 서비스를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는 노션을 통해 무제한 페이지 생성이 가능하다. 채워 넣을 콘텐츠를 만드는 것 외에도 게시판이나 공지사항 등의 기능까지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디자인까지 포함된 콘텐츠를 의미한다.
또 하나 중요한 차별점은 다른 유사 서비스들은 외부 AI 모델을 이용하지만, 우리는 자체 개발 모델을 사용한다. AI의 편리함과 전문가의 노하우를 동시에 원한다면 디스켓을 이용하면 된다.
- 현재 서비스 현황은 어떤가? 어떤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나?
: 8월에 베타 서비스를 출시한 후 100여 명의 테스터가 이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약 7만 트래픽을 달성했다. 현재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반의 웹서비스로 제공되고 있으며, 고객이 요청하면 구축형 솔루션도 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새로 웹사이트를 만드는 분들뿐만 아니라 기존 웹사이트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던 분들에게도 호응도가 높다는 것이다. 웹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관리가 어려워서 고민하던 분들이 많다. 특히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대표님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직 서비스 초반이라 아주 큰 매출 성과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서 희망이 보인다.
- 스타트업 운영에는 여러 어려움이 있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 저는 개발자 출신이라 마케터는 아니었다. 뭔가를 만드는 건 쉬운데, 만든 후에 파는 기술이 없었다.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실제로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팀원들 간의 활발한 소통과 외부 파트너들과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대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부분들로 헤쳐 나가고 있다.
인력이나 자금 문제는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다. 현재 예비창업패키지 2단계까지 선정이 완료됐고, 서울시립대 캠퍼스타운에서 입주 공간을 제공받고 있다.
- 서울시립대 캠퍼스타운의 지원은 실제로 어떤 도움이 됐나?
: 업무 공간 제공도 좋았지만, 세미나의 질이 정말 높았다. 다른 곳에서도 세미나를 많이 들어봤는데, 서울시립대 캠퍼스타운에서 제공하는 전문가 초빙 세미나의 수준이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다.
AI 관련 교육은 물론이고, 회사 경영에 필요한 마케팅, 세무, 정부 정책 관련 정보 등을 캠퍼스타운 매니저님들의 노력 덕분에 많이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유저 데이터 분석 기법을 배운 게 큰 도움이 됐다.
전시회 등을 비롯한 행사 참여 기회도 제공될 것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코트라(KOTRA)를 통한 해외 시장 타진 기회도 이용할 예정이다. 해외 시장 관련 네트워킹 행사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 향후 계획은? 어떤 기능들이 추가될 예정인가?
: 현재는 고객 피드백을 기반으로 내부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곧 추가될 기능으로는 결제 기능이 있다. 금전적인 결제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그리고 현재는 텍스트만 자동 생성되지만, 향후 이미지 생성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모델 고도화도 차근차근 진행할 계획이다. 자체 개발 AI 모델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이번 연도 말에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다. 내년 초쯤 한국 시장 검증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후 미국, 일본 등의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고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AI 시대가 열리면서 예전에는 전문가들만 할 수 있었던 복잡한 작업을 일반인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웹 디자인이나 웹 관리도 마찬가지다. 디스켓은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한 서비스다.
전문 용어를 모르고 기술이 없더라도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우리가 큰 도움을 드릴 수 있다. 웹사이트 관리가 어려운 분들께 우리 서비스를 추천하고 싶다. 특히 비영리 목적으로 사용하고 계신다면 언제든지 문의 주시기 바란다. 무료로라도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