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공감 디지털 경영 혁신, NHN두레이가 한몫해
[IT동아 남시현 기자] 코로나 19가 바꾼 것 중 하나는 업무 환경이다. 특수한 작업 환경으로 여겨지던 비대면 근무는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화상회의와 협업 툴 같은 디지털 업무 환경도 기본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준정부기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보안이나 도입 절차가 까다로운 기관에서는 여전히 신규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렇다 보니 활용 소프트웨어가 파편화, 노후되는 것은 물론 기업 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이하 생기원)은 일찍이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소프트웨어 전환을 통한 업무문화 혁신을 추진해 왔다. 생기원은 대한민국 제조업 혁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원천기술 개발을 넘어 지역별 중소·중견 기업들이 실제 제품 생산에 혁신 기술을 도입하고 사업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민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디지털정보혁신실장을 만나 생기원의 디지털 전환 현황과 협업 툴을 활용한 기관문화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조 기술 지원에서 성장 가능한 AI 제공이 목표인 KITECH
이민기 실장이 생기원에 합류한 지는 올해로 12년 차다. 그는 앞서 국내 중견 시스템 통합(SI) 기업에서 분석 및 설계 업무를 진행했고, 2013년 10월 생기원에 합류했다. 이민기 실장이 소속된 디지털정보혁신실의 주요 업무에 대해 먼저 물었다. 이민기 실장은 “디지털정보혁신실은 기관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종합정보시스템 구현을 위한 전산, 인프라, 보안, 네트워크 등을 전반적으로 책임진다. 또 디지털 업무 혁신에 따른 기획이나 프로젝트도 복합적으로 수행한다”라고 부서를 소개했다.
생기원은 ▲ 뿌리기술과 차세대 공정 기술을 연구하는 지능화뿌리기술연구소 ▲ 제조 및 로봇 기술 협업, 섬유 솔루션 등을 개발하는 인간중심생산기술연구소 ▲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술 및 순환 체계를 연구하는 지속가능기술연구소 세 곳을 핵심으로, 지역 특화 산업 지원을 위한 현장밀착형 기술 혁신 거점으로 전국 7곳에 실용화본부를 두고 있다. 6곳의 국가 위임 센터와 네 곳의 해외 조직도 산하에 있다. 전국 각지에 연구소와 본부가 배치된 기관 특성상 원활한 소통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라도 디지털화가 꼭 필요하며, 디지털정보혁신실은 이들의 중심에서 원활하게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관리자 역할을 한다.
각 지역별로 어떻게 소통하고 있을까? 이민기 실장은 “월별로 연구소장, 본부장, 부장 등이 참여하는 전략회의와 이슈협의, 연구총괄심의위원회가 정례로 열리며, 지역 간 대면 회의나 화상회의도 각각 진행된다”라면서, “코로나 19 이전에는 다 대면으로 진행했고, 외부 메신저나 메일 등을 보조로 사용했다. 그러다 코로나 19 이후 비대면 회의가 기본으로 정착하며 두레이 메신저와 메일, 화상회의가 활발하게 쓰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구축형 대신해 SaaS 도입, 결론적으로 긍정적 결과”
생기원이 두레이를 도입한 시점은 2021년 8월이다. 기업들도 이제 막 협업 툴을 도입하고, 기관에서는 도입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시점이었다. 그렇지만 비대면 업무를 하기에는 메일 시스템이 지나치게 낙후됐고, 때마침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민간 클라우드 선도이용 지원 사업으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용을 지원해 두레이를 도입하게 됐다.
이민기 실장은 “기존의 메일 시스템은 구축형이었고, 10년 이상 사용해 교체 연한이 도래한 상황이었다. 용량도 5GB에 불과하고 메일 서버가 다운되기도 부지기수였다. 때마침 NIA에서 전환을 지원해 NHN두레이 도입을 결정했다. 처음에는 메일만 교체하려 했으나 연구자들을 위한 드라이브나 메일 등 업무 공유에 도움을 줄 기능들이 많아 협업 툴까지 함께 도입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기관 내 협업툴 도입이 극초기인 시절이어서 도입 자체는 신중했다. 우선 디지털정보혁신실부터 2달 동안 SaaS가 사내 서비스에 적합한 지 시험했고, 두 달 뒤에는 메일 서버까지 옮겼다. 이민기 실장은 “기존에 쓰던 메일 시스템의 기술적 문제는 물론 보안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SaaS를 활용하면 최신 보안이 계속 유지되므로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내부적으로도 반응이 뜨거웠다. 메일함 용량이 5GB에서 30GB로 늘었고, 모바일에서도 VPN 등 복잡한 절차 없이 자료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도입 규모는 출연(연) 중 최다 인원, 전체 확산에는 1년 걸려”
생기원은 현재 약 3000개의 라이선스를 확보 중이며, 이는 25개 출연(연) 중 최대 수준이다. 도입 규모가 큰 편이지만 메일과 메신저는 도입 즉시 전사 차원에서 적응했고, 프로젝트와 캘린더, 위키 등의 기능도 1년 만에 충분히 확산했다. 전사 차원에서 사용 방법에 대한 교육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사용자 안내나 활용 홍보만으로도 다들 사용 방법을 잘 숙지했다고 한다.
이민기 실장은 “연구자나 IT 부서에서 특히 드라이브와 프로젝트 등을 많이 쓴다. 전자연구노트는 실적 연계가 필요해 여전히 별도로 쓰이고, 전자결재 역시 시스템 연동 특성상 자체 개발된 프로그램을 쓰고 있다. 그래도 연구자들의 프로젝트나 과제 협업은 두레이 프로젝트로 작성하고 공유된다. 또한 캘린더에 원장, 부원장 일정이 주요 보직자들에게 공유되도록 설정해 부재로 인한 업무간 혼선도 크게 줄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부서는 우리 팀이다. IT 부서 특성상 1년에 정보용역 사업을 7개~8개 정도 진행하는데, 두레이 프로젝트와 드라이브를 활용해 각 사업별로 이벤트와 폴더를 만들고 참여자를 지정해서 버전별로 작업물을 공유하고 관리한다. 관련 인력도 바로바로 추가해 이전 작업물을 확인하는 것으로 인수인계 할 수있고, 데이터 소실이나 보안 문제도 없다”라고 말했다.
도입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어느 정도 서비스가 완성된 상태에서 도입해서 큰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이민기 실장은 “SaaS는 모든 도입처에 서비스가 공통으로 제공되다 보니 어느 한 곳만을 위한 맞춤 기능을 개발하진 않는다. 다행히 두레이 자체가 도입에 역량이 있는 상황이었고, 기관에서도 도입 초기 단계라 우리가 요청한 많은 기능들이 지금은 충분히 구현되었다. 특히나 작업 중 문제가 발생하면 주말에라도 직접 찾아와 돕기도 했고, 특정 기능을 요청하면 딱 맞는 설명서를 제공해 해결해 줬다”라고 덧붙였다.
기관의 SaaS 도입, 사내 문화 개선과 디지털 전환에 도움
이민기 실장은 5년 간 두레이를 이용하며 사내 문화부터 향후 확장성 측면까지 다방면에서 변화가 있었다고 말한다. 이민기 실장은 “직급 체계가 있는 수직적 문화지만 조직 문화에서는 분명 변화가 있다. 예전에는 메일을 보내고 확인해 달라고 별도 요청하거나 찾아가기까지 해야 했지만, 지금은 두레이 앱과 연동돼 자동으로 알림이 간다. 데이터 공유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보안 문제들도 지금은 해소됐고, 행정적으로 반복되는 여러 업무들도 간소화됐다. 안정적인 서비스가 제공됨에 따른 여유와 편리함이 조직문화를 더욱 편리하게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이상목 원장은 부임 시점부터 인공지능과 비즈니스 절차 관리,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포괄하는 공감 디지털 경영을 강조해 왔고, 정보보안, 안보, 청렴의 중요성을 인식해 정보보안팀을 원장 직속 조직으로 설정했다. “공감 디지털 경영 혁신을 위해 데이터 기반 행정을 점진적으로 이뤄내면서, AI 도입으로 고차원적인 활용 방안을 끌어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민기 실장은 협업 툴 도입을 고려 중인 다른 기관 담당자들에 대한 조언을 남겼다. 이민기 실장은 “앞서 구축형 서버를 활용해 온 기관이라면 SaaS가 낯설 수밖에 없다. 구축형은 한 번 도입하면 10여 년은 사용하는 반면, SaaS는 비용이 계속 지출되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최신 환경에 맞춰 업데이트되는 SaaS 특성상 직원 만족도와 업무 효율이 크게 향상되고, 보안 문제도 확실히 줄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분명히 이득이 있으니 꼭 고려해 보길 권한다”라고 말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