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소재 발굴부터 생산까지 과학자가 직접 책임진다…’위튼컴퍼니’ [혁신스타트업 in 홍릉]

김동진 kdj@itdonga.com

홍릉강소특구는 산·학·연·병을 모두 갖춘 의료·바이오·헬스케어 클러스터로 다방면의 딥테크 스타트업을 발굴, 지원합니다. 우리나라를 딛고 세계 시장에서 활약할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위튼컴퍼니는 ‘피부에 닿는 모든 것은 과학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사명을 지닌 기업이다. 뇌를 연구하는 신경과학 분야 박사 출신 대표와 기술이사가 합심해 직접 화장품 소재를 발굴하고 자체 제조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태국을 기점으로 동남아시아를 거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업부설연구소가 있는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송보경 위튼컴퍼니 대표를 만났다.

송보경 위튼컴퍼니 대표 / 출처=IT동아
송보경 위튼컴퍼니 대표 / 출처=IT동아

위튼컴퍼니 “원료 개발부터 제품 생산·브랜딩까지 모든 과정을 인하우스로 운영”

위튼컴퍼니는 원료 개발부터 제품 생산·브랜딩까지 모든 과정을 인하우스로 운영한다. 실험실에서 논문을 쓰던 과학자들이 직접 제조공장을 세우고 제품 설계부터 생산까지 챙긴다.

송보경 대표는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춘 덕분에 직접 발굴한 피부개선 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빠르게 테스트할 수 있었다. 제품 생산부터 출하까지 모든 과정을 인하우스로 진행 중이다. 서울 홍릉강소특구 내 서울바이오허브 연구실험동에 기업부설연구소를 두고 직접 소재와 제형을 개발한다”며 “처음엔 제품 개발한 후 위탁 생산을 맡기는 방식을 취했는데 효율적이지 못했다. 소재를 발굴해 테스트용 제품을 소량만 만들려고 해도 최소주문수량이 있어 불필요하게 많이 주문해야 했다. 규모는 작더라도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추고 연구개발과 시제품 제작을 자유롭게 수행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스타트업의 소량 주문을 수주해 제품 생산을 돕기도 한다. 덕분에 창업 초기부터 바로 수익을 내며 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고, 기초화장품 브랜드 오가니시티 라인업도 빠르게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가니시티 트라넥삼산 원액 기미세럼 / 출처=위튼컴퍼니
오가니시티 트라넥삼산 원액 기미세럼 / 출처=위튼컴퍼니

위튼컴퍼니는 소비자의 각기 다른 피부 특성과 민감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회사라고 자부한다.

송보경 대표는 “공동 창업자인 김서율 CTO와 뇌를 연구하는 신경과학을 전공으로 함께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밤샘 작업과 동물실험 연구를 다수 수행했다. 당시 수면사이클이 어긋나면서 CTO가 피부트러블을 꽤 오래 겪었는데, 어떤 화장품을 발라도 나아지지 않았다”며 “논문을 검색하며 피부를 개선할 원료를 찾아 직접 배합하며 테스트했다. 아이허브와 같은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원료를 구해 직접 발라보기도 했다. 이때 유효한 원료를 충분히 바르면 반드시 피부에 효과가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경험으로 화장품 소재의 용량이나 순도 문제로 피부 개선 여부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이 과정이 꽤나 흥미로웠다. 오가니시티 제품을 고함량과 저함량 두 종류로 준비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연구한 내용으로 학계에 기여하는 것도 당연히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공부한 내용을 직접 실생활에 적용하고, 같은 문제를 겪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도 보람이 있어서 창업에 나섰다. 위튼컴퍼니가 ‘피부에 닿는 모든 것은 과학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사명을 지닌 계기다. 모든 제품 소재를 직접 개발하고, 처방하므로 제품 하나하나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과학자가 직접 화장품 소재 발굴부터 생산까지 챙기며 피부에 맞춤화한 제품을 선보이자 시장이 반응했다.

송보경 대표는 “위튼컴퍼니는 유효성분이 피부에 잘 전달되도록 만드는 기술을 항상 연구한다. 자체 브랜드 오가니시티 역시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과학적으로 설계한 처방을 담아 차별화한 제품”이라며 “제품 효능은 소비자 실사용기로 파악할 수 있다. 일례로 올해 와디즈를 통해 처음 공개한 Ex-레티놀(Ex-Retinol™) 세럼에는 위튼컴퍼니가 2023년 연구 과제를 수행하며 개발한 원료를 담았다. 차세대 레티놀 복합체와 미세조류 유래 비건 레티놀을 결합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임상 시험 시 피부 치밀도 및 모공, 주름개선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특히 8주 임상 결과에서 피부 치밀도는 약 60% 향상 효과를 보였다. 이는 피부과에서 흔하게 시행하는 안면부 주름 개선 의료기기 시술 후 4주 임상 효과와 동일한 수치”라고 강조했다.

오가니시티 Ex-레티놀 & 바쿠치올 15% 모공세럼 탄력크림 / 출처=위튼컴퍼니
오가니시티 Ex-레티놀 & 바쿠치올 15% 모공세럼 탄력크림 / 출처=위튼컴퍼니

그는 이어 “피부과 시술과 달리 아프지 않게 바르는 방식으로 유효성분이 피부에 잘 전달되도록 오랜시간 연구했다. 그 결과 상품이 큰 호응을 보여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Ex-레티놀 세럼은 와디즈 펀딩에서 기초화장품으로는 이례적으로 1억2000만 원, 24,962% 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뒀다”며 “피부과 전문 약사이자 인플루언서인 주연약사와 진행한 두 번의 공동구매에서도 총 4억 원이 넘는 매출을 일으켜 제품 효용과 브랜드 신뢰를 입증했다. 현재는 자사몰에서 오가니시티 라인업과 함께 꾸준히 구매가 이뤄지며 좋은 리뷰가 쌓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홍릉강소특구 지원 속 성장 거듭…태국 법인 설립해 오는 12월 론칭쇼 예정

위튼컴퍼니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은 무엇인지 물었다.

송보경 대표는 “현재 위튼컴퍼니는 확장하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인지도와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생산과 신제품 개발에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생산비용 확충과 글로벌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글로벌 인증 확대”라며 “이같은 계획에 필요한 비용은 투자라운드를 시작해 충당하고자 하며, 정부지원금도 활용하려고 한다.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최근 태국에 법인도 설립해 오는 12월, 제품 런칭쇼를 준비 중이다. 태국 법인을 동남아 유통 허브로 키워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으로 홍릉강소특구의 지원을 꼽고 싶다. 홍릉강소특구 내에 있는 서울바이오허브 연구실험동에 입주해 다양한 장비를 활용하며 소재와 제형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특히 KIST, 고려대, 경희대 등 특구 주변에 연구인력이 많아 공동연구를 수행할 기회도 자연스럽게 창출된다. 서울바이오허브 내에서 의료기기 교육, 임상시험기관, 투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계해 주기 때문에 단순한 입주 공간을 넘어 ‘연구자 창업 생태계’의 중심지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위튼컴퍼니 “기술로 성장하고, 브랜드로 기억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

끝으로 위튼컴퍼니의 향후 계획을 들었다.

송보경 대표는 “기초화장품 브랜드인 오가니시티의 주요 소비자층은 30대~50대 여성으로 자사 스마트스토어에 2만 건이 넘는 리뷰가 쌓였다. 대부분 직접 효능을 봤다는 내용으로 월평균 재구매율도 약 10%에 달한다. 오가니시티의 인지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준비 중이며, 실제 소비자가 남긴 ‘찐리뷰’를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이다. 단순한 광고를 넘어 신뢰를 쌓는 오가니시티만의 브랜딩 전략”이라며 “2026년 상반기에는 백화점, 팝업스토어, 편집숍 등 오프라인 접점도 확대하겠다. 이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확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12월 태국에서 진행할 브랜드 론칭쇼를 시작으로 성공적인 태국시장 진출에 집중하려고 한다. 태국은 K뷰티 트랜드의 테스트베드이자 동남아 뷰티 유통의 허브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위튼컴퍼니의 기술력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현지 에스테틱 샵과 협력해 ‘메티컬 스파 전용 제품’을 구축 중이다. 전문 라인뿐만 아니라 많은 소비자가 접할 수 있는 대중적 라인을 촘촘하게 준비해 방콕을 시작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진출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가니시티 제품을 설명 중인 송보경 위튼컴퍼니 대표 / 출처=IT동아
오가니시티 제품을 설명 중인 송보경 위튼컴퍼니 대표 / 출처=IT동아

그는 이어 “위튼컴퍼니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술로 성장하고, 브랜드로 기억되는 기업”이라며 “연구자가 만든 브랜드로서 피부과학의 진정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국내외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한국의 대표 더마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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