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태그 “행동 파운데이션 모델로 영유아 행동 분석, 스토리라인” [서울과기대 x 글로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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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한만혁 기자] 플레이태그(PLAYTAG)는 인공지능(AI) 기반 영유아 행동 분석 솔루션 '스토리라인(StoryLine)'을 개발했다. 교실에 설치한 카메라 플레이렌즈(PlayLens)를 통해 아이들이 누구와 무엇을 가지고 얼마나 놀았는지를 관찰하고, 자체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활동량, 놀이 선호도, 상호 관계 등의 지표 데이터를 제공한다. 해당 지표에 대한 근거로 사진, 영상도 함께 제시한다. 플레이태그는 스토리라인을 적용하면 교사의 업무 부담을 덜고 효율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교육과 보육의 질적 향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스토리라인은 지난 2024년 9월 첫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현재 약 520개 영유아 교육 기관 교실에서 7000여 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다. 교사는 물론 학부모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 플레이태그의 설명이다. 플레이태그는 미국 시장 확장도 추진 중이며, 오는 11월 미국 동부 지역 영유아 교육 기관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박현수 플레이태그 대표를 만나 플레이태그와 스토리라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15년 연구 성과 실생활 적용 위해 창업
IT동아: 안녕하세요, 박현수 대표님.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현수 대표: 안녕하세요, 플레이태그 박현수입니다. 저는 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 후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박사, 박사 후 과정을 거쳤고, 미네소타 주립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근무했습니다. 3D 컴퓨터비전 기반 행동 복원 및 인식 분야를 연구했고, 컴퓨터비전 관련 학회 및 저널에 50편 이상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2009년부터 논문을 쓰기 시작했으니까 15년 이상 연구한 셈이네요. 그리고 지난 2022년 플레이태그를 창업했습니다.
IT동아: 행동 복원 및 인식이라는 것이 다소 생소합니다.
박현수 대표: 이미지나 영상은 2차원 픽셀의 조합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 생활하는 공간은 3차원입니다. 사람의 행동도 3차원 공간에서 이루어져요. 행동 복원 및 인식은 2차원의 이미지나 영상을 조합해 3차원으로 변환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람의 다양한 행동을 인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IT동아: 플레이태그를 창업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박현수 대표: 행동 복원 및 인식에서 가장 어려운 대상이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예측 불허인 경우가 많고, 행동 발달 상황도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발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돌보지 않으면 상황이 더 악화됩니다. 심한 경우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죠. 저는 그런 부분을 주로 연구했는데, 저의 연구 성과가 세상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연구 성과를 실생활에 접목해 더 많은 아이에게 도움을 주고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플레이태그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IT동아: 창업 전에는 대부분 미국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플레이태그를 한국에서 창업한 이유가 있나요?
박현수 대표: 행동 복원 및 인식 분야의 가장 큰 고객은 영유아 관련 업종입니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교육열이 높고 영유아 행동 발달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행동 분석 솔루션을 테스트하기 좋은 시장인 셈이죠. 그래서 한국을 저희의 첫 번째 시장으로 설정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창업도 한국에서 하게 됐습니다.
IT동아: 플레이태그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현수 대표: 플레이태그는 AI 기반 행동 파운데이션 모델(Behavior Foundation Model) 전문 기술 기업입니다. 인간의 행동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습관, 선호, 감정, 동기 등 내적 상태가 외적으로 표현된 신호입니다. 저희는 이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3D 컴퓨터비전 알고리즘을 활용한 행동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저희는 ‘인간의 의도를 디지털화해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역량을 부여한다(Empower every person on earth through digitalizing human intention)'라는 가치 아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영유아 교육 기관의 AI 관찰 비서, 스토리라인
IT동아: 현재 주력 솔루션은 스토리라인입니다. 어떤 솔루션인가요?
박현수 대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교사의 역할 중 하나가 아이들 관찰입니다. 아이가 누구와 무엇을 가지고 얼마나 놀았는지를 관찰하고, 이를 기반으로 아이 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놀이를 제안해야 합니다. 이것이 유아 교육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교사마다 담당하는 아이들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외의 업무도 적지 않죠.
스토리라인은 유치원, 어린이집 등 영유아 교육 기관 교사를 위한 영유아 행동 분석 솔루션으로, 교사가 아이들을 잘 관찰하도록 돕는 비서 역할을 합니다. 교실에 설치한 플레이렌즈를 통해 아이들의 행동을 지속적,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이를 저희 자체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후 정량적인 데이터로 제공합니다. 플레이렌즈는 일종의 CCTV로, 교실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4대, 보통 6~8대 설치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행동을 빠짐없이 관찰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저희는 활동량, 놀이 선호도, 상호 관계에 대한 지표를 제공합니다. 사진, 영상 등 지표의 근거 자료도 함께 제시합니다. 해당 지표는 매일 제공하는데, 이들 데이터가 모이면 아이의 성향이나 발달 상황을 어느 정도 분류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통해 교사는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고 아이에게 맞는 놀이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학부모와 상담할 때도 객관적인 근거 자료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외부 도움이 필요한 아이의 경우 필요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죠. 즉 교사의 업무 부담을 덜고 효율을 개선하는 동시에 교육과 보육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죠.
IT동아: 스토리라인은 언제 출시했나요? 도입 성과와 고객 반응도 궁금합니다.
박현수 대표: 스토리라인은 지난 2024년 9월 첫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재 약 520개 영유아 교육 기관 교실에서 7000여명 아이를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출시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고객 반응도 좋습니다. 스토리라인의 행동 분석이 교사의 관찰 결과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교사가 놓치는 부분까지 측정한다는 점에서 교사 만족도가 높습니다. 아이들 발달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학부모들도 긍정적입니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데이터로 자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좀 더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상담을 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입니다.
IT동아: 현재 서울과기대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박현수 대표: 서울과기대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은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교육, 네트워킹, 홍보, 재정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저희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정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AWS 미국 계정을 국내 계정으로 전환하면서 운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었어요. 글로벌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법적, 기술적 위험 요소를 사전에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측정 지표 세분화, 미국 시장 진출 가속할 것”
IT동아: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현수 대표: 우선 솔루션 측면에서는 측정 지표를 세분화할 계획입니다. 상호작용의 긍정 혹은 부정 측면, 교사와의 상호작용, 상호작용 시 주로 하는 놀이 등 좀 더 세부적이고 심도 있는 지표를 추가하려고 합니다.
또한 아이 성향에 적합한 콘텐츠 제작도 준비 중입니다. 지금까지는 지표, 사진, 영상만 제공했는데, 그 결과에 대한 대응 방법을 문의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행동 측정 지표를 기반으로 원이나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적합한 놀이 방법, 체육 활동, 문해력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사업적으로는 글로벌 시장 확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영유아 교육 기관 2곳에서 스토리라인을 시범 운영 중이며, 고객 반응을 반영한 현지화 버전을 개발 중입니다. 오는 11월에는 미국 동부 지역 영유아 교육 기관 3~4곳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뉴욕, 뉴저지,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워싱턴 등 교육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확장에 나설 계획입니다.
국내에서는 내년 성과를 위한 영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국 1500~2000개 교실에 스토리라인을 제공하겠다는 영업 목표를 설정하고 10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행동 분석 파운데이션 모델은 범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영유아 행동 분석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향후 고령자, 환자, 노동자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도움을 제공하고 더 나은 삶을 지원하는 토탈 헬스케어 솔루션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