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크잇모어 “한 줄의 프롬프트로 완성하는 프레젠테이션 파일, 스냅덱” [서울시립대 AI임팩트랩]
[IT동아 한만혁 기자] 에스크잇모어(askitmore)는 한 줄의 프롬프트만으로 전문적인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생성하는 인공지능(AI) 슬라이드 제작 에이전트 ‘스냅덱(snapdeck)’을 개발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입력하면 1~2분 이내에 차트, 그래프 등 콘텐츠와 레이아웃이 완전한 조화를 이루는 맞춤형 슬라이드를 생성한다. 채팅 인터페이스를 통한 실시간 수정도 가능하며, 경쟁사 대비 최대 5배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에스크잇모어는 지난 9월 22일 글로벌 신제품 소개 플랫폼 ‘프로덕트헌트(Product Hunt)’를 통해 스냅덱을 정식 출시했으며, 론칭 당일에는 ‘오늘의 제품(Product of the Day)’ 2위, 일주일 후에는 ‘이 주의 제품(Product of the Week)’ 1위를 달성했다. 사용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덕분에 별다른 홍보, 마케팅 활동 없이도 가입자 1만 명을 돌파했다.
이민규 에스크잇모어 대표를 만나 에스크잇모어와 스냅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취업 대신 창업 “하고 싶은 것이 많다”
IT동아: 안녕하세요, 이민규 대표님. 우선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민규 대표: 안녕하세요, 에스크잇모어 이민규입니다. 저는 미국 대학교에서 디자인과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다가 잠시 학업을 멈추고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창업에 전념하고 있는 25세의 젊은 창업자입니다. 19세에 카카오에서 인턴으로 일했고, 이후 국방부 소프트웨어 개발병으로 입대해 다양한 제품 개발을 경험했습니다. 전역 후에는 초기 창업팀에 합류해 제품 및 디자인팀 리더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IT동아: 이른 시기에 창업했는데, 창업을 결정한 계기가 있나요?
이민규 대표: 미국에서 취업 면접을 보다가 제가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그걸 다 하기 위해서는 취직보다 창업이 낫겠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은 제조업 같은 다른 사업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으로 창업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전공한 디자인, 컴퓨터 공학을 기반으로 창업하면 좀 더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한국의 스타트업 대회 영상을 보고 한국에서 창업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경쟁심이 강한 한국인의 근성과 한국 창업 시장의 인프라가 뒷받침되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들어왔고 지난 6월 지인들과 함께 에스크잇모어를 창업했습니다.
IT동아: 에스크잇모어는 어떤 회사인가요?
이민규 대표: 에스크잇모어는 누구나 쉽고 빠르게 고품질의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제작하도록 돕는 AI 슬라이드 제작 에이전트 스냅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저희 비전은 AI가 사람의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사명은 ‘더 많이 물어보라(ask it more)’는 의미로, 저희가 모르는 것을 사용자에게 물어보며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이름입니다.
저희는 4명의 창립 멤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김도연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신민규 엔지니어는 저와 같은 대학생 신분으로 젊은 에너지와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박익범 엔지니어는 십년지기 고등학교 동창이자 이전 회사에서 1년 반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춘 든든한 기술 파트너입니다. 저희 4명 모두 IT 창업 동아리 소프트(SOPT)에서 만나 한 달간 함께 먹고 자며 제품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어요. 그 과정에서 서로의 장단점과 업무 스타일을 완전히 파악했고, 이것이 빠른 의사 결정과 실행력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템플릿 없이 사용자 맞춤 슬라이드 생성
IT동아: 첫 사업 아이템으로 AI 슬라이드 제작 에이전트를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민규 대표: 지난해 창업을 준비하면서 사무실 업무 효율을 높이는 여러 앱을 만들었습니다. 개발 후 프로덕트헌트에 올렸어요. 그런데 반응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참고로 프로덕트헌트는 글로벌 신제품 소개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원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제품이 모이는 곳입니다. 노션, 피그마 등 유수의 제품도 프로덕트헌트를 거쳤죠.
그러다 슬라이드 제작 앱을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20일 만에 가입자가 1000명을 넘어설 정도였죠. 여기에 시장 기회가 있겠다고 생각했고 이 아이템으로 에스크잇모어를 창업했습니다.
IT동아: 스냅덱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민규 대표: 심미적이고 완성도 높은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디자인 역량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시각적 표현에 한계를 느끼거나, 반대로 디자인에만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문제를 겪고 있었죠. 또한 기존 프레젠테이션 파일 제작 도구는 복잡한 인터페이스를 지니고 있어 학습 난이도가 높습니다. AI 기반 제작 서비스가 있지만 정해진 템플릿에 내용을 채워 넣는 수준이라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전문가 수준의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완성할 수 있는 솔루션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러한 수요가 더욱 클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그래서 개발한 것이 스냅덱입니다.
스냅덱은 한 줄의 프롬프트만 입력해도 전문적인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완성할 수 있는 AI 슬라이드 제작 에이전트입니다.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추론해 그에 맞는 데이터를 찾고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트, 그래프, 레이아웃, 테마 등의 요소를 생성합니다. 사용자는 원하는 내용을 입력하고 AI가 제시하는 목차와 컬러 톤을 확인한 후 생성 버튼을 클릭하면 고품질의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확인할 수 있어요.
스냅덱의 핵심 경쟁력은 ▲자연스럽고 전문적인 결과물 ▲채팅 인터페이스를 통한 편의성 ▲제작 속도 3가지입니다.
우선 스냅덱은 자연스럽고 전문적인 결과물을 제공합니다. 기존 AI 기반 슬라이드 제작 서비스는 정해진 템플릿에 내용을 채워 넣는 방식입니다. 스냅덱은 템플릿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각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맞춤형 슬라이드를 생성합니다. 덕분에 자연스럽고 전문적인 결과물을 제공합니다.
또한 스냅덱은 채팅 인터페이스를 통한 실시간 수정이 가능합니다. 사용자는 수정 사항을 “기둥형 그래프를 선형 그래프로 바꿔” “선택한 모든 텍스트를 흰색으로 변경해” 등 자연어로 요청하면 됩니다. 슬라이드 편집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순화한 것이죠. 복잡한 편집 도구를 익힐 필요도 없습니다. 물론 기존 방식대로 클릭이나 드래그로 수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마지막 경쟁력은 빠른 제작 속도입니다. 사용자가 생성 버튼을 누르면 1~2분 후 결과물을 제공합니다. 이는 다른 서비스 대비 최대 5배 빠른 속도입니다. 덕분에 작업 효율성도 향상됩니다.
이러한 경쟁력을 통해 스냅덱은 단순한 슬라이드 제작 도구가 아닌 전문 프레젠테이션 파트너 역할을 수행합니다. 사용자는 문서 작업에 들이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스토리텔링과 메시지 전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습니다.
스냅덱,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
IT동아: 스냅덱 출시 이후 성과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민규 대표: 저희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했습니다. 현재 영어만 지원하고, 제품 론칭도 프로덕트헌트에서 했습니다. 스냅덱을 프로덕트헌트에 처음 올린 것은 지난 3월입니다. 당시 슬라이드 생성 기능만 제공하는 초기 모델이었죠. 이후 다양한 기능 추가, 결과물 품질 개선 등의 고도화를 거쳐 지난 9월 22일 정식 론칭했습니다.
론칭 당일에는 오늘의 제품 2위에 올랐고, 일주일 후에는 이주의 제품 1위에 선정됐어요. 이는 글로벌 사용자들이 실제 제품을 체험하고 남긴 긍정적인 피드백과 평가로 인한 결과입니다. 현재 스냅덱은 사용자로부터 ‘정말 빠르다’ ‘결과물 품질이 놀랍다’ ‘자연어로 수정할 수 있어 편하다’ 등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덕분에 별도 홍보나 마케팅 없이도 사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10월 10일 기준 1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그중 95% 이상이 해외 사용자입니다. 미국과 인도의 관심이 높고, 캐나다, 유럽에서도 많은 사용자가 유입되고 있습니다. 스냅덱이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IT동아: 현재 서울시립대 캠퍼스타운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이민규 대표: 저희는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타운으로부터 시설 임차 비용을 지원받아 4명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무공간을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공용 사무기기 무상 지원을 통해 프린터, 회의용 모니터, 화이트보드 등 기본 사무용품을 별도 구매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초기 운영비를 상당히 절약했습니다.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 전략 수립, 투자 유치 과정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받았고, 다른 입주 기업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정보 교류와 협업 기회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캠퍼스타운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대외적인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투자자나 파트너사와의 미팅 시에도 긍정적인 인상을 주는 데 도움이 됐어요.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타운의 지원은 저희 같은 초기 스타트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제품 개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고, 이것이 프로덕트헌트에서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기능 추가, 글로벌·B2B 시장 확장
IT동아: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민규 대표: 우선 기술적으로는 속도, 정확성, 고품질 등 저희 핵심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제품의 완성도와 상품성을 높이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팀 협업 기능, 브랜딩 가이드라인 자동 적용, 다양한 파일 포맷 지원, 기존 프레젠테이션 파일 수정 및 편집 기능, 기존 협업 도구와의 연동 등 기능을 새롭게 추가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2025년 말까지 월간활성이용자(MAU) 10만 명, 2026년 연간반복매출(ARR) 100만 달러(약 14억 원)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저희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우선 공략한 후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오는 10월 27일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TechCrunch Disrupt) 2025에 참여해 현지 투자자와 잠재 고객에게 스냅덱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현재 정주영 창업 경진대회 본선 진출을 통해 미국에 사무공간을 지원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B2B 시장 진출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업용 버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기업용 서버에 구축해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고 기업 전용 테마를 적용하는 등의 기능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기업용 버전은 2026년 1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입니다.
저희 최종 목표는 ‘AI가 사람의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을 시작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AI가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입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