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입 임박 ‘슈퍼크루즈’ 기술로 모빌리티 혁신 앞당기는 ‘GM’
[IT동아 김동진 기자] 제너럴 모터스(이하 GM)가 업계 최초로 상용화한 핸즈프리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 '슈퍼크루즈(Super Cruise)'를 앞세워 모빌리티 혁신을 앞당긴다. 슈퍼크루즈는 단순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넘어, 운전자 편의와 안전을 동시에 챙기는 기술이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더라도 슈퍼크루즈가 차선을 유지하거나 바꾸고, 속도를 조절하도록 돕는다. 만약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지 않으면 슈퍼크루즈가 개입해 단계별 경고 후 기능을 자동으로 종료한다.
슈퍼크루즈는 시연 단계를 넘어 실제 도로에서 쓰이는 기술이다. GM은 현재 북미 판매 약 23개 모델에 슈퍼크루즈 기술을 적용, 매달 4000만 마일(약 6400km) 이상의 데이터를 축적 중이다. GM은 슈퍼크루즈를 국내 포함,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 보급해 드라이빙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운전자 편의 높이고 안전은 강화…업계 최초 상용화 기술 ‘슈퍼크루즈’
GM이 선보인 슈퍼크루즈는 라이다 기반 고정밀 지도와 위성항법장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등 센싱과 제어 기술이 맞물려 작동한다. 라이다는 빛 탐지 및 거리 측정(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의 약자로, 레이저 빛을 발사해 그 빛이 물체와 부딪혀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물체까지의 거리를 감지한다. 이후 주변 모습을 정밀하게 그려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덕분에 깜깜한 밤이나 기상 악화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경우에도 운전자에게 사람이나 사물의 존재를 감지해 알린다. 차량 제어 시스템은 센싱 기술이 탐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간거리 유지와 속도 조절, 차선 중앙 주행, 차선 변경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고정밀 지도와 GPS는 차량의 정확한 위치와 주행할 도로의 특징을 파악해 돌발상황 대처를 가능케 한다.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카메라를 기반으로 운전자의 눈과 머리 방향을 추적, 전방 주시 여부를 체크한다.
슈퍼크루즈는 주행 편의 제고뿐만 아니라 모니터링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전자 안전도 확보한다. 실제로 슈퍼크루즈 작동 시에는 스티어링 휠 상단에 녹색 불빛이 켜지면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도 차량 스스로 차선을 유지하며 앞차와 간격을 조절한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전후방 차량 속도에 맞춰 스스로 차선도 바꾼다. 이때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운전자의 시선을 주시, 전방을 쳐다보지 않으면 시각·청각·촉각을 활용해 단계적으로 경고한다. 이후 운전자가 경고에 응하지 않으면 천천히 정차하는 방식으로 슈퍼크루즈 기능을 해제, 안전을 확보한다.
슈퍼크루즈는 이처럼 주행 피로를 줄이는 편의성뿐만 아니라 안전도 동시에 강화해 차별점을 형성한다. 최근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과신하다 발생하는 사고가 잦은 상황에서, 안전을 중심에 둔 슈퍼크루즈의 도입은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새롭게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GM은 현재 슈퍼크루즈를 북미 판매 23개 모델에 적용했다.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매달 4000마일(약 6400km) 이상 슈퍼크루즈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며 기술을 고도화한다. GM은 고속도로 구간에서 작동하는 슈퍼크루즈를 도심 도로에서도 활용하도록 기술 적용 범위를 확장 중이다.
북미 지역 주요 자동차 매체는 기술 시연 단계를 넘어 실제 차량과 도로에서 쓰이는 슈퍼크루즈 기술에 대해 호평했다. 미국 자동차 매체 인사이드EVs(InsideEVs)에 따르면, GM은 2024년 2분기 말 기준으로 50만 대 이상의 차량에 슈퍼크루즈를 적용했으며, 월 기준 활성 사용자는 약 20만 명 수준이다. 이 매체는 슈퍼크루즈의 적용 범위가 미국과 캐나다 전역 약 75만 마일(120만km)에 달한다는 점도 주목했다. 지난 2022년 약 40마일(64만km)에서 적용 범위가 최근 75만 마일로 87.5%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는 대형 고속도로뿐 아니라 소규모 도시와 타운을 연결하는 도로를 포함, 슈퍼크루즈 사용처 확대가 급격히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트렌드(MotorTrend)는 2025년 베스트 테크(Best Tech) 평가에서 슈퍼크루즈를 운전자 지원 시스템 부문 최고 수준으로 선정했다. 슈퍼크루즈가 스티어링 휠 조명 바를 비롯해 햅틱 시트, 대시보드 아이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전자와 상호작용하며 시스템 작동 상태와 운전자 제어 필요성을 전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슈퍼크루즈 국내 도입 임박…단계별 검증 및 시범 운영 거쳐 탑재 모델 발표 예상
GM은 북미시장에서 호평 받은 슈퍼크루즈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각 지역에 최적화한 슈퍼크루즈를 선보이기 위해 고정밀 지도와 제반 기술 작업 및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단계별 검증과 시범 운영을 거쳐 탑재 모델을 발표할 전망이다.
GM은 인프라가 우수한 한국 시장에 슈퍼크루즈를 선제 도입해 새로운 드라이빙 패러다임을 제시할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GM 한국사업장은 2024년 말 슈퍼크루즈 기술을 공식적으로 소개하는 세션을 개최했으며, 최근 열린 테크 세션에서도 슈퍼크루즈 국내 도입을 예고한 바 있다.
GM 한국사업장이 지난 4월 개최한 테크놀로지 러닝 세션 당시 회사 측은 “슈퍼크루즈 국내 도입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시대에는 슈퍼 크루즈 기술을 구독 형식으로 추가할 수 있으며 OTA를 통해 기존 차량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GM은 첨단기술 수용도가 높고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가 슈퍼크루즈를 접하면 운전의 자유와 안전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체감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프리미엄 SUV와 전기차 시장에서 슈퍼크루즈 기술이 강력한 차별점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채명신 GM 한국사업장 디지털서비스 부문 리드 상무는 “슈퍼크루즈의 국내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과 테스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라며 “슈퍼크루즈는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GM의 전략적 방향성을 대표한다. GM의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의 플래그십 기술로 북미시장에서 자리매김했으며, 도입을 앞둔 국내에서도 같은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