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지역·혁신 산업의 스타트업 아일랜드로” [지역 창업생태계 리포트]
[창조경제혁신센터협의회 x IT동아]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모임인 ‘창조경제혁신센터협의회’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과 함께 ‘지역 창업생태계 리포트’를 발간합니다. 우리나라 주요 도시의 창업 생태계 현황과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활약을 소개하는 보고서입니다. IT동아는 창조경제혁신센터협의회와 함께 지역 창업생태계 리포트를 소개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사람들은 흔히 제주도를 ‘인기 관광지’이자 천혜의 자연을 품은 ‘평화의 섬’으로 인식한다. 이제 제주도를 표현하는 수식어가 또 하나 생겨날 전망이다. 지리의 장점과 혁신 기술을 융합, 누구나 창업의 꿈을 현실로 이루도록 돕는 ‘스타트업 아일랜드’다.
창조경제혁신센터협의회(이하 창경협의회)는 제주도 지자체와 창업 유관기관, 스타트업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2025 지역 창업생태계 리포트 : 제주편’을 발간했다. 이 리포트를 보면 변화가 선명하게 보인다. 리포트는 제주 창업 생태계의 성공 기반으로 ‘제주의 순환형 혁신기술 창업 클러스터’와 ‘서귀포시의 스타트업 타운’을 들었다.
제주의 순환형 혁신기술 창업 클러스터는 원도심과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를 중심으로 대학과 투자 기업, 연구 기관 등 다양한 창업 주체를 품었다. 2025년 문을 연 서귀포시 스타트업 타운은 예비 창업자들의 아이디어 발굴에서부터 기술 상용화, 스케일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성장 과정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췄다. 창업 기업의 발굴, 보육, 투자를 한 곳에서 해결하는 ‘원스톱 복합 창업 허브’가 제주도에 자리 잡은 셈이다.
창경협의회는 이러한 혁신 환경을 조성한 주역으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조명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중장기 경제정책과 창업 지원 계획을 수립하며 창업 생태계의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우주항공, 친환경·에너지, 해양 바이오 등 제주의 특성을 활용한 신산업 발굴을 주도한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기업의 모든 성장 주기를 지원하는 ‘벤처 빌더’다. 직접 투자, 액셀러레이팅, TIPS·LIPS 등 지역 맞춤형 성장 프로그램을 제공해 스타트업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수행한다.
창경협의회는 그 밖에 제주도의 선순환 창업 생태계에 힘을 싣는 다양한 유관기관도 소개한다. 그 일원인 제주테크노파크는 지역 혁신의 거점 기관으로 도내 기술 혁신, 융복합 서비스 발굴을 전담한다. 산학연과의 연계, 청정 바이오·그린에너지 설루션·지능형 서비스 연구 개발 등 신성장 산업의 발전 계기도 이들이 만든다.
제주테크노파크는 기술 혁신과 융복합 서비스를 발굴하는 지역 혁신 거점이다. 제주혁신성장센터의 육성 플랫폼 ‘루트330(Route330)’은 ICT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 스타트업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제주산학융합원은 대학과 기업이 상생하며 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공동 R&D로 고용을 창출하는 산학협력의 선순환 모델을 구축했다. 제주 창업 생태계는 이들 유관 기관의 유기적인 협력 덕분에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이러한 협력은 2023년 ‘제주 창업생태계 포럼’ 결성 이후 정점에 달했다. 제주도내 지원기관과 기업, 민간 협회 등 파트너 44곳과 AC·VC 등 투자 기업 9개사가 모여 아이디어를 나누고 힘을 합친다. 창경협의회는 이 포럼의 활약으로 ‘엑시트(EXIT)’와 ‘재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제주도에 한층 완성도 높은 창업 환경이 마련되었다고 평가했다.
제주도에 둥지를 튼 창업자들도 창업 생태계에 좋은 평가를 보냈다. 창경협의회의 설문 조사(2025년 6월, 제주에 본사가 있거나 제주에서 사업을 펼친 기업 관계자 104명 대상) 결과 응답자의 73%가 제주의 창업 생태계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로는 정부와 지자체의 창업 지원 증가, 창업 지원기관의 활발한 활동과 풍부한 창업 기반이 꼽혔다. 창업자들은 우주항공과 친환경·에너지, 해양수산 등 제주 특화산업의 경쟁력도 높다(7점 만점에 5.12점)고 평가했다.
창경협의회는 제주도의 선순환 창업 생태계를 주목할 이유로 ‘지리 강점’과 ‘혁신 거점’의 상승 효과를 들었다.
제주도의 지리 강점을 활용한 산업 가운데 대표는 우주 산업이다. 제주도는 우리나라 최남단에 있어서 전파 간섭이 적고 위성 발사에 유리하다. 2023년 ‘제주형 우주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한지 2년여 만에 국가위성운영센터를 유치하는 실질 성과도 냈다. 2024년에는 하원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확정, 우주 기업의 새로운 터전으로 떠올랐다.
제주도만의 천연 자원인 용암해수를 활용한 지역 특화 신산업도 돋보인다. 제주용암해수산업단지에는 식음료, 해양생물 배양 등 용암해수의 가치를 연구하는 기업 20여 곳과 다양한 연구 기관이 활동 중이다. 2025년부터 5년간 추진될 바이오산업 육성 종합계획은 제주도의 해양 바이오 산업에 한층 강력한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청정 에너지 산업 역시 제주도의 강점이다. 2012년 ‘탄소 없는 섬 2030’ 비전을 선포한 제주는 2025년 지자체 최초로 ‘일시적 RE100’을 달성하며 대한민국 탄소중립을 선도한다. 최근에는 한림해상풍력단지가 제3해저연계선과 연결돼 전력 공급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창경협의회는 이러한 노력이 청정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양질의 일자리 창출, 제주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도 주요 창업 유관기관 책임자들은 제주도가 세계와 교류하는 창업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윤성 제주특별자치도 혁신산업국 미래성장과 과장은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별 지원 체계를 완성했고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세계 14개 나라의 도시 30곳과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혁신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개편, 청년 인재 육성, 도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병선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도 “제주도는 지리·환경의 특성을 우주항공, 친환경·에너지, 해양 수산 등 첨단 산업과 성공리에 연결했다. 여기에 연간 1400만 명이 찾는 관광 자원을 결합하면 창업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창업 생태계의 균형자, 조성자, 연결자 역할을 해서 모든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스타트업 아일랜드 제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