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신산업 육성·세계 스타트업 허브로 발전” [지역 창업생태계 리포트]
[창조경제혁신센터협의회 x IT동아]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모임인 ‘창조경제혁신센터협의회’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과 함께 ‘지역 창업생태계 리포트’를 발간합니다. 우리나라 주요 도시의 창업 생태계 현황과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활약을 소개하는 보고서입니다. IT동아는 창조경제혁신센터협의회와 함께 지역 창업생태계 리포트를 소개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인천에는 우리나라 최대급 규모의 항만과 공항이 있다. 인구 수는 약 302만 명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청년의 비중이 다른 시도보다 높다. 경제자유구역(송도, 청라, 영종)과 국제 업무단지 등 사업을 벌일 환경도 잘 만들어졌다. 덕분에 인천시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좋은 도시이자. 우리나라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창업 기업 수가 매년 늘어나는 도시로 이름을 높였다.
창업 기업은 산업과 경제의 발전에 기여한다. 이에 인천시는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 인천’이라는 표어를 만들고, 이를 현실로 이끌 6대 전략 산업(▲바이오 ▲반도체 ▲로봇 ▲디지털·데이터 ▲미래차 ▲항공)과 창업 특화 산업(▲바이오·헬스케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을 집중 육성했다. 모두 인천시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창업과 경제 발전을 이끌 신산업이다.
인천시가 닦은 신산업 발전의 토대 위에 창업 주체들이 속속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렸다. 10년 이상 스타트업의 창업과 혁신을 이끈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가 앞장선다. 결성액 규모가 1조 원을 넘을 정도로 큰 인천 빅웨이브(BiiG Wave) 모펀드를 활용, 기업공개 행사를 적극 열어서 초중기 스타트업의 투자금 유치와 성장을 지원해왔다. 이들은 685억 원 상당(2025년 6월 기준)의 출자 펀드를 결성해 인천 지역의 스타트업 105곳을 직·간접 지원했다.
인천 지역 혁신의 거점 기관인 인천테크노파크도 벤처·창업 생태계 활성화와 스타트업의 성장 지원 정책을 내놨다. 인천스타트업파크 운영, AI와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술의 전파도 이들의 주요 역할이다.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창업지원기관협의회를 주도한다. 정부의 창업 생태계 활성화 정책을 인천에 이식하고 창업 기업이 체계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도 맡는다.
인천대학교와 인하대학교, 연세대학교(DFK, 디자인 팩토리 코리아)와 청운대학교(디자인싱킹센터), 서울대학교(미래모빌리티센터)와 세종대학교(인공지능빅데이터센터) 등 대학은 인천에 뿌리를 내리고 신구 산업을 이끌 인재를 키운다. 특히 인천대학교는 예비창업패키지와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재도전창업패키지 등 다양한 창업 지원 사업을 운영해 학생 창업기업 수 기준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인하대학교도 융합공학과 기술 기반을 토대로 인천 특화 유망산업의 예비 창업자를 많이 도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해외 투자와 네트워크 연계에 집중한다. 인천에서 자란 혁신 기술 스타트업들이 세계에서 활약하도록 도울 목적에서다. 2028년 문을 열 K-바이오 랩허브의 활약도 기대할 만하다. 신약·바이오 스타트업의 창업, 시제품 제작과 임상에 이르기까지 성장 전주기를 지원 가능한 역량을 갖출 전망이다.
인천 창업 주체들의 활동 덕분에 인천시의 창업 생태계는 나날이 튼튼해진다. 2024년 기준으로 인천 기술 기반 창업 기업의 수는 1만 2740개 사에 달한다. 1694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토대로 혁신 기술의 상징인 벤처 기업 1780여 곳이 태어났다. 이들은 평균 69억 2000만 원의 매출과 18명의 고용 인원을 달성했다. 대학생 혹은 대학원생·교수 창업 기업의 수, 세계 시장에 진출한 기업의 수도 꾸준히 우상향 직선을 그린다.
창업 기업도 인천 창업 주체들의 활동을 좋게 평가했다. 인천에 본사가 있거나, 인천에서 주요 활동을 벌이는 창업 기업 관계자 132명은 설문조사에서 인천 창업 생태계 전반의 만족도를 7점 만점에 4.77점으로 평가했다. 같은 내용을 묻는 전국 시도의 설문조사 만족도 평균이 3.55점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이 가운데 인천 창업지원조직의 적극적 활동 항목의 점수가 7점 만점에 5.07점으로 가장 높았다.
바이오·헬스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 인천 창업 특화 산업의 경쟁력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도 7점 만점에 4.94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덕분에 설문조사에 참여한 창업기업 관계자 78%가 인천을 떠나지 않겠다고, 70% 이상이 인천 창업 생태계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인천시는 9월 9일 ‘글로벌 스타트업 도시 비전’ 선포식을 열고 ‘글로벌 스타트업 플랫폼, 혁신이 모이는 인천’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신생 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도록, 나아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도록 이끌 세 가지 전략을 담은 목표다.
첫 번째 전략은 2029년까지 총 2조 7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마련, 초기 창업 기업이 유니콘으로 자라나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두 번째 전략은 세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목적으로 글로벌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패스트 트랙’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 ▲마이크로소프트코리아 ▲한국 IBM ▲앤시스코리아 ▲지멘스인더스트리소프트웨어코리아 등 유수의 대기업과 협약을 맺었다. 이들과 2026년부터 ‘i-스타트업 유니콘 드림’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세 번째 전략은 민·관·학이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창업도시를 조성하는 것이다. 민·관·학 창업혁신 플랫폼과 인프라 등, 스타트업이 기술을 연구 단계에서 상용화까지 고도화하도록 지원하는 환경을 만든다. 인천 전역을 실증 자유구역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있다. 스타트업의 기술이 대기업·중견기업·공공기관과 연계된 실증을 거쳐 신속히 상용화되도록 뒷받침하는 것. 인천시는 이들 전략을 앞세워 글로벌 스타트업 도시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각오를 밝혔다.
인천시의 계획에 유관 기업과 기관이 힘을 싣는다. KT는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 ‘스마트 X-랩(Smart X-LAB)’을 고도화한다. ICT 부문의 창업 기업을 KT의 사업 부서와 연결, 동반 성장하는 한편 사업화 자금과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한진그룹도 물류와 항공우주, 여행·서비스 등 인천의 장점을 잘 살릴 스타트업과의 개방형 혁신을 강화한다. 아이디어 공모전과 공동 기술 개발, 실증 기회와 후속 투자 제공 등 전주기 지원 체계도 마련한다. 노틸러스인베스트먼트와 나눔엔젤스 등 투자 기업도 인천 창업 기업의 성장과 세계화, 창업 선순환 생태계의 확장에 힘을 보탤 각오를 밝혔다.
인천광역시경제자유구역청은 2020년부터 지금까지 350곳에 달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한 육성 모델 ‘인천스타트업파크’의 다음 단계인 3기를 준비한다. 골자는 창업 기업의 실질 성장과 해외 진출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 협력 파트너를 적극 발굴하고 민·관 투자 선순환 구조도 만든다.
인천테크노파크도 해외의 대학·액셀러레이터·기술 인재를 적극 모으는 한편 인천실증자유구역의 범위와 내용을 확대, 인천을 세계 실증 중심 도시이자 벤처창업 도시로 만든다. K-바이오 랩허브는 송도를 중심으로 바이오 의약품 산업의 세계화를 시도한다. 실험실과 실증·임상 시설, 세계 제약 기업과의 연합을 강화한다. 기업·대학·병원·연구소·지원기관·공항·항만이 모인 천혜의 환경을 적극 활용해 세계 수준의 바이오 유니콘 스타트업을 만들 계획도 함께다.
심순옥 인천시 미래산업국 창업벤처과 과장은 “인천시는 스타트업의 창업과 성장을 이끌 단계별 지원 체계, 혁신모펀드를 활용한 투자 활성화 정책과 맞춤형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인재의 교육과 성장 터전에 이르기까지 튼튼한 토대를 만들었다. 반도체와 소재·부품·장비 등 첨단 제조 스타트업 창업의 토양, 송도를 중심으로 한 제약·바이오 창업 기반도 마련했다. 민관 협력을 강화하고 전략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속가능한 세계 창업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한섭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 역시 “차별화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해 성공하도록 도울 네트워크를 확보할 것이다. 인천에서 태어나 성장한 스타트업이 후배 스타트업의 창업과 발전을 돕는 선순환 창업 생태계의 기반도 닦는다.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 나아가 아시아태평양의 주요 창업 허브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