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모델 섭외 시장, 스포트라이트 글로벌이 바꿀 것" [서울과기대 x 글로벌뉴스]
[서울과기대 x 동아닷컴 공동기획]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는 예비·초기창업패키지와 메이커스페이스, 글로벌 협업 등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나아가 동아닷컴과 함께 스타트업의 해외 홍보와 진출을 도울 글로벌 뉴스를 제공합니다.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을 우리나라 내외에 소개합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모델 섭외 과정에서 가장 불투명한 게 견적입니다. 고객이 지불하는 금액과 모델이 실제로 받는 금액이 최대 세 배가 넘기도 합니다. 에어비엔비가 여행자와 호스트를 이어주듯, 에이전시와 모델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면 모두에게 합리적이리라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스포트라이트 글로벌의 시작입니다”
스포트라이트 글로벌은 패션·뷰티 업계의 모델 섭외 절차를 디지털화해 섭외의 효율성과 거래의 투명성을 모두 높이는 플랫폼을 서비스한다. 최한나 스포트라이트 글로벌 대표는 2017년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이 설립한 ‘키친 밸리’로 스타트업 업계에 처음 발을 내디뎠다. 이후 하이퍼커넥트에서 인도 시장 기획·마케팅을 담당하며 매출지표 기반의 퍼포먼스 마케팅과 상품 기획 경험을 쌓았고, 엠와이소셜컴퍼니에서 스타트업 지원, 투자, 발굴 업무도 진행했다. 패션이나 모델 업계 경력은 없는 그가 어떻게 글로벌 모델 산업을 바꿔놓기 위한 도전에 나섰는지를 이야기해 봤다.
정책보다 비즈니스로 변화를 만들고 싶어 도전
최한나 대표가 스포트라이트 글로벌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다. 최한나 대표는 “2020년부터 22년까지 엠와이소셜컴퍼니에 근무하며 스타트업 지원, 투자 업무 등을 진행했다. 원래부터 어떻게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에 관심이 많았는데, 정책보다는 새로운 비즈니스로 변화를 만드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던 참이었다”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서 “그러다 IMG 모델을 포함한 전 세계 톱 매니지먼트에서 10년 이상 업계를 누빈 남편이 모델 업계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국, 유럽, 한국, 중국, 태국 등 수 많은 도시에서 모델 일을 했지만 어떤 국가든 섭외나 계약 과정이 불투명하고 비효율적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대물림될 가능성이 커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했다”라고 말했다.
왜 ‘모델 고용’의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말할까?
스포트라이트 글로벌 플랫폼은 간단하면서도 체계적이다. 사용자가 접속하면 견적, 키, 생김새, 인종 등을 검색해 원하는 모델을 찾고, 상세 계약 조건과 견적을 요청하면 예상 비용을 알 수 있다. 이후 고객사와 모델이 직접 소통해 섭외가 진행되고, 플랫폼에서 표준계약서 작성부터 결제, 정산까지 전 과정이 처리된다. 섭외 과정을 위한 채팅 앱 서비스도 있고, 자연어로 검색하면 적절한 모델을 찾는 기능도 개발 중이다. 기존 섭외 과정보다 체계적이고 법적 보호가 이뤄진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견적의 투명성이다.
최한나 대표는 “미국은 에이전시 수수료를 20%로 고정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국가마다 비율이 다르다. 섭외할 때 처음부터 가격을 공개하는 플랫폼을 만들면 양 당사자가 모두 합리적으로 거래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또 모델이 현장에 나타나지 않거나, 결과물을 당초 계약 기간보다 길게 쓰는 등의 문제가 생겨도 계약서가 있으니 우려할 필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고객사와 모델 모두에게 이점이 분명하다 보니, 이미 3000명 이상의 모델이 스포트라이트 글로벌에 등록됐다. 전체 사용자는 1만여 명이 넘고, 고객인증을 마친 기업도 2800곳이다. 최한나 대표는 “분야별로는 패션, 뷰티 브랜드가 많다. 설화수나 티르티르, 바이오던스, 코스알엑스, 바닐라코 등의 브랜드가 고객사다. 작년에는 태국에도 서비스를 오픈해 태국 현지 모델 등도 구인할 수 있고, 내년에 미국에도 진출해 북미 에이전시들이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모델 섭외 관련 플랫폼으로는 경쟁사가 없으며, 해외에는 뉴북(Newbook), 캐스팅 네트워크(Casting networks), 스와이프 캐스트(Swipecast)가 경쟁사다. 최한나 대표는 “해외 서비스는 기존 모델 매니지먼트가 모델 개인과 체결한 전속 계약의 구조가 반영되지 않는 서비스 형태다. 매니지먼트가 가입해서 소속 모델들을 관리할 수 없으므로 전속 외 계약이나 법적 문제 등이 생길 여지가 있다. 반면 스포트라이트 글로벌은 매니지먼트와의 협업을 중시해 원트 매니지먼트를 비롯한 국내외 40여 개 매니지먼트가 참여한다”라며 차별점을 강조했다.
프리랜서, 개인 모델에 대한 지원도 빠지지 않았다. 최한나 대표는 “10건 이상의 상업 촬영 결과물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증빙할 수 있으면 가입이 승인된다. 사이즈나 인종, 나이는 상관없으나 성인이면서 경력을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서비스 위한 AWS 도입, 서비스 전반에 신뢰 더해
기본적으로 글로벌 모델 서비스를 목표로 둔 만큼 2024년 1월부터 AWS 클라우드로 서비스를 구축 중이다. 스포트라이트 글로벌에는 세 명의 풀스택 개발자가 있고, 자연어 기반으로 모델을 검색하는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AWS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AWS의 스타트업 지원과 글로벌 판로 확보 등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란 계산도 있었다.
최한나 대표는 “AWS는 서비스는 물론 성장 전반에 도움을 준다. 올해 5월에는 본사 차원에서 AWS 델리게이션 트립을 주선해 샌프란시스코를 다녀왔고, 미국 진출과 플랫폼 사업 모델 구축 등의 전략이 명확해졌다. 현재 거의 모든 모델들이 촬영에 대한 섭외료만 받는데 이들의 이미지가 무작위로 AI 학습에 쓰인다. 우리 서비스로 실물 모델을 디지털 자산화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라면서, “현지에서 많은 네트워킹과 AI 관련 강연도 들었고, 미국의 벤처투자사 레빗벤처스의 투자도 유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AWS의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인 AWS 정글을 통한 지원도 받는다. 최한나 대표는 “세이지메이커(기계학습 구축 서비스)로 검색 기반을 구축 중이다. 이 과정에서 AWS 솔루션즈 아키텍트가 방문해 서비스를 컨설팅했고, 자금 지원을 통한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관기관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역시 자금 집행과 관련해 행정적 지원부터 검토까지 원활하게 지원하고, 미국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들에게 홍보 기회를 제공하거나 투자사 등도 연결해준다고 한다.
올해 플랫폼 완성하고, 내년에는 사업 영역 확장이 목표
스포트라이트 글로벌의 다음 목표는 세계 시장이다. 최한나 대표는 “앞서 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예상보다 비용이 많이 들었다. 내년 1분기에는 미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 더 철저히 준비 중이다. 아직까지 모델 섭외 등은 디지털화가 더딘 분야라 어떻게 고객들에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도 많고, 마음을 얻기도 쉽지 않다. 그 전까지는 월 거래액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고, 20곳 이상의 미국 파트너사를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2월에 시드 투자 유치 이후, 브리지 투자까지 받았다. 내년 2분기에는 미국에서 투자 유치를 이끌어낼 생각이다. 스포트라이트 글로벌의 철학은 ‘인간의 창의성을 보호하자’다. 이제야 각국 정부에서 생체 데이터 등에 대한 보호를 시작했지만, 이미 많은 모델들의 사진이나 영상이 AI 학습에 무단으로 쓰인다. 모델 플랫폼 사업을 넘어서 모델 사업 전반의 투명화와 산업까지 보호하는 방향을 향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