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게이밍 브라우저 '오페라 GX' 이젠 스마트홈 기능까지
[IT동아 김영우 기자] 본지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편집부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본지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인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오페라 소프트웨어(2025년 9월 15일)
제목: 오페라 GX, 웹 브라우저 최초 스마트홈 연동 기능 공개
요약: 게이머를 위한 웹 브라우저 ‘오페라 GX’가 최신 업데이트를 통해 스마트홈 기능을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브라우저와 집안의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연결한 스마트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다. 새롭게 공개된 '오페라 GX 스마트홈' 기능은 사물인터넷(IoT)의 국제 표준 프로토콜(규약)인 MQTT의 API를 기반으로, 홈어시스턴트(Home Assistant), 홈브릿지(Homebridge), 노드레드(Node-RED) 등 주요 스마트홈 플랫폼과 호환된다. 이를 통해 문 센서가 외부인의 출입을 감지할 경우 브라우저의 '패닉 버튼'이 실행돼 창이 즉시 숨겨지거나, 브라우저 테마 색상과 스마트 조명을 연동해 집 안의 분위기를 일관되게 연출하는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해설: 웹 브라우저 시장은 구글 크롬의 독무대에 가깝다. 스탯카운터(StatCounter) 조사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크롬의 전 세계 점유율은 65%에 달한다. 그 뒤를 사파리(18%), 마이크로소프트 엣지(5%) 등이 따르고 있다. 반면 ‘오페라(Opera)’의 점유율은 1%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페라는 낮은 시장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있다. 노르웨이에 위치한 ‘오페라 소프트웨어’는 1995년 오페라 첫 버전 출시 이후 30여년 동안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입지를 유지해왔다.
2019년 출시된 ‘오페라 GX’는 기존 오페라는 물론, 다른 브라우저와도 완전히 다른 접근을 취했다. 전체 시장을 노리기보다는 게이머라는 특정 타겟층에 집중한 '게이밍 특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특히 이들은 "게임하는데 브라우저가 CPU 성능을 너무 많이 점유해서 렉이 걸린다", "유튜브 보다가 게임 시작하면 메모리가 부족하다" 등의 게이머들의 불만에 주목했다.
시스템 최적화, 테마, SNS 통합 등의 기능으로 차별화
오페라 GX의 가장 큰 특징은 'GX 컨트롤'이라는 자원 제어 기능이다. 사용자가 브라우저의 CPU 사용률을 10%로 제한하면, 나머지 90%는 게임이나 다른 작업에 할당된다. RAM 사용량도 직접 설정할 수 있어 탭을 많이 열어둬도 게임 플레이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심지어 네트워크 대역폭까지 제한해 온라인 게임의 핑이 튀는 현상도 줄여준다.
게이밍 문화에 특화된 기능들도 눈에 띈다. 브라우저 색상과 효과음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10000개 이상의 테마를 제공한다. GX Classic, Ultra Violet, White Wolf 등 게임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키보드 입력이나 링크 클릭 시 발생하는 효과음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게이머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오페라 GX는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인기 게임과의 콜라보레이션에도 적극적이다. 2024년 4월에는 CD PROJEKT RED와 함께 '사이버펑크 2077' 공식 테마를 출시했다. 나이트 시티를 배경으로 한 동적 배경화면이 시간대에 따라 변화하고, 로지텍, 레이저, 에이수스, 커세어 등 게이밍 기어 브랜드 제품(키보드, 마우스 등)과 조명 동기화 기능도 지원한다.
브라우저 측면의 사이드바에는 디스코드, 트위치, X, 인스타그램, 틱톡 등 게이머들이 자주 사용하는 SNS가 통합되어 있다.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시청하면서도 쉽게 SNS로 소통할 수 있다. 음악 플레이어도 내장되어 있어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 유튜브 뮤직 등을 연동해 브라우징 중에도 음악을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다.
효율적인 탭 관리 기능도 게이머들의 요구를 반영했다. '탭 아일랜드(Tab Islands)' 기능은 관련 있는 탭들을 자동으로 그룹화해준다. 예를 들어 게임 공략, 커뮤니티 게시글, 유튜브 영상을 열었을 때 이를 하나의 '섬'으로 묶어 탭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스플릿 스크린(Split-Screen)' 기능을 통해서는 하나의 브라우저 창에서 두 개의 탭을 나란히 볼 수 있어, 게임 공략을 보면서 동시에 인게임 아이템 정보를 비교하는 등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최신 업데이트로 스마트홈 기능 통합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스마트홈 연동 기능은 오페라 GX의 차별화 전략이 한 단계 더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브라우저로 스마트 기기를 제어하는 일방향 기능을 넘어, 스마트 기기가 브라우저의 동작을 제어할 수도 있는 양방향 통신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방문 센서가 외부인의 출입을 감지하면 브라우저의 '패닉 버튼'이 자동으로 실행되어 창이 즉시 숨겨진다. 업무용이 아닌 개인적인 브라우징을 하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누군가 들어와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는 기능이다. 브라우저 테마 색상과 스마트 조명을 연동해 집 안의 분위기와 브라우저 환경을 일관되게 연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영화 감상이 시작되면 브라우저가 자동으로 조명을 낮추고, 재생 중이던 음악을 끄고 블라인드를 내려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기능도 갖췄다. 스마트 소켓으로 노트북 충전 시간을 조절하거나, 많은 탭을 사용 중인 경우 방 안의 조명을 빨간색으로 바꿔 작업 강도를 직관적으로 나타낼 수도 있다.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브라우저 설정 메뉴의 Early Bird 항목에서 MQTT 지원을 활성화하고, 브로커 주소·포트·인증정보를 입력한 뒤 '오페라 GX 스마트홈 확장판'을 설치하면 된다. 홈어시스턴트 사용자는 별도의 설정 없이도 브라우저가 자동으로 인식된다고 한다고 개발사는 밝혔다.
특정 이용자층 공략으로 돌파구 모색하는 오페라
오페라 GX는 이런 독특한 기능들을 통해 1% 점유율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하고 있다. 전체 시장을 노리기보다는 게이머라는 특정 타겟층을 정확히 겨냥해 그들만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전략이다. 브라우저를 단순한 웹 서핑 도구가 아닌 게이밍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이 엿보인다.
물론 이런 특화 기능들이 모든 사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웹 브라우징만 필요한 사용자에게는 오히려 불필요한 기능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게이밍과 관련된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게이머들에게는 분명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스마트홈 연동 기능은 오픈소스 기반으로 설계되어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개방성을 높였다. 게이머 커뮤니티의 창의성과 결합될 경우, 예상치 못한 재미있는 활용법들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오페라 GX는 윈도, 맥OS, 리눅스, 안드로이드, iOS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며 오페라 공식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