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보험금 찾아주고 청구까지 돕는 ‘그린리본’ [서울과기대 x 글로벌 뉴스]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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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동진 기자] 보험은 대표적인 정보 비대칭 서비스 중 하나로 꼽힌다. 복잡한 약관과 절차에 가로막혀 보상 받기를 포기하거나, 어떤 보상이 가능한지조차 모르는 가입자가 많기 때문이다. 그린리본은 이같은 정보 비대칭 문제를 기술로 해소해 보험 가입자가 정당한 권리를 누리도록 돕는 인슈어테크 기업이다.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과 신약수요 예측 분야로 기술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는 그린리본 천명호 대표를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났다.

천명호 그린리본 대표 / 출처=IT동아
천명호 그린리본 대표 / 출처=IT동아

보험은 혜택이 아닌 권리…보장 분석부터 사후 관리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플랫폼 개발

그린리본은 ‘보험은 혜택이 아닌 권리’라는 사실을 널리 알려 소비자 권익을 실현하겠다는 사명을 지닌 기업이다.

천명호 대표는 “보험 가입자 대부분은 자신이 가입한 상품의 약관을 명확히 알지 못한다. 워낙 내용이 방대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자동차 보험에서 보장받았다면, 운전자 보험에서는 당연히 보장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식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중복 보장이 가능한 경우가 많은데도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바쁜 일상 속에서 복잡한 서류 발급과 보험금 청구 절차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그린리본은 보험가입자가 놓친 보험금을 찾아주고, 보장분석부터 설계·판매·사후관리와 보험금 청구 대행까지 한 번에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린리본의 플랫폼 ‘라이프캐치’는 B2C와 B2B 용도로 나뉜다. B2C 서비스는 보험금의 직접 청구나 청구 대행을 도우며, 병원비 지출과 지급받은 보험금 내역, 증상별 병원 추천, 숨은 보험금 찾기 기능 등을 제공한다.

B2C 용도 라이프캐치 서비스 / 출처=그린리본
B2C 용도 라이프캐치 서비스 / 출처=그린리본

보험사를 위한 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ece)는 AI를 기반으로 보험사가 지급심사(위변조, 유병력) 분야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하도록 도우며 단순 반복 작업도 자동화해 업무효율을 높여준다.

B2B 용도 라이프캐치 서비스 / 출처=그린리본
B2B 용도 라이프캐치 서비스 / 출처=그린리본

천명호 대표는 “2021년 라이프캐치 앱을 정식으로 론칭한 후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고액 진단료가 아닌 50만 원 이하 소액 보험금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3년을 넘게 다닌 병원에 대한 정보를 모르는 경우 또는 3년 후 실손보험 청구 권리가 소멸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용자가 많아 숨은 보험금 찾기로 제시했다. 거대언어모델(LLM)과 검색증강생성(RAG) 기능으로 보험금 청구에 꼭 필요한 서류만 분류해서 발급 비용절감도 도왔다”며 “이같은 기능을 제공하자 큰 호응이 있었다. 2025년 9월 현재 라이프캐치 앱 가입자는 240만 명이다. 회원 다수가 숨은 보험금 찾기를 적극 활용하고, 이 가운데 일부는 보험 청구 대행도 의뢰해 41만 건의 실적을 올렸다. 국민보험공단의 건강검진데이터 등 정교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한 결과, 토스와 각 보험사에 숨은보험찾기 기능과 청구대행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었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라이프캐치를 선보인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이용자는 많지만, 지난 7월에는 한 고객이 3년 동안 자신이 돌려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있는지조차 몰랐다가 라이프캐치를 통해 61만4700원을 돌려받았다”며 “해당 고객은 예상치 못한 환급금에 감동해 직접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전했고 이 경험은 모든 구성원에게 큰 자부심을 안겨줬다. 이를 계기로 팀 전체가 계약자의 권리를 되찾아 준다는 사명감을 다시 한번 다지며 의기투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린리본은 이같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정교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천명호 대표는 “라이프캐치 가입자는 240만 명이지만 전체 보험가입자가 약 4800만 명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이 놓친 보험금을 찾고 번거로운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도록 서비스 보급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이를 위해 보험에 대한 모든 과정을 기술로 해결할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예컨대 보험에 관련된 질의나 사후관리도 돕는 보험가입자 전문 AI 비서를 만들어 제공하려고 한다. 올해 청구 대행 프로세스 표준화와 보장분석 고도화(LLM 접목), 간편심사 보조 플로우 설계를 완성해 전문 AI 비서 개발의 토대를 닦았다”며 “다만 아직까지 AI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 영역에 제약이 있어 파트너서와 독립손해사정사, 보험회사, 설계사 등과의 협업도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서포트 툴도 만들어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험사에 제공하는 B2B SaaS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서울과기대와 AWS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정글 ASAP 프로그램에 선정돼 큰 도움을 받았다”며 “해당 프로그램으로 SaaS 기업에 필요한 시장 전략과 가격 전략, 기술 전략을 비롯해 다른 기업의 SaaS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그린리본이 가야할 방향성을 잡을 수 있어서 유용했다”고 전했다.

240만 명 이상의 실손보험 청구 및 진료 이력 활용해 헬스케어로 사업영역 확장

그린리본은 신사업으로 임상시험 데이터 분석 및 임상 대상자 모집 기능을 담은 솔루션 ‘그린스카우트’도 론칭했다.

그린스카우트 서비스 이미지 / 출처=그린리본
그린스카우트 서비스 이미지 / 출처=그린리본

천명호 대표는 “라이프캐치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240만 명 이상의 실손보험 청구 및 진료 이력을 분석하고 보험금 환급을 도왔다. 이 과정에서 순도 높은 고품질의 데이터가 축적됐다.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상시험 대상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 모집 실패 확률을 낮추도록 돕는 그린스카우트를 개발했다. 기존에는 임상시험 대상을 찾기 위해 병원마다 방문하거나 블로그를 찾고 심지어 지하철에 광고물을 부착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런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임상시험 대상 모집에 약 140일이 소요됐지만 그린스카우트를 활용하면 평균 14일이면 대상자 모집이 가능하다. 그린리본이 그간 축적한 실손보험 청구 데이터와 진료 및 복약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임상시험 대상자만 추려서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제약사와 연구기관은 임상시험 기간 단축 효과와 더불어 비용 절감이 가능했다고 후기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40만 명 이상의 실손보험 청구 및 진료 이력 데이터는 신약 후보군을 찾는 데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임상시험 대상을 정확하게 모집해야 성공적인 신약 개발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며 “신약수요 예측과 분석이 필요한 기업과도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린스카우트가 헬스케어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천명호 대표는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실질적 가치를 주는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설립 초기에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잊지 않고 있다. 서비스의 정확도를 확인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보험금과 무수한 진단코드, 담보 여부를 파악하기도 했다”며 “수많은 이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시행착오를 딛고 라이프캐치를 선보일 수 있었다. 숨은 보험금을 찾아줘서 고맙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천명호 그린리본 대표 / 출처=IT동아
천명호 그린리본 대표 / 출처=IT동아

이어 “앞으로 자동화 영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설 것이다. 예컨대 서류·판단 로직·상담 어시스트를 모듈화해 반복 업무 비용 절감을 돕고자 한다”며 “신사업인 임상시험 분야에도 집중해 보험산업뿐만 아니라 건강, 보험, 금융, 헬스케어 분야를 아우르는 라이프캐치 앱을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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