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포플러플래닛 [2] AI 글쓰기 프로그램 ‘생글방글’, 현직 초등교사가 써본 후기는?

김예지 yj@itdonga.com

[동국대 캠퍼스타운 x IT동아]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IT동아와 함께 ‘2025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동국대 캠퍼스타운과 IT동아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합니다.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연결해 도우려 합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아이들에게 글쓰기는 어려운 과제다.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문장 몇 줄 쓰는 것도 큰 부담으로 여긴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에듀테크 스타트업 포플러플래닛이 오프라인 교재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온오프라인 글쓰기 프로그램 ‘생글방글’을 선보였다. 생글방글은 AI 실시간 자동 첨삭, 문해력 진단, 학습 콘텐츠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개인 맞춤형 학습과 데이터 기반 피드백을 통해 글쓰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아이가 스스로 참여하며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포플러플래닛은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연내 웹 기반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유인근 인천 도담초등학교 4학년 담임 교사 / 출처=IT동아
유인근 인천 도담초등학교 4학년 담임 교사 / 출처=IT동아

AI가 따뜻한 격려로 아이들의 글쓰기 습관을 길러주는 생글방글, 이 서비스가 실제 교육 현장에 적용된다면 어떨까? IT동아는 유인근 인천 도담초등학교 4학년 담임 교사를 만나 생글방글을 일주일간 직접 활용한 후기를 들어봤다. 유인근 교사는 현직 교사와 스타트업, 개발자들이 함께 참여했던 AI 해커톤에서 김예진 포플러플래닛 대표와 만나 연을 이어오고 있다. 인터뷰에는 김예진 대표도 함께 참여해 생글방글 서비스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손글씨 기반 프로그램, 긍정적 피드백이 강점

IT동아 : 직접 학생들과 생글방글을 사용해보니 어떠셨나요?

유인근 교사 : 아침 활동 시간에 생글방글 오프라인 교재로 글쓰기를 하고, 온라인 프로그램 통해 AI 피드백을 받아봤습니다. 쓰면서 느낀 가장 좋았던 점은 손글씨를 그대로 인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디지털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타이핑 위주인데, 손에 힘을 주고 직접 글을 쓰는 행위는 초등학교에서 꼭 필요한 학습 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뇌 발달에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큰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글쓰기가 서툰 아이들에 대한 피드백도 도움이 됐습니다. 교실에서 스무 명이 넘는 아이들 글쓰기를 일일이 지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생글방글은 전반적으로 글을 잘 분석하고 기본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주니 수업에 충분히 적용할 수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짧게 쓴 아이에게는 ‘내용이 단순하니 이런 부분을 추가하면 좋겠다’고 짚어주는 식이죠.

생글방글 첨삭 서비스 웹 활용 사진 / 출처=포플러플래닛
생글방글 첨삭 서비스 웹 활용 사진 / 출처=포플러플래닛

특히 긍정적인 피드백과 격려 문구가 좋았습니다. AI가 항상 긍정적인 피드백과 응원의 말을 전해주니, 아이들은 그것이 AI라는 걸 알면서도 ‘내 글이 부족해도 이렇게 응원해주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덕분에 글쓰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줄었고, 글쓰기를 더 해보려는 의지가 생긴 듯했습니다. 억지로 글을 쓰고 부정적인 피드백만 들으면 더 하기 싫어지지만, 긍정적인 피드백은 거부감을 완화시켜 줍니다. 그래서 이러한 피드백이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쳐쓰기 필요성 강조…메모리 기능 추가 예정

IT동아 : 사용하시면서 보완할 점이 있다고 느끼신 부분은 없으셨나요?

유인근 교사 : 학생이 피드백을 반영해 글을 다시 고쳐 썼을 때, 개선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이 아직 없더라고요. 글쓰기는 고쳐쓰기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반영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예진 포플러플래닛 대표 / 출처=IT동아
김예진 포플러플래닛 대표 / 출처=IT동아

김예진 대표 : 네, 선생님께서 생글방글 초기 버전을 사용해주셨고, 말씀하신 피드백을 저희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잘 고쳤어’와 같은 피드백을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초기에는 아이들이 글쓰기를 하면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옆에서 고쳐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개발했지만, 앞으로는 아이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이전 기록에 대한 메모리 기능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아이들이 AI와 상호작용하며 성장한다고 느끼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유인근 교사 : 그리고 이와 함께 피드백이 손글씨 원문 아래에 표시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글 전체에 대한 피드백이 나오는데, 특정 단어와 문장 아래에 피드백이 함께 나오면 아이들이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할지 명확해지니까요.

김예진 대표 : 맞습니다. 저도 독서논술 강사 시절 아이들의 글 위에 ‘이 표현을 바꿔보자’라고 직접 적어주던 경험을 토대로, 이를 디지털화하기 위해 생글방글을 만들게 됐는데요. 문장별 피드백이 아이들에게 가장 익숙하면서도 명확한 피드백을 주는 방법이라 저희의 최종 목표가 될 것 같습니다.

다양한 주제·체계적인 콘텐츠로 흥미 유발

김예진 포플러플래닛 대표(왼쪽)와 유인근 인천 도담초등학교 4학년 담임 교사(오른쪽) / 출처=IT동아
김예진 포플러플래닛 대표(왼쪽)와 유인근 인천 도담초등학교 4학년 담임 교사(오른쪽) / 출처=IT동아

IT동아 : 현재 학교에서는 아이들 글쓰기 지도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유인근 교사 : 국어 시간 외에도 글을 써야 하는 활동이 많지만, 글쓰기는 전체적인 내용을 세밀하게 살펴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모든 아이를 자세히 지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글쓰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보조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프로그램 자체가 교사의 평가나 지도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수업을 돕는 도구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IT동아 : 4학년 담임을 맡고 계신데, 생글방글은 적합한 수준이었나요?

유인근 교사 : 네, 제가 사용한 교재는 4학년에 적합했습니다. 온라인 프로그램은 교재와 데이터에 따라 피드백이 달라질 것이므로 학년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 가능할 것 같습니다. 사실 글쓰기는 주제만 준다고 해서 늘지 않습니다. 어떤 방법을 제시하고, 글쓰기를 어떻게 구조화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그런 점에서 생글방글 교재는 글감을 주고, 짧은 글부터 긴 글까지 단계적으로 쓰게 되어 있어서 체계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기반을 쌓고, 그 위에서 글쓰기를 확장해 나가는 방식이라 수준에 맞춰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글방글 오프라인 교재 이미지 / 출처=포플러플래닛
생글방글 오프라인 교재 이미지 / 출처=포플러플래닛

김예진 대표 : 말씀하신 대로 아이들의 학습 수준이나 글쓰기 역량에 따라 피드백이 달라집니다. 교재는 기초 수준부터 매일 새로운 주제의 읽을 거리와 글쓰기 가능한 질문으로 구성되는 등 다양하게 마련돼 있습니다. 모든 교재는 교육부가 정한 교과서 수준에 맞춰 제작됐습니다.

IT동아 : 글쓰기 콘텐츠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아까 글쓰기를 싫어하는 학생들이 특히 많다고 하셨는데, 반응하는 주제가 있을까요?

유인근 교사 : 요즘 아이들은 유튜브나 게임처럼 즉각적인 자극에 익숙해서 글쓰기 자체를 힘들어합니다. 글쓰기는 사고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자기 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는 주제에는 꽤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참여합니다. ‘아침에 똥을 쌌는데 황금으로 변했다면?’ 같은 엉뚱한 주제 말이죠. 물론 이것만으로 글쓰기 실력이 확 늘지는 않지만, 적어도 글을 ‘쓴다’는 경험을 쌓게 하는 거죠. 독서를 하더라도 편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흥미있는 소재로 시작해 점차 글쓰기 주제를 다양하게 짚어주면 생각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글방글 웹 서비스 기능 이미지 / 출처=포플러플래닛
생글방글 웹 서비스 기능 이미지 / 출처=포플러플래닛

김예진 대표 : 저희 교재에는 과학, 철학, 일상생활 등 약 2000개가 넘는 주제가 담겨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흥미 유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주제를 직접 고르는 방식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라 먼저 아이들에게 친숙하고 재미있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만화, K-팝 가사, 드라마 시나리오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려고 합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생글방글을 통해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에게도 유용할 것입니다. 한국 문화 콘텐츠를 접하며 자연스럽게 언어를 익히도록 돕는 것이죠. 즉 문화와 글쓰기를 연결하는 접근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 현장 도입, 비용과 효용성이 관건

유인근 인천 도담초등학교 4학년 담임 교사 / 출처=IT동아
유인근 인천 도담초등학교 4학년 담임 교사 / 출처=IT동아

IT동아 : 교육 현장에서 생글방글이 어떻게 발전하면 좋을까요?

유인근 교사 : 아이들의 성장 과정이 눈에 보이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엔 글을 짧게 썼던 아이가 몇 주간 연습했을 때, 글이 길어지고 내용이 풍부해지는 모습을 데이터로 기록하는 겁니다. 아이와 교사 또는 부모가 함께 확인하면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아이들은 RPG 게임처럼 경험치와 보상을 통해 성장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글쓰기를 마친 후 피드백을 받으면 경험치가 오르고, 고쳐 쓰면 추가 보상을 받는 식으로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면 학습 지속성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실제로 수업에서 게임 요소를 접목했을 때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도 스스로 참여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학습지가 아닌 게임처럼 접근하면 반복 연습이 중요한 글쓰기도 긍정적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예진 대표 : 말씀해 주신 부분에 전부 공감합니다. 아이들이 꾸준히 글쓰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목표 설정과 게임 요소를 넣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 2회 글쓰기’ 등과 같이 목표를 세우고, 달성 시 캐릭터가 성장하는 시스템처럼 아이가 스스로 재미를 느끼며 참여하게 만드는 겁니다.

IT동아 : 학교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점이 또 있을까요?

유인근 교사 : 비용이 관건이라고 봅니다. 교사는 교육청이나 학교의 예산 지원을 받아 에듀테크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교재를 학생 수만큼 전부 구입하려면 부담스러울 수 있거든요. 이 점을 고려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예진 포플러플래닛 대표 / 출처=IT동아
김예진 포플러플래닛 대표 / 출처=IT동아

김예진 대표 : 현재 생글방글 오프라인 교재 구매 시 온라인 첨삭 서비스가 함께 번들로 제공되며, 8주 코스가 4만 9000원입니다. 이 가격은 가정용으로 책정된 것이고, 향후 학교와 연계 시에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독형으로 파일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IT동아 : 앞으로 디지털 기술이 교육과 만나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거라고 보시나요?

유인근 교사 : 사회 전체가 효율성을 추구하는 만큼 교육과 AI의 만남은 계속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모든 교사가 똑같이 AI를 쓰지는 않겠죠. 교사의 가치관과 교육 철학에 따라 적용 방식은 달라질 테고,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AI를 교육에 적용하는 방식과 정도에 따라 학생에게 주는 영향도 달라질 것이며, 아이들은 여러 교사와 수업을 하면서 다양한 관점과 지식, 기능을 경험하게 되어 종합적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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