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코칭의 새로운 접근법 제안하는 ‘포텐티보 랩’ [동국대 캠퍼스타운 2025]

남시현 sh@itdonga.com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X IT동아] 동국대학교는 2022년부터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에 참여, 서북도심권 창업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딥테크와 문화 콘텐츠 스타트업을 지원해 2년 연속 창업육성 우수 사례로 선정됐고, 2024년 서울시 캠퍼스타운 성과평과 A+ 등급을 받았습니다. IT동아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과 함께 발전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완벽한 부모가 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각자의 강점을 찾아 아이와 긍정 관계를 만들도록 돕는 것이 목적입니다. 부모는 아이들과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만들도록, 아이들은 올바른 사회정서를 배워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자라도록 하는 것이 목표죠. 궁극적인 수혜자는 아이지만 부모님도 함께 성장하도록 돕습니다”


김희영 포텐티보 랩 대표(좌)와 정래현 기술최고책임자(CTO) / 출처=IT동아
김희영 포텐티보 랩 대표(좌)와 정래현 기술최고책임자(CTO) / 출처=IT동아

포텐티보 랩(Potentivo Lab)은 육아코칭 서비스 ‘패런틀라이즈’를 개발 중이다. 김희영 대표는 올해 2월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한 뒤 곧바로 포텐티보 랩을 설립했다. 이후 몇 달간은 팀 구성과 서비스 기획, 서비스 개발에 매진했고 오는 10월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좋은 논문들과 학술 자료들이 많더라도 이것이 세상 부모님들에게 전달되는데 너무나 오래 걸려’ 창업을 결심했다는 김희영 대표. 그 자세한 얘기를 직접 나눠보았다.

학계의 혁신이 가정까지 닿는 해법, 스타트업에 있었다

김희영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석사과정에서 시작했다. 김희영 대표는 “석사과정을 진행하며 사회정서 발달 실험을 많이 했다. 그 과정에서 유아기 아이들을 키우는 모든 부모들이 공통으로 늘 불안한 생각을 한다는 점을 크게 체감했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과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에 연구를 시작했는데, 아무리 좋은 논문이 나와도 가정에 닿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현실이다. 많은 고민 끝에 학계의 연구를 가정까지 바로 연결하는 방법이 스타트업이라고 생각이 들어 창업을 결심했다”라고 창업 계기를 밝혔다.


정래현 CTO가 패런틀라이즈 서비스가 제공하는 미션의 예시를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정래현 CTO가 패런틀라이즈 서비스가 제공하는 미션의 예시를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창업 당시에는 챗GPT등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음성으로 아이와 부모 간에 상호작용하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만 있었다. 이를 현실로 옮긴 것이 정래현 최고기술책임자(CTO)다. 정래현 CTO는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에 재학 중으로 웹·앱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하드웨어, 로봇 등 다양한 개발 경험을 갖췄으며 현재 서비스 개발 전반을 맡고 있다.

정래현 CTO는 “김희영 대표와 개발 절차와 서비스 전반을 함께 기획한다. 업계 전문가의 검수나 논문 등의 문항을 바탕으로 한, 7개 항목 100문항 이상의 응답 데이터는 패런틀라이즈만의 차별화된 방안이다. 사용자가 문항에 대답하면 가중치에 따른 개인화된 데이터가 생성된다. 음성과 미션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부모님과 아이들이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하는 코칭 방안이 만들어진다”라고 설명했다.


패런틀라이즈는 만 3세부터 초등학교 3학년 사이 육아 코칭이 필요한 아이를 대상으로 한다 / 출처=IT동아
패런틀라이즈는 만 3세부터 초등학교 3학년 사이 육아 코칭이 필요한 아이를 대상으로 한다 / 출처=IT동아

어떤 경우에 패런틀라이즈를 사용하면 좋을까? 김희영 대표는 “육아 코칭이 필요한 상황이면 다 대응한다. 말을 할 수 있는 만 3세부터 초등학교 3학년이 대상이며, 장기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낸다. 많은 부모들이 비용이나 사회적 낙인 등을 우려해 상담 센터나 소아 정신과에 가는 것을 꺼려한다. 그래서 코로나19 이후로는 가정 내 비대면 치료 프로그램이 많아졌는데, 이런 서비스 역시 아직은 1주일에 하루 정도만 한다”라고 말했다.


패런틀라이즈 서비스는 앱으로 일상 대화를 녹음하고, 이를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구조다. 향후에는 이를 AI로 고도화하는 게 목표다 / 출처=포텐티보 랩
패런틀라이즈 서비스는 앱으로 일상 대화를 녹음하고, 이를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구조다. 향후에는 이를 AI로 고도화하는 게 목표다 / 출처=포텐티보 랩

이어서 “포텐티보 랩은 하루 한 시간만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가장 가까이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상담 결과 기반의 육아 분석 및 코칭 보고서를 만든다. 녹음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부모님의 양육 태도는 어떤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전문가가 설계한 AI 모델로 검수한다. 이후 아동 관련 석사와 박사, 5년 이상 유치원 경력자, 상담기질 검사 경력자 등이 다시 한 번 검수한다"라고 말했다.

베타 서비스는 완료, 하반기 정식 서비스 시작

패런틀라이즈는 올해 4분기 중으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앞서 테스트 단계에서는 200여 명이 참여를 희망했고, 데이터 확보를 위해 소수의 인원으로만 진행했다. 앞서 앱이나 자동화를 반영하면 본격적으로 참여 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약 한 두달 간 진행된 테스트였지만 나름의 사연들이 사명감을 더해주었다고 한다.


실제 사용자들이 패런틀라이즈 서비스를 사용한 뒤 남긴 후기 / 출처=포텐티보 랩
실제 사용자들이 패런틀라이즈 서비스를 사용한 뒤 남긴 후기 / 출처=포텐티보 랩

김희영 대표는 “세 분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는 초등학교 3학년 남아의 부모님이었다. 최선을 다해 아이를 키웠지만 그동안 육아에 대해 한 번도 칭찬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리포트를 보니 잘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왔고 자신감이 많이 높아졌다고 했다. 두 번째 사례는 둘째가 태어나고 첫째와 보내는 시간이 많이 줄었는데, 아이 하원길마다 꼭 미션을 했더니 3일 차부터 엄마와의 대화를 기대하는 모습이 보였고, 자연스럽게 정서적인 어려움도 완화되고 다시 아이와 연결되는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로는 패런틀라이즈가 제안한 미션을 통해 아이에게 자율성을 준 사례를 꼽았다. “어느 날 아이가 우유를 쏟았고, 평소 같았으면 ‘엄마가 한다 했잖아’라며 지적했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아이의 노력을 인정하고 응원하라는 미션을 떠올라 아이를 응원했고, 아이가 스스로 닦으며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 순간 어머니가 ‘네가 어떻게 해결하든 나는 네가 자랑스럽다’라고 말하며 아이를 안아주셨다. 이런 경험이야말로 패런틀라이즈가 지향하는 변화의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전문가 멘토링과 네트워킹 등 지원

한편 포텐티보 랩이 원활하게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의 도움이 있었다. 김희영 대표는 “캠퍼스타운 사업은 올해 4월 신청했고, 서울 소재 캠퍼스타운 중 세 곳을 지원해 모두 합격했다. 그중 동국대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지리적 위치도 좋고, 네트워킹이나 관계 측면에서 좋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희영 대표가 패런틀라이즈 서비스를 소개 중이다 / 출처=포텐티보 랩
김희영 대표가 패런틀라이즈 서비스를 소개 중이다 / 출처=포텐티보 랩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으로부터 받은 지원에 대해서는 “초기 창업가에게 매우 중요한 인사, 노무, 법률, 세무 등 각각에 대한 강의가 제공됐다. 덕분에 최근에 세무사와도 계약할 수 있었다. 사업 관련 컨설팅은 초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처음 입주했을 때 입주 기업 및 관계사 간의 네트워킹 데이도 있었고, 지금도 네트워킹 관련으로 계속 도움을 받고 있다. 가상 전시관 홍보 및 마케팅으로도 도움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김희영 대표는 “스타트업이라 하면 제품만 잘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창업에 대한 행정적인 업무가 예상보다 많더라. 동국대 캠퍼스타운은 초기 창업기업이 순차적으로 밟아야 할 절차를 하나하나 제시해 주고, 덕분에 기업이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 사업 성장의 동반자를 둔 느낌”이라고 답했다.

가정의 평화가 사명… 다함께 성장하고 기여하는 회사 될 것


김희영 대표는 모든 가족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사명이라고 밝혔다 / 출처=IT동아
김희영 대표는 모든 가족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사명이라고 밝혔다 / 출처=IT동아

김희영 대표의 당면한 과제는 서비스 안정화다. 김희영 대표는 “단기적인 과제로는 올해 안에 앱을 출시하고 안정적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게 목표고, 가족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실천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패런틀라이즈를 넘어서 부부 관계나 부모님들과의 관계 등 가족 간의 연결과 소통을 위한 서비스로 확장할 생각이다”라는 목표를 얘기했다.

또한 “대면 상담과 달리, 패런틀라이즈는 상담이 아닌 예방적 차원에서 부모와 자녀 관계를 지원하는 디지털 코칭 서비스다. 일상 속 대화를 기반으로 부모와 아이가 더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핵심이다. 국내에 비슷한 서비스는 아직 없다. 중요한 건 모든 업계 종사자들이 가정의 심리적 건강이라는 공통된 목표로 일한다는 점이다. 경쟁보다는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소통을 위한 새로운 방식을 알리고, 문제가 생기기 전에 예방적으로 개입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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