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코리아 공식 출범…"한국을 AI 허브로"
[IT동아 김영우 기자] ‘챗GPT(ChatGPT)’로 유명한 '오픈AI(OpenAI)가 9월 10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 세 번째 지사인 '오픈AI 코리아'의 공식 출범을 발표했다. 이번 한국 진출로 오픈AI는 아시아에서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 지사를 운영하게 됐다. 전 세계 기준으로는 열두 번째 지사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날 행사에서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와 혁신적인 기업, 빠른 디지털 도입 속도를 갖춘 AI 혁신의 최적지"라며 "오픈AI가 한국의 AI 대전환을 위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오픈AI의 한국 시장 선택 배경에는 폭발적인 성장세가 있다. 권 CSO에 따르면 국내 챗GPT 주간 사용자가 1년 전보다 4배가량 늘었고, 유료 구독자 규모도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API 사용량 측면에서도 전 세계 국가 중 10위권에 포함될 정도로 활발한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권 CSO는 오픈AI의 최신 기술 발전상황도 소개했다. 그는 "2022년 챗GPT 런칭 이후 많은 진보가 있었고, 최근 5시리즈 모델을 출시했다"며 "단순한 대답을 넘어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에이전트까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육 및 업무 분야에서의 혁신을 강조했다. 코딩을 도와주는 AI 모델인 코덱스(Codex)와 스터디 모드를 통해 "학생들이 과제를 풀고 시험을 준비할 때 깊은 이해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또한 "모든 사용 사례에 대해 맞춤 설정이 가능한 추론 모델 ‘오픈 모델’을 통해 모든 사람이 맞춤형 인프라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전방위 협업 본격화
오픈AI는 한국 산업계 전반에 걸친 협력을 강조했다. 이미 지난 2월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며, 그 외에 현재 협력하고 있는 국내 기업으로 GS, 토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LG전자 등이 있다고 권 CSO는 언급했다. 이들 기업을 포함해 건설, 전자, 통신, 금융, 여행, 게임, 이커머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이 GPT-5 등 최첨단 AI 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계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오는 11일 서울대학교와 MOU를 체결하며 연구 협력을 시작하고, '오픈AI 포 컨트리(OpenAI for Countries)' 프로그램을 통해 공공분야 협력도 확대할 예정이다.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12일 '파운더스 데이'를 개최해 스타트업, 개발자, VC 간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11월에는 '데브데이 익스체인지'를 국내에서 개최한다. 오픈AI는 지난 2월 국내 최초 개발자 워크숍인 ‘빌더랩’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크리에이터 지원도 눈에 띈다. 최근 오픈AI의 AI 영상 생성 모델인 'Sora'로 제작된 미디어아트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외벽에 투사하는 행사를 진행했으며, '크리에이티브 랩 서울'에는 21명의 국내 크리에이터가 참여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다양한 질문 쏟아졌지만… 답변은 다소 ‘밋밋’
한편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제이슨 권 CSO와 취재진 사이의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주요 질의 및 답변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한국 지사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지사장은 언제 선임되나?
: 성공적인 문화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지사장은 곧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법인 설립과 채용인원 등은 단계적으로 발표할 것이다.
- 한국에서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이 있나?
: 한국은 아주 중요한 시장이므로 데이터센터를 준비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
- 올해부터 MS 애저 독점기간이 끝나면서 오픈AI에서 AWS도 쓸 수 있게 되었다. 다른 클라우드도 계약할 것인가?
답변: 로컬 파트너십이 필요할 것이다. 클라우드의 경우 애저 말고도 단계적으로 한국 기업들과의 제휴도 고려할 것이다. SK나 삼성 등도 물론 예외가 아니다.
- 카카오에 챗GPT가 탑재되는 것인가? 카카오 지분 투자설은 사실인가?
: 카카오 등의 여러 기업들과 더 강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다. 카카오의 경우 엔지니어링과 솔루션으로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건 긴 파트너십의 시작일 뿐이다.
- 삼성은 독자 AI 서비스를 쓰기도 한다. 어떻게 파트너십을 발전시킬 것인가?
: 삼성 등도 우리 기술을 내부 서비스에 이용하고 있다. 지속적인 협력과 확장을 통해 파트너 기업의 목표에 맞는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 AI 기본법이 제정되고 내년에 시행 예정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 정부도 우리의 파트너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보안 관련 기술을 개발해왔고, 챗GPT 가이드를 만들어 보안 교육도 해왔다. 그 외의 다양한 정책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다.
- 한국에서 훌륭한 AI 모델과 우수한 보안 기능을 제공한다고 했는데 어떤 보안 기술을 제공할 것인가?
: 보안과 관련해 주요 파트너들의 요구를 이해하려고 한다. 우선 API 관련 보안 기능을 강화해 신뢰도를 높일 것이다. 데이터가 시스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큰 도움이 된다.
- 한국의 교육 시장을 바라보고 있나?
: 예측은 쉽지 않다. 나는 한국이 교육을 중요시하는 나라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은 AI와 교육의 접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한 교육 혁신을 예상하며 이와 관련한 성공적인 스타트업도 몇 군데 알고 있다.
- 다양한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 있나?
: 우리는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한국은 특히 API 개발자의 수준이 높다. 스타트업 인수에 대해서는 지금 여기서 말하기 힘들다. 이들이 우리의 기술을 더 잘 이용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혁신 생태계 구축과 장기적인 성장을 고려할 것이다.
- 오픈AI가 말하는 혁신이란 무엇인가?
: 우리의 목표는 AGI(범용 인공지능) 개발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줘야 하기 때문에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사회, 정부, 사용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언어능력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각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지화된 협력을 바탕으로 모델 훈련이나 벤치마크 평가를 할 것이다.
한편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으나 답변 중 구체적인 일정이나 투자 규모, 세부 사업 계획 등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발표할 것", "곧 발표할 수 있을 것" 등의 원론적인 답변이 많아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한국법인 설립 시기, 지사장 선임 일정, 데이터센터 구축 규모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얻기 어려웠다.
한편 오픈AI는 오는 11일 저녁 기업과 정부, 학계, 예술계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오픈AI 코리아 출범을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제이슨 권 CSO와 브래드 라이트캡 COO(최고운영책임자), 올리버 제이 글로벌 비즈니스 총괄이 참석하며, 방송인 강지영의 사회로 정재승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학과장, 송길영 박사, 조앤 장 오픈AI 랩스 대표가 패널토론을 진행한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reporte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