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17 인공지능 승부수 “실시간 통역”에 시장 분위기는 싸늘

강형석 redbk@itdonga.com

애플이 2025년 하반기 신제품을 공개했다 / 출처=애플
애플이 2025년 하반기 신제품을 공개했다 / 출처=애플

[IT동아 강형석 기자] 애플은 인공지능 기술 부문에서는 후발주자다. 경쟁사들이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공격적으로 선보이는 사이, 애플은 기기 성능과 제품 디자인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2024년 애플 인텔리전스 공개 이후도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이 인공지능 시대에 경쟁사들을 압도할 만한 혁신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이에 애플은 필요할 경우 인수합병을 통해 인공지능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25년 9월 9일(미국 현지 기준), 애플은 신제품 공개 이벤트를 통해 아이폰 17 시리즈, 아이폰 에어, 에어팟 프로 3, 애플워치 시리즈 11 등을 공개했다. 애플은 신제품의 성능과 기능 소개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지만 새로운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기능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2025년 하반기에 추가될 애플 인텔리전스는 시각 지능(Visual Intelligence), 실시간 통역(Live Translation), 오픈AI 챗(Chat)GPT 연동 등이 포함된다. 인공지능 기술 후발주자라는 시장의 평가 속에서도 애플 인텔리전스는 애플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인공지능 기술로 작동 중인 셈이다. 애플은 2025년 하반기 이후, 새로운 애플 인텔리전스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보고 분석하는 인공지능 역량 강화된 아이폰 17

아이폰 17ㆍ17 프로(프로 맥스), 아이폰 에어 등 신제품은 A19 계열 칩을 활용해 인공지능 처리 역량을 높였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기기 내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성능을 높인 신경망 엔진(NPU)을 적용했다. A19 프로 칩은 이전 세대와 비교해 최대 4배 성능이 향상됐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차가 아이폰에 추가된 시각 지능은 구글 제미나이 라이브와 유사한 서비스다 / 출처=애플
차가 아이폰에 추가된 시각 지능은 구글 제미나이 라이브와 유사한 서비스다 / 출처=애플

차세대 아이폰에 적용된 인공지능 기능은 시각 지능이다. 기존 애플 인텔리전스의 라이브 텍스트, 시각 자료 찾아보기 등이 강화된 형태다. 카메라를 피사체에 가져가면 사물을 식별하는 것 외에 카메라로 비추는 모든 것을 검색한다. 사용자는 검색 결과를 확인하고 애플 인텔리전스에 질문하면서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마치 구글의 제미나이 라이브와 유사한 형태다.

예를 들어 카메라로 콘서트 포스터를 비추면 캘린더 이벤트가 생성되고, 냉장고 속 재료를 비추면 조리법을 제안한다. 온라인에서 본 옷을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 검색하는 것도 가능하다. 애플은 정보 인식에 필요한 과정을 기기 내(온-디바이스)에서 처리함으로써 속도를 높였다.

인공지능으로 ‘양방향 소통’ 구현한 에어팟 프로 3

에어팟 프로 3는 고성능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어폰이에서 ‘히어러블 인공지능(Hearable AI)’ 이어폰으로 변화했다. 추가된 기능은 실시간 번역이다. 에어팟 프로 3를 귀에 꽂은 상태에서 외국인과 대화하면 애플 인텔리전스가 언어를 번역, 상대방 언어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어폰이 통역사 역할을 대신해 주는 셈이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오디오 질감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는 컴퓨테이셔널 오디오(Computational Audio) 기술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로 외국인의 목소리와 언어를 분리하고 번역해 사용자에게 전달한다. 사용자가 번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화자의 음량을 지능적으로 낮추는 기능도 갖췄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실시간 통역 기능은 외국어를 몰라도 의사 소통이 가능하다 / 출처=애플
애플 인텔리전스의 실시간 통역 기능은 외국어를 몰라도 의사 소통이 가능하다 / 출처=애플

아이폰을 활용하면 상대방과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에어팟 프로 3를 귀에 꽂은 상태에서 상대방에게 의사표시를 하면 아이폰에 해당 언어로 번역해 출력된다. 상대방도 에어팟 프로 3를 장착했다면 아이폰을 보여주지 않아도 실시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3세대 에어팟 프로의 실시간 번역 기능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가 먼저 제공된다. 2025년 내에 이탈리아어, 일본어, 한국어, 중국어(간체)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 외에 더 많은 사용자들이 실시간 번역 기능을 쓸 수 있게 2세대 에어팟 프로, 4세대 에어팟도 관련 업데이트를 진행할 방침이다.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싸늘

애플 이벤트 이후 투자 시장과 분석가들은 대체로 실망했다는 반응이다. 시장이 주목하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뚜렷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실시간 통역은 애매하다. 글로벌 시대라 해도 사람이 살면서 통역 기능을 활용할 일이 많지 않아서다. 시각 지능 기능도 구글 제미나이 라이브와 뚜렷한 차별화 요소가 없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실망하게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가는 하락했다. 2025년 9월 9일, 애플 주가는 2025년 9월 9일, 주식 시장 개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이어갔고 결국 전날 대비 -1.48% 하락한 234.35 달러(약 32만 5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분석가는 인공지능과 하드웨어 사이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댄 아이비스(Dan Ives) 위드부시(Wedbush) 분석가는 “아이폰 17 시리즈가 대규모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유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로라 마틴(Laura Martin) 니드험(Needham) 분석가는 “점진적인 업데이트가 더 높은 기업 가치를 정당화하기에는 부족하다. 강력한 교체 주기는 없을 것이며 혁신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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