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25 FEㆍ갤럭시 탭 S11 공개, 갤럭시 AI는 구글과 어떻게 다를까?
[IT동아 강형석 기자] 2025년 9월 4일,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팬에디션(FE – Fan Edition)과 갤럭시 탭 S11 시리즈를 공개했다. 각각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사용 방식은 다르지만 최적의 성능과 ‘갤럭시 인공지능(AI)’으로 사용자 일상에 가치를 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터치·음성·시각 등 다양한 입력 수단으로 기기와 직관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협력하면서도 경쟁 관계에 있는 구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구글은 2025년 8월 20일(이하 미국 현지 기준) 공개한 픽셀 10 시리즈 스마트폰에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언어 모델, 제미나이 나노(Gemini Nano)를 적용했다. 픽셀 10 시리즈는 인공지능으로 모바일 경험을 바꾸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사용자의 일상을 예측하고 보조하는 '능동형 인공지능 비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모바일 인공지능 기술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하드웨어 혁신의 한계에 직면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인공지능 기술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업계의 두 거두, 삼성전자와 구글의 차별화 전략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인공지능으로 사용자에게 새로운 스마트 기기 활용 경험을 포함, 새로운 가치를 전달한다. 구글은 강력한 서비스 생태계를 토대로 스스로 움직이는 능동형 인공지능을 앞세운다.
스마트 기기 활용 경험 강조한 삼성전자
갤럭시 S25 FE와 갤럭시 탭 S11 시리즈는 8세대 원 유아이(One UI)에 기반한 갤럭시 인공지능 기술을 제공한다. 갤럭시 인공지능의 주요 기능은 ▲나우 바(Now Bar)ㆍ나우 브리프(Now Brief) ▲프로비주얼 엔진 도구(사진, 영상 보정 기능) ▲콜 어시스트 ▲글쓰기 지원 ▲브라우징 어시스트 등이다.
나우 바는 잠금 화면 위에 유용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표시해 준다. 실시간 알림, 오늘의 음악, 활동 루틴 등 설정에 따라 맞춤형 정보 취득이 가능하다. 화면을 켤 때마다 어떤 중요한 소식이 있었는지 직관적으로 알려준다. 중요한 알림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작은 알림 센터 역할인 셈이다.
나우 브리프는 그날의 주요 정보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스마트 브리핑 기능이다. 사용자의 하루 일과와 연관이 있는 정보들을 인공지능이 분석, 잠금 화면에 출력한다. 현재 날씨, 오늘 일정, 리마인더, 삼성 헬스 활동 정보 등이 포함된다.
갤럭시 인공지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사진 편집(생성형 편집)이다. 인공지능이 화면 상태를 분석해 자연스러운 사진 편집을 지원한다. 예로 배경에 불필요한 피사체를 지정만 해주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사진 분위기에 맞는 결과물을 제시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최적의 영상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슬로우 모션 영상을 만들거나 원치 않는 소리(목소리, 바람 등)를 분리하고 제거한다. 최고의 순간을 자동으로 선택하는 자동 트리밍 기능도 있다.
온-디바이스 기반 능동형 서비스 선보인 구글 AI
갤럭시 인공지능이 사용자 명령에 따라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는 수동적 구조라면 구글은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능동형 서비스를 구축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했다. 픽셀 10 시리즈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명령하지 않아도 문자 메시지, 전화 등에 반응하고 상황을 분석ㆍ예측한 후 선제 대응하는 ‘매직 큐(Magic Cue)’ 기능이 적용됐다.
매직 큐는 메일(Gmail), 달력(캘린더), 메시지, 스크린샷 등 흩어져 있는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결, 필요한 순간에 정보를 미리 제시하고 최적의 작업을 제안한다. 예로 비행기 도착 시간에 대한 메시지를 받았다면 매직 큐는 사용자 여행 일정을 참조해 항공편 정보를 자동으로 찾아내고 탭 한 번으로 공유 가능하도록 제안한다.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들이 오랜 시간 긴밀히 연동되어 왔고 인공지능이 생태계 내에서 학습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보드(Gboard)의 글쓰기 지원(Writing Support) 기능은 맞춤법 교정 외에 문장 흐름을 조절하거나 적절한 이모티콘을 추천해 준다. 레코더(Recorder) 앱은 사용자가 흥얼거리는 멜로디를 인식한 후 음악으로 만들어 주는 기능이다. 인공지능 연구 도우미 노트북LM(NotebookLM)은 스크린샷, 녹음 앱과 통합되어 정보 수집과 정리를 자동화한다.
접근 방식은 달라도 결국 ‘사용자 편의 위한 인공지능’
갤럭시 인공지능은 사진ㆍ영상 편집, 글쓰기 지원, 번역 등 생산성과 창의적 역량 확장에 필요한 인공지능 도구를 제공한다. 반면 구글은 사용자의 창의적인 부분보다 생활을 보조하는 기능에 초점을 뒀다. 메일(Gmail), 달력(캘린더), 메시지를 분석해 다음 작업을 제안하는 기능이 많기 때문이다.
구글 AI는 사용자보다 먼저 제안하고 도와주는 '선제적 인공지능 비서' 역할이라면, 갤럭시 AI는 현재 사용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기능을 갖춘 '실용적인 도구'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한계일 수밖에 없다. 운영체제와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구글과 달리 삼성전자는 구글만큼 깊이 있는 소프트웨어 통합을 이루기 어렵다.
기업마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사용자에게 편의를 줄 인공지능 기술은 더욱 폭넓고 다양한 형태로 스마트 기기에 이식될 것으로 예상한다.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 범위가 다양한 부문으로 넓어지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에 따라 더욱 보편적이고 실용성 좋은 인공지능 기술이 등장해 스마트 기기의 성능을 높일 것으로도 전망한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