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 개최…“아태 AI 허브 노린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SKT가 지난 8월 29일 SK에코플랜트, 아마존 웹 서비스(AWS), 울산광역시와 함께 국내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전용 데이터센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의 기공식을 열었다. SKT는 이번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AI 고속도로를 구축하고,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AI 허브로 도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울산은 2027년 완공될 예정이며, 향후 GW 규모로 확장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20일 열린 출범식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유영상 SKT CEO, 프라사드 칼야나라만 AWS 인프라 총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프라사드 칼야나라만 인프라 총괄 대표는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 기술과 AWS 인프라를 결합한 시설”이라며, “앞으로도 SK그룹과 한국의 AI 리더십 강화를 위한 기반을 지속 다져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8월 29일 기공식에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유영상 SKT CEO, 김형근 SK에코플랜트 CEO 등 SK그룹 주요 관계자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신재원 AWS 코리아 전무 등 200여 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고성능 연산 위한 AI 데이터센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은 SKT의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전략의 일환이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GPUaaS ▲엣지 AI(Edge AI) 등 세가지 축으로 삼아 전국 AI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다. SKT는 수도권 핵심 거점을 바탕으로 전국으로 확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생성 AI 시대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B2B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은 일반 데이터센터와 달리 고성능 AI 연산에 최적화된 고전력, 냉각, 네트워크 역량을 갖출 예정이다. 일반적인 데이터센터는 서버랙(Server Rack)당 평균 5~10kW의 전력을 소비하는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서버랙당 20~40kW 이상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전력 소비량이 4배 이상 높기 때문에 냉각 용량도 일반 데이터센터의 4~10배에 달하는 서버랙당 40~100kW에 달하는 대용량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은 AI 컴퓨팅에 특화된 구조 및 시스템을 갖추고, 초고집적 랙 밀도, 공랭식-수랭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을 도입한다. SKT는 “이러한 AI 특화 설계가 기존 데이터센터 대비 높은 성능과 효율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한편, SKT는 지난해 12월 가산 AI 데이터센터 오픈과 함께 GPUaaS(GPU-as-a-Service)를 출시한 바 있다. 특히 지난 8월 1일에는 최신 엔비디아 블랙웰 B200 GPU 1000장을 단일 클러스터로 구성한 국내 최대 규모의 ‘소버린 GPUaaS’ 인프라를 선보였다. SKT는 “엣지 AI, GPUaas와 함께 이번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통해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전략의 세 가지 축을 골고루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왜 울산인가?
AI 데이터센터를 울산에 구축한 이유는 산업적, 지리적, 경제적 관점에서 여러 전략적 이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센터 운영의 핵심인 전력 공급 면에서 울산은 최적의 입지다. SK가스와 SK멀티유틸리티 등 SK그룹 계열사가 인근에 있어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SK가스에서 LNG를 공급받는 SK멀티유틸리티를 통해 한국전력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전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LNG 열병합 발전으로 친환경성과 효율성까지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T는 “이번 프로젝트는 SKT와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해 SK에코플랜트, SK가스, SK케미칼, SK멀티유틸리티, SK하이닉스, SK AX 등 SK그룹의 ICT 및 환경·에너지 계열사들이 총출동했다”며, “SK그룹 역량을 결집해 높은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인프라 구축을 맡은 SK에코플랜트는 ▲최적 공법 제안 ▲핵심 설비 시공 전략 수립 ▲사전 인프라 구축 ▲전력·공조·통신 안정성 확보 ▲냉각시스템 효율화 등 체계적인 사전 검토를 진행했다.
또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아태지역의 AI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장기적 비전과도 일치한다. 울산은 해저 케이블에 유리한 입지와 산업 친화적 환경을 갖춰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장소로 평가받는다.
SKT는 이번 AI 데이터센터 건립이 사업 확장뿐 아니라 울산 지역 및 국가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동북아에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목표하는 AWS의 최적의 파트너로서 공동 투자를 통해 고용 창출과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기존 제조업 중심 도시인 울산에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지역 산업의 체질을 개선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SKT와 울산광역시는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향후 GW급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로 확장하기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MEP 솔루션 결합 맞손
국내 최대 규모의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에는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MEP(기계·전기·배관) 장비가 도입된다. SKT와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지난 8월 31일 서울 SK T타워에서 MEP 장비 통합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양사의 전략적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미 지난 3월 MWC25에서 처음 파트너십을 맺은 뒤 다양한 분야에서의 구체적 협력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번 계약은 그 첫 번째 결과물인 셈이다. 구체적으로 슈나이더의 배전반, UPS, 변압기, 자동제어 등 5개 영역의 MEP 장비가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에 통합 공급된다.
또한 이번 계약으로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디지털 트윈 솔루션 이탭(ETAP)을 SKT의 통합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매니지먼트(Data Center Infrastructure Management, 이하 DCIM) 시스템에 결합해 디지털 트윈 기반으로 운용 최적화를 추진한다. 또한 ▲SK온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활용한 UPS·ESS 공동 개발 ▲SK그룹 전반의 MEP 장비 수요를 기반으로 한 협력 확대 등도 포함했다. 더불어 기존의 ▲AI DCIM과 슈나이더 자동 제어 시스템 연동 및 상품화 ▲MEP 레퍼런스 디자인 공동 개발과 데이터센터 설계·구축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프리팹(Pre-fab) 모듈형 솔루션 설계 ▲에너지 구독(EaaS) 사업 확대를 위한 공동 영업 등에서 협력을 강화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