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여행사의 디지털 전환, ERP 도입 돕는 '어딩' [서울과기대 x 글로벌 뉴스]

남시현 sh@itdonga.com

[서울과기대 x 동아닷컴 공동기획]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는 예비·초기창업패키지와 메이커스페이스, 글로벌 협업 등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나아가 동아닷컴과 함께 스타트업의 해외 홍보와 진출을 도울 글로벌 뉴스를 제공합니다.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을 우리나라 내외에 소개합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많은 사람들이 여행 산업이 서비스라고 생각하지만 본질은 유통업입니다. 무형의 자산인 추억과 경험을 유통하는 산업이죠. 하지만 일반적인 유통은 주고받을 재화가 있어 과정이 명확하지만, 여행업은 여행사와 현지 여행사와의 신뢰 관계로 진행되는 업종이어서 디지털화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어딩은 여행사의 보유 데이터를 기반으로 ERP(전사적 자원관리)를 구축해 여행 서비스를 상품처럼 관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김영준 어딩 대표는 21살부터 서버, 웹 개발을 시작한 뒤 안랩에서 병역 특례로 개발 업무도 맡는 등 5년 간의 개발 경력을 갖췄다. 이후 여의도 금융맨을 꿈꾸며 보험 영업을 하다 외국계 은행으로의 입사를 앞두고 있었지만, 스마트폰과 개발 경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창업의 길에 뛰어들었다.


김영준 어딩 대표, 어딩이라는 사명은 어디 + ing 라는 뜻이다 / 출처=IT동아
김영준 어딩 대표, 어딩이라는 사명은 어디 + ing 라는 뜻이다 / 출처=IT동아

그가 사업의 방향으로 잡은 분야는 여행이었다. 신뢰 관계가 기반이다보니 디지털화가 더딘데 이를 디지털로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에서 사업의 가능성을 봤다. 그래서 2016년부터 ‘투어벨’ 여행사에서 2년 간 최고기술책임자도 역임했고, 2018년에는 여행 산업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도입하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어딩’을 창업했다. 여행에 대한 김영준 대표의 시각과 방향성을 들어봤다.

“중소 여행사는 어려운 IT도입, 어딩이 해결사로 나서”

어딩은 여행사가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관리하도록 돕는 전사적 자원관리(ERP) 설루션 기업이다. 김영준 대표는 “각 여행사에 맞는 최적화된 사이트 제작과 콘텐츠 관리 체계를 통한 채널 관리, ERP를 활용하여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B2C 판매채널에 연계하는 게 어딩의 서비스다. 쉽게 말해 여행업계의 카페24라 할 수 있다”라면서, “주 고객층은 중소형 여행사다. 1위부터 10위 권 이내의 여행사는 자체 디지털 전환 시스템을 갖고 있고, 그 아래 여행사는 시스템을 자체 구축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이 어딩의 설루션으로 디지털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고 말했다.


김영준 대표가 어딩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를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김영준 대표가 어딩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를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디지털화가 되지 않은 현장의 상황은 어떨까. 김영준 대표는 “기본적으로 엑셀 등으로 고객 정보를 관리하는 곳이 많다. 개인 정보나 여권 번호 등을 엑셀로 정리해서 현지로 보내 호텔도 예약하고 한다. 그러다 보니 보안이 불투명한 경우가 많은데, 어딩은 현지 기업도 어딩 서비스로 접속해 데이터를 보게 하고, 개인정보나 데이터 관리, 정산서, 수익률 등등을 온라인에서 모두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자체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중소 여행사들에게 대기업 수준에 맞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실제 어딩의 서비스 화면, 중소 여행사도 데이터 연동을 통해 작업을 디지털화할 수 있다 / 출처=어딩
실제 어딩의 서비스 화면, 중소 여행사도 데이터 연동을 통해 작업을 디지털화할 수 있다 / 출처=어딩

대형 여행사들이 시스템통합(SI)으로 자체 개발하는 것과 달리 어딩의 서비스는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aS)로 제공된다. 김영준 대표는 “도입 규모가 크다면 기업에 맞게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지만 비용이나 시간도 많이 든다. 반면 어딩은 SaaS 특성상 웹과 모바일로 제공되며, 인프라가 부족한 동남아 쪽에서 수요가 많다. 현재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진출을 준비 중이며, 베트남 빈 그룹과의 온라인 관광 시스템과 연동해 바우처를 거래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라고 말했다.

어딩은 베트남 관광 기업과 운영 프로그램을 연동했다. 덕분에 어딩 시스템에서 항공사 좌석을 실시간 예약하면, 관련 정보를 베트남 현지 기업과 바로 공유할 수 있다. 지금도 베트남을 포함해 기존 동남아시아 관광 업계는 대구모 여행 박람회를 열고 현금으로 여행 상품을 거래한다. 어딩 시스템을 활용하면 이를 디지털로 관리할 수 있어 훨씬 명확하고 쉽게 다룰 수 있다. 동남아시아 관광 협회도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어 관계를 맺으려 한다.

법인 설립 후 1년 만에 TIPS 선정, AWS로 서비스 고도화 중

처음부터 어딩이 여행사 시스템 쪽은 아니었다. 김영준 대표는 "어딩은 원래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이 항공권을 손쉽게 관리하도록 돕는 OTA 플랫폼이었다. 이를 내세워 중기부 팁스(TIPS) 사업도 수행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를 강타했고 항공권 시장은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그래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항공 산업은 마비됐지만 국내 호텔, 여행에 대한 수요는 커졌고 이를 다루는 여행사의 디지털 전환으로 사업 노선을 바꿨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올해는 소규모를 넘어 중견 여행사들도 들어오기 시작했고, AI를 활용해 기업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라 덧붙였다.


어딩의 설루션을 활용해 홈페이지를 구축한 사례 / 출처=세부조아
어딩의 설루션을 활용해 홈페이지를 구축한 사례 / 출처=세부조아

어딩은 기업 맞춤형 서비스나 AI를 위한 데이터 관리, 보안 등을 충족하기 위해 아마존웹서비스의 클라우드를 쓰고 있다. 김영준 대표는 “저희 시스템이 SaaS 기반이다 보니 처음부터 AWS를 기반으로 사용했다. AWS로부터 서비스 컨설팅을 받고 계속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시스템을 제공하는 입장에서 해외 진출 파트너도 만들어야 해서 AWS를 선택한 점도 있다”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AWS의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도 SaaS 기반 서비스면서 해외 진출에 대한 잠재력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단순한 여행 서비스 디지털화 및 관리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분석 등도 제공한다 / 출처=어딩
단순한 여행 서비스 디지털화 및 관리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분석 등도 제공한다 / 출처=어딩

김영준 대표는 “AWS를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레 AWS 정글 프로그램 참여도 제안받았고,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연구개발 자금이나 서비스 바우처 등을 지원받고 있다. 컨설팅 측면에서도 서버 설정부터 활용 방법, 설루션 활용법 등을 다양하게 제공받고 있고, 데모데이나 해외 연관 기업과의 네트워킹도 제안받고 있다”라면서, “AWS 클라우드 덕분에 가격 경쟁뿐만 아니라 가격 형성 방안이나 경로, 비슷한 다른 환경에서의 조건까지도 파악할 수 있어 경쟁력 측면에서도 보탬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주관기관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에 대해서는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 역시 단순 주관업무를 넘어 지속적으로 네트워킹 자리나 데모데이 등을 개최해 제공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나 산학연 협력방안 등을 제안하는 식으로 도움을 준다. 행정 측면에서도 사업비 지출 및 검토의견을 주는 식으로 계속 도와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리즈 B 투자 앞둔 상황··· 시장경쟁력 개선이 목표

김영준 대표의 다음 목표는 스케일업이다. 김영준 대표는 “분기별로 수익성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유가 상승이나 달러 약화 등이 여행 산업에 계속 영향을 준다. 4분기 중으로는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해 간극을 메울 예정이다. 현재 일본에서 여행 플랫폼으로 상장한 기업과 개념증명(PoC)을 진행 중이며, 서비스 강화 및 연구개발 등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점검하고 수익성도 개선할 생각이다. 내년 4월이면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출범해 안정적으로 수익화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김영준 대표는 여행 기업이자 개발 기업으로서 시장을 바꿔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영준 대표는 “어딩의 임직원 중 절반은 개발자 출신이며, 개발 기획과 디자이너도 대다수다. 광고 대행이나 서비스 교육팀, 여행사 출신 임직원들도 있다. 어딩의 정체성은 여행 기술기업이며 여행을 기술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앞으로도 열정적이고 책임감 있게 시장의 디지털화를 이뤄내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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