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기대 x 글로벌 뉴스] 딥핑소스 “AI 데이터 익명화 기술로 매장 운영 효율 강화”

한만혁 mh@itdonga.com

[서울과기대 x 동아닷컴 공동기획]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는 예비·초기창업패키지와 메이커스페이스, 글로벌 협업 등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나아가 동아닷컴과 함께 스타트업의 해외 홍보와 진출을 도울 글로벌 뉴스를 제공합니다.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을 우리나라 내외에 소개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딥핑소스는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데이터 익명화 기술을 개발한 AI 및 데이터 보안 전문 기업이다. 딥핑소스의 데이터 익명화 기술은 영상 속 개인정보를 비식별화 처리하면서도 데이터 가치는 그대로 유지한다. 이를 이용하면 영상 데이터를 개인정보 문제없이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

딥핑소스는 이 기술을 활용해 매장 케어링 솔루션도 개발했다. AI가 매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매장 상태, 물품 재고 상황, 개선 사항 등을 알려주는 솔루션으로, 매장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딥핑소스는 편의점, 뷰티 매장,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코엑스, 롯데월드 등 대형 공간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KDDI, 로손과 협력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8월 중 일본 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다.

김태훈 딥핑소스 대표를 만나 데이터 익명화 기술과 매장 케어링 솔루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태훈 딥핑소스 대표 / 출처=IT동아
김태훈 딥핑소스 대표 / 출처=IT동아

세상 모든 데이터를 안전하게, 딥핑소스

IT동아: 안녕하세요, 김태훈 대표님. 우선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태훈 대표: 안녕하세요, 딥핑소스 김태훈입니다. 저는 25년 이상 영상 인식 및 분석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지난 2006년에는 스타트업 올라웍스를 창업했습니다. 스마트폰이 막 나오던 시기에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이나 사물을 인식하는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올라웍스는 2012년 인텔에 인수됐고, 이후 인텔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러다가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을 보고, AI 분야에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면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인텔을 나와 딥핑소스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IT동아: 딥핑소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김태훈 대표: 딥핑소스는 2018년 설립된 AI 및 데이터 보안 전문 기업입니다. '세상 모든 데이터를 안전하게'라는 철학 아래 데이터 익명화 기술, 매장 케어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명은 처음 창업할 당시 저희가 먹고 있던 음식에서 따왔습니다. 공동 창업자와 회사 이름을 고민할 때 마침 저희가 나초를 디핑소스(dipping sauce)에 찍어 먹고 있었어요. 그때 불현듯 디핑소스가 눈에 띈 것이죠. 그래서 딥핑소스로 짓게 됐습니다. 단, 스펠링은 다릅니다. 딥핑소스는 딥러닝을 의미하는 '딥'에서 착안한 '딥핑(Deeping)'과 소스코드, 근원, 원천을 의미하는 '소스(Source)'의 합성어입니다. AI의 근원인 데이터에 집중한다는 의미를 담았죠.

AI 기반 영상 데이터 익명화 기술과 매장 케어링 솔루션

IT동아: 딥핑소스는 어떤 기술과 솔루션을 개발했나요?

김태훈 대표: 저희는 자체 개발한 AI 기반 영상 데이터 익명화 기술을 기반으로 매장 케어링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우선 영상 데이터 익명화 기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데이터 익명화 기술은 데이터 비식별화 방식 중 하나로, 강력한 성능을 내는 대신 개발 난이도가 높아요. 저희도 기술 개발에만 3년이 걸렸습니다.

영상을 보면 이름이나 전화번호 같은 정보는 없지만 얼굴이 나옵니다. 얼굴 역시 개인정보입니다. 본인 동의 없이 수집하거나 사용하면 안 되죠. 저희는 여기에 노이즈를 넣어 식별할 수 없게 합니다. 단 단순히 얼굴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는 그대로 유지합니다. 즉 개인 식별은 못하지만 데이터 가치는 보존하는 것이죠. 덕분에 AI가 사람의 위치나 동선, 자세 등을 온전히 인식하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딥핑소스의 데이터 익명화 기술 / 출처=딥핑소스
딥핑소스의 데이터 익명화 기술 / 출처=딥핑소스

비식별화 기술 중에는 얼굴 영역을 흐릿하게 하거나 삭제하는 기술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데이터로 학습한 AI의 경우 실제 선명한 데이터를 넣으면 오히려 인식을 못하거나 오작동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저희 데이터 익명화 기술은 개인정보를 제거하면서도 명확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 얼굴을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는 비식별화 기술도 있습니다. 이 기술의 경우 데이터 가치는 보존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기에는 제약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 얼굴로 교체한 것이 맞는지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저희는 원본 데이터에 노이즈를 넣기 때문에 육안으로도 비식별 처리 여부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IT동아: 매장 케어링 솔루션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태훈 대표: 저희는 데이터 익명화 기술을 약 7년 전에 개발했습니다. 그때는 AI가 막 나오던 시기여서 활용도가 많지 않았죠. 그래서 저희가 직접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보안 문제로 AI 기술을 적용하지 못하는 분야를 찾다가 CCTV가 적합하다고 판단했어요. CCTV로 촬영한 영상은 개인정보가 많이 담겨 함부로 이용할 수 없거든요. 물론 보안 목적으로 허가받아 설치한 CCTV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가 넓습니다. 하지만 매장에 설치된 CCTV의 경우 고객 모니터링 및 분석이 목적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다 지워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죠.

이런 문제를 저희가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지난 2021년 영상 분석 솔루션을 내놨습니다. 비식별화 처리한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장 내 고객 행동, 동선 등을 분석하는 솔루션입니다. 기업이 원하는 최소한의 고객 특성만 감지하면서 방문 고객 수, 성비, 연령대, 특정 조건의 고객 동선 등을 분석해 제공했어요.

그러다가 고객 니즈를 반영해 AI 기반 서비스를 추가했고, 지난해 초 매장 최적화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매장 내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해 매장 운영 효율화, 재고 관리, 고객 서비스 개선 방안 등의 리포트를 제공하고 최적화 방안을 제시하는 형태의 솔루션입니다. 이후 좀 더 기능을 강화, 확장해 지난해 말 매장 최적화 방안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매장 케어링 솔루션으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매장 케어링 솔루션은 점주와 직원에게 매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 출처=딥핑소스
매장 케어링 솔루션은 점주와 직원에게 매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 출처=딥핑소스

매장 케어링 솔루션을 도입하면 점주는 매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매장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조치가 필요한 경우 알림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장 직원에게는 지금 필요한 업무를 알려줍니다. 매장 내 오염된 부분이나 진열장에 부족한 상품, 재고가 부족한 상품 등을 알려줍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는 매장 관리 및 개선 방안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목표를 설정하면 AI가 스스로 해법을 찾기도 해요. 가령 재고가 부족한 상품이 많이 나오는데 개선점을 알려달라고 하면 고객 방문 및 구매 데이터, 같은 프랜차이즈의 다른 지점 상황을 고려해 발주 물량을 서서히 늘리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그러니까 매장 케어링 솔루션은 점주와 직원 사이, 점주와 프랜차이즈 본사 사이의 중간관리자인 셈이죠. 이를 통해 AI와 함께 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IT동아: 데이터 익명화 기술은 매장 관리 외에 다양한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태훈 대표: 맞습니다. 저희는 데이터 익명화 기술을 안전 관련 솔루션에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위험한 구역을 뛰어다니거나 평소와 달리 이상 행동을 하면 바로 감지하는 솔루션이죠. 시설물이 찌그러지거나 갈라짐, 파손이 발생하는지 모니터링하는 솔루션에도 도입했어요. 넓은 공간에 있는 옥외광고 근처 CCTV에 적용해 행인 중 몇 명이 광고를 보는지 확인하는 솔루션도 구축했습니다.

조만간 특정 행인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동 동선을 예측한 후 그 행인이 옥외광고 앞을 지날 때 맞춤형 광고를 재생하는 방식을 테스트할 예정입니다. 이 외에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개인정보보호법에 대응하기 위해 저희 익명화 기술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요.

일본 진출 가속화, 8월 법인 설립 예정

IT동아: 지금까지의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태훈 대표: 국내에서는 편의점, 뷰티 매장,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비롯해 코엑스, 롯데월드 등 대형 공간에 다수 적용한 상태입니다. 유명 기업들과도 협업 중입니다. 고객마다 니즈가 다르다 보니 그에 맞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의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올해는 일본 시장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KDDI, 로손을 중심으로 리테일, 물류 기업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일본 내 상위권에 속하는 로컬 기업과도 협력 중이고요. 사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여서 8월 중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입니다.

IT동아: 현재 서울과기대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김태훈 대표: 저희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네트워킹, 솔루션 교육 등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받았습니다. 지난 7월 일본에서 진행한 스타트업 행사에도 참여했어요.

또한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AWS 마켓플레이스에 저희 데이터 익명화 솔루션을 올리려고 준비 중입니다. AWS 마켓플레이스는 AWS 파트너의 솔루션을 쉽게 구매,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스토어로, AWS 솔루션을 이용하는 기업이 저희 솔루션을 보다 쉽게 적용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데이터 익명화 기술과 매장 케어링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는 김태훈 대표 / 출처=IT동아
데이터 익명화 기술과 매장 케어링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는 김태훈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과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태훈 대표: 지금은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저희 데이터 익명화 기술을 기반으로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품 안정화, 글로벌 확장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세계뿐 아니라 오프라인 세계까지 자동화하고자 합니다. 저는 앞으로 더 많은 분야가 자동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금은 사람이 직접 처리하는 일도 로봇을 통해 자동화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오프라인 세계를 자동화하는 솔루션으로 확장하는 것이 저희의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으로 일하는 모든 사람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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