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SIPC, 제2회 상생포럼 개최··· "기술교류로 초격차 기업 성장에 기여"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2025년 8월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서울대학교 시스템반도체산업진흥센터(이하 서울대 SIPC)가 주최한 ‘2025년 제2회 상생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상생 포럼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격차 10대 분야 기술을 보유한 ‘초격차 스타트업 1000+(DIPS 1000+) 프로젝트’ 중 △ 시스템반도체 △ 로봇 △ 바이오헬스 △ 인공지능 △ 사이버 보안 △ 양자 △ IT·테크 7개 분야 주요 기업들이 참여하며, 47개 기업이 기술을 발표하고 30개 기업이 제품 및 서비스를 전시한다.

지난 4월 열린 1회 포럼은 서울대 SIPC가 주최해 시스템반도체 기업 중심으로 진행됐으나, 2회 차는 다른 7개 분야 딥테크 기업 주관 기관도 합류해 규모를 확대했다. 이번 포럼은 각 유망분야 기술 기업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술을 교류하고, 협업 관계나 투자 유치를 연결하기 위한 기회의 장으로 마련됐다.


이혁재 서울대 SIPC 센터장 / 출처=IT동아
이혁재 서울대 SIPC 센터장 / 출처=IT동아

이혁재 서울대 SIPC 센터장 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제2회 상생포럼을 통해 딥테크 각 분야 최고의 스타트업들이 모였다. 이번 포럼은 단순히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넘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영감을 교환하는 자리”라면서 “혁신은 서로 다른 분야 간의 과감한 협력과 시도를 통해 더 큰 효과를 가진다. 혁신 스타트업과 대기업, 투자사와 정부 기관이 한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가능성의 시작이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우리나라의 기술 지형을 바꾸는 위대한 혁신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라며 개회를 선언했다.

SK하이닉스 비롯한 국내 AI 반도체 기업 나서 기술 소개

기조연설은 임의철 SK하이닉스 부사장이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GPU 이기종 반도체를 활용해 LLM 서비스의 토큰 비용 장벽을 부수는 법’을 주제로 진행했다. 임의철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AI 시대에 최적화된 메모리, 구조 개선 등에 신경 쓰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가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소개를 시작했다.


임의철 SK하이닉스 부사장이 SK하이닉스가 개발 중인 시스템 반도체를 설명 중이다 / 출처=IT동아
임의철 SK하이닉스 부사장이 SK하이닉스가 개발 중인 시스템 반도체를 설명 중이다 / 출처=IT동아

우선 LLM의 동작 방식은 입력 이해와 답변 생성 두 가지로 나뉜다. 입력 이해는 짧으면 십수 개 수준의 단어만 이해하면 되나, 답변 생성은 수백 개 이상의 단어가 기본이다. 구형 모델은 컴퓨팅 자원이 95%, 메모리 성능은 5% 정도만 영향을 미친 반면 GPT-3만 해도 처리 데이터의 92%가 메모리다. 따라서 메모리 효율만 높인다면 새로운 효율의 AI 반도체가 등장할 수 있다. 이에 SK 하이닉스는 내부에 FPGA(프로그래밍 가능한 반도체) 기반의 칩으로 기본 연산을 처리하고, 메모리 효율에 초점을 맞춘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를 구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LPDDR6 기반의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도 구상 중이다 / 출처=IT동아
SK하이닉스는 LPDDR6 기반의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도 구상 중이다 / 출처=IT동아

또한 2023년에는 이를 데이터센터용 칩 형태로 구축한 엑셀러레이터 인 메모리(AiMX) 시제품을 만들었고, LPDDR6 메모리를 활용해 저전력 효율 등을 높인 AiMX 반도체도 개발 중이다. 임의철 부사장은 “AiMX와 관련된 서비스를 오는 9월 이후 참가하는 행사부터 쇼케이스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장에서 제공하는 링크를 통해 반도체가 AI 데이터센터에서 어떻게 동작하는지 직접 질문하고 체험해 볼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임의철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AI 서비스에서 어떻게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일까 하는 목적의식을 바탕으로 메모리 기반 반도체 설루션을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반도체를 준비 중이고, 이번 상생포럼과 관련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질만한 것들이다. 모든 AI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가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핵심은 딥테크 기술 교류··· 발표 및 전시도 주목


안동우 하이퍼엑셀 수석이 하이퍼엑셀 LPU 반도체 및 주요 개요를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안동우 하이퍼엑셀 수석이 하이퍼엑셀 LPU 반도체 및 주요 개요를 소개 중이다 / 출처=IT동아

이어서 각 참여 분야별로 세션이 개최됐다.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는 생성형 AI 지원에 효율적인 신경망 처리 장치(NPU)를 개발 중인 에임퓨처가 자사 반도체 ‘가이아’를 소개했고, 엑시나에서 CXL 기반 메모리 반도체 및 차세대 제품 관련 소식을 전했다. 유엑스팩토리는 AI 엣지 반도체의 사업화 분야 상황과 도전 과제를 발표했고, 쿼드는 직접 개발 중인 초전도-나노선-단광자검출기(SNSPD) 및 기반 제품을 소개했다.

이어서 엘라인은 전자식 퓨즈(e-Fuse)기반 로봇용 배터리 팩을, 하이퍼엑셀은 LLM 특화 고유 반도체 LPU 기반의 1세대 반도체 오리온과 2세대 반도체 베르다 및 향후 라인업을 소개했다. 잇다반도체는 시스템온칩(SoC) 시스템 복잡성을 줄이는 전자설계 기술을 선보였으며, 굿인텔리전스는 조합최적화 기술인 CSA 광역 최적화를 통해 시스템반도체의 물리적 설계 도구를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엑사리온은 실세계급 공간 컴퓨팅과 디지털 트윈 구현을 위한 소리 추적 AI 반도체를 소개했다.


기술교류를 위한 세션과 함께 참가 기업 엑스포 및 네트워킹도 열렸다 / 출처=IT동아
기술교류를 위한 세션과 함께 참가 기업 엑스포 및 네트워킹도 열렸다 / 출처=IT동아

서울대 SIPC가 시스템반도체쪽 DIPS 1000+ 주관기관인 만큼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이 주로 참여하지만, 로봇과 바이오헬스, 인공지능, 양자·사이버보안 분야에 대한 기술 발표도 빈 시간대 없이 진행됐다. 엑스포는 전체 분야에서 총 28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도 통합 전시로 참여했다. 현장에서는 실제 투자 유치까지 고려하는 IR 세션에도 22개 기업이 참석해 기업 소개와 실질적인 투자 기회가 제공됐고, 별도 상담 존도 운영되는 등 딥테크 기업들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1조 유니콘 세 곳 모두 ‘반도체’, 생태계 상생·확산의 길 열어야

초격차 스타트업 1000+ 사업의 취지는 독보적 기술 우위를 통해 세계 시장 진출한 기술 스타트업의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 5년 간 1000여 개의 스타트업에 창업화 자금과 기술 사업화, 개방형 혁신, 투자 유치 등을 제공하고 자금 연계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 정책 자금이나 기술보증 등을 원활하게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23년 첫 사업 시작 이후 407개 기업이 선정됐고, 올해도 182개 기업이 선발돼 다각적 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선정된 기업 중 리벨리온, 파두, 퓨리오사AI 세 개 기업은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이 넘는 딥테크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고, 1000억 원이 넘는 예비 유니콘 기업도 51개 기업으로 집계됐다. 51개 예비 유니콘 기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반도체, 로봇, 소재, 친환경 및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왔지만, 세 개의 유니콘 기업 모두 반도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5년 제2회 상생포럼 주요 내빈 및 참가자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 출처=IT동아
2025년 제2회 상생포럼 주요 내빈 및 참가자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 출처=IT동아

우리나라 반도체 분야는 그간 메모리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망한 분야는 시스템 반도체다. 시스템 반도체는 AI 시장 성장과 맞물려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엣지부터 데이터 서버까지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필요로 한다. 또한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데다가 우리나라에서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가능하다. 그 중심에서 서울대 SIPC는 리벨리온과 파두는 물론 퓨리오사AI, 딥엑스, 모빌린트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초격차 사업을 지원해 왔고,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기여했다.

서울대 SIPC가 주최하는 상생포럼은 반도체 시장의 우수한 성장 사례를 모든 딥테크 기업 및 기관에 공유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산업 현장에서의 기회와 협력 사례를 만들기 위한 자리다. 상생포럼을 통해 맺어진 성과가 2026년, 2027년까지 이어져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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