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존재감 발군의 게이밍 노트북,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G18
[IT동아 김영우 기자] 게이밍 노트북을 파는 브랜드들은 저마다 자사 제품이 최고의 성능 및 기능을 갖췄다고 강조하곤 한다. 하지만 아무리 최상위급 제품이라도 가격이나 냉각 효율, 혹은 휴대성 등을 이유로 일부 성능이나 기능을 조정하기도 한다. 현실적인 이유로 ‘타협’이 이루어진 제품이 많다는 의미다.
반면 이번에 소개할 에이수스의 2025년형 ‘ROG 스트릭스 G18(ASUS ROG Strix G18, G815)’는 성능 및 디자인, 부가기능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상위 1%급 이용자의 취향에 최적화한 제품이다.
코어 울트라 9 275HX 프로세서 및 지포스 RTX 5080 그래픽으로 대표되는 강력한 처리능력과 더불어 이러한 성능을 온전하게 발휘하기 위한 냉각 장치 및 18인치급의 큰 본체를 갖췄다. 여기에 기존의 노트북 대비 우수한 업그레이드 편의성과 더불어 본체 바닥까지 화려하게 꾸미는 RGB LED를 갖추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 제품이다.
덩치와 화려함으로 ‘존재감’ 과시
ROG 스트릭스 G18는 얼핏 보기만 해도 존재감이 상당하다. 18인치의 큰 화면을 갖춘 대형 노트북인데다 본체 하단의 가장자리를 둘러싼 형태로 RGB LED를 배치한 ‘풀 서라운드 AURA 라이트바’ 디자인도 확 눈에 띄기 때문이다.
본체 두께도 2.35~3.20cm로 두꺼운 편이고 무게 역시 3.2kg으로 무거운 편이라 당연히 휴대성은 좋지 않다. 애당초 이런 대형 게이밍 노트북은 휴대용 보다는 ‘운반 가능하고 공간 활용성이 높은 데스크톱’ 같은 용도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휴대성이 낮은 것이 단점은 아니다.
화면, 키보드까지 게이밍에 최적화
화면 품질도 수준급이다. ROG 스트릭스 G18에 탑재된 ‘네뷸라(Nebula)’ 디스플레이는 컬러 표현능력 시야각이 우수한 IPS 계열 패널이다. 2.5K급(2560x1600) 고해상도와 더불어 다양한 상황에서 균일한 이미지를 볼 수 있는 ACR(Ambient Contrast Ratio) 필름도 추가했다.
IPS 계열 패널은 색감이 좋은 대신 응답속도가 느려서 게이밍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ROG 스트릭스 G18에 탑재된 네뷸라 디스플레이는 3ms의 상당히 빠른 응답속도를 발휘한다. 최대 주사율(1초당 전환되는 이미지의 수) 역시 일반적인 60Hz 보다 훨씬 높은 240Hz에 달하기 때문에 화면 움직임도 아주 부드럽다. 여기에 화면 갈라짐이나 입력 지연을 최소화하는 엔비디아 지싱크(G-SYNC) 기술에도 호환되므로 화면전환이 빠른 FPS 같은 게임도 만족스럽게 할 수 있다.
키보드 역시 여느 노트북과 다르다. 소형 노트북에선 생략되곤 하는 우측 숫자패드까지 갖추고 있으며, 노트북용 키보드답지 않게 눌리는 깊이도 깊은 편이다. 그리고 키보드 상단에 5개의 핫키가 마련되어 있다. 초기 상태에선 음량조절, 마이크 제어 등의 기능이 설정되어 있지만 사용자가 원하면 임의의 조작(매크로)이나 애플리케이션 실행을 원터치로 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게임 중에 복잡한 조작을 손쉽게 하고자 할 때 유용하다. 게이밍 키보드의 필수요소인 RGB LED 백라이트도 탑재했다.
최신 기술 및 트렌드 반영한 측면 인터페이스 구성
측면 인터페이스 역시 최신 게이밍 노트북답다. 총 5개의 USB 포트를 갖추고 있어 일반적인 노트북 대비 다양한 주변기기를 연결할 수 있으며, 그 중에 2개는 타입-C 규격, 3개는 타입-A 규격이다. 마우스나 헤드셋 등의 게이밍 주변기기를 연결하기에는 타입-A 규격 포트가 아직은 더 편하다.
참고로 ROG 스트릭스 G18의 타입-C 포트는 차세대 기술인 썬더볼트 5(Thunderbolt 5) 규격을 지원한다. 120Gbps의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며, 케이블 하나로 영상/음성 동시 전송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외부 모니터를 연결해 화면을 확장할 수도 있다. 같이 달린 HDMI(2.1) 포트와 함께 이용한다면 최대 3대의 외부 모니터 연결이 가능하다.
노트북 충전이 가능한 USB-PD 기술도 지원하지만 여기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용 USB 전원 어댑터를 꽂아 이용할 경우, 출력 문제로 충전속도가 크게 느려질 수 있다. 휴대성이 좀 떨어지더라도 온전한 성능을 이용하려면 노트북과 함께 제공하는 380W 규격 전원 어댑터를 쓰자.
그 외에 유선 인터넷 연결을 위한 랜 포트도 갖췄다. 최근 와이파이 기반 무선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유선 인터넷 이용자가 줄긴 했지만 그래도 절대적인 속도나 안정성은 여전히 유선 인터넷이 우월하다. 특히 ROG 스트릭스 G18에 탑재된 랜 포트는 일반적인 기가비트(1Gbps) 보다 높은 대역폭을 지원하는 멀티 기가비트(2.5Gbps) 규격이다.
최상위급 사양에 높은 업그레이드 편의성까지
내부 사양 역시 이 제품의 주목도를 높이는 포인트다. 이번 리뷰에 이용한 G815LW-S9103 모델의 경우, 핵심 구성품으로 인텔 코어 울트라9 275HX 프로세서, 그리고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80 그래픽(16GB)을 탑재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노트북용 부품 중 확실히 최상위급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이다.
코어 울트라9 275HX는 16개의 고성능 P코어, 8개의 고효율 P코어를 비롯한 24개의 CPU 코어로 구성된 프로세서로, 최대 80W의 TDP(열설계전력) 및 5.4GHz의 최대 클럭 속도를 발휘해 어지간한 데스크톱용 프로세서 이상의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지포스 RTX 5080 역시 엔비디아의 최신 아키텍처인 블랙웰(Blackwell)을 적용한 고성능 GPU에 기반하고 있다. 기본적인 연산능력도 뛰어나지만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이하 AI)을 통해 해상도 및 초당 프레임을 더 높일 수 있는 DLSS(Deep Learning Super Sampling) 4 기술을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그 외에도 ROG 스트릭스 G18은 32GB의 DDR5 메모리(램)에 1TB의 SSD를 기본 탑재했다. 메모리는 5600MHz로 구동하는 고속 규격이며, SSD 역시 PCIe 4.0 고속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제품이다.
추가적인 성능 향상을 원한다면 사용자 자신이 직접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를 위해 복잡한 분해 과정을 거쳐야 하는 다른 노트북과 달리 ROG 스트릭스 G18은 하단의 스위치를 옆으로 밀기만 하면 간단히 하단 패널이 열린다. ROG 스트릭스 G18는 각각 2개씩의 메모리/SSD 슬롯을 갖추고 있다. 이번 리뷰에 이용한 G815LW-S9103 제품의 경우는 1개씩의 메모리/SSD가 꽂혀 출고되는 모델이라 나머지 1개의 슬롯을 이용해 손쉽게 메모리와 SSD의 추가가 가능하다. 드라이버 등의 공구 없이 손쉽게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대부분의 게임 원활히 구동 가능한 강력한 성능
이렇게 강력한 사양의 노트북이 실제로 어느 정도 성능을 발휘하는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3D 그래픽 구동능력을 측정하는 ‘3DMark’ 소프트웨어의 경우, 다이렉트X 11 기술기반의 이전 세대 게임 구동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파이어 스트라이크(Fire Strike) 모드에서는 3만 9108점, 다이렉트X 12 기반 최근 세대 게임의 성능과 관련된 타임스파이(Time Spy) 모드에서는 2만 134점을 기록했다. 이 정도의 성능이라면 현재 시중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 대부분의 원활한 구동을 기대할 수 있다.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패키지 게임인 ‘몬스터헌터 와일즈’와 ‘검은 신화: 오공’의 벤치마크 모드도 구동해봤다. 두 게임 모두 2560x1600 해상도에 그래픽 품질은 ‘울트라’로 맞췄다. 참고로 이들 게임은 엔비디아 DLSS에 의한 AI 기반 프레임 생성 기능도 적용할 수 있어 해당 기능의 적용 유무에 따른 프레임 변화도 살펴봤다.
테스트 결과, 몬스터헌터 와일즈는 평균 84.24 FPS(초당 프레임), 검은 신화: 오공은 평균 59 FPS를 기록했다. 대략 60 FPS 전후면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으로 본다. 여기에 프레임 생성 기능을 활성화할 경우, 몬스터헌터 와일즈는 평균 138.55 FPS, 검은 신화: 오공은 평균 99 FPS로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다.
위 테스트를 통해 ROG 스트릭스 G18는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최신 게임을 좋은 품질로 구동할 수 있는 기본 성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AI 기반 프레임 생성과 같은 최신 기술을 적용한 게임이라면 더욱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발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냉각 시스템 인상적
고사양 노트북은 높은 성능만큼이나 발열도 심하다. 때문에 일부 제품은 원활한 이용에 불편할 정도로 뜨거워지기도 하는데 ROG 스트릭스 G18은 어떨까? 제조사의 발표에 의하면 이 제품은 모든 배기구를 화면 힌지 뒤쪽으로 배치했으며, 효율적인 냉매 순환으로 빠르게 열을 순환시킬 수 있는 베이퍼 챔버를 적용했다. 여기에 샌드위치형 방열판, 그리고 낮은 소음으로도 효과적으로 열 배출이 가능한 3개의 냉각팬을 적용해 발열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 각종 게임을 구동하는 상태에서 제품 표면의 온도를 디지털 온도계로 측정해 보니 제조사의 의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키보드와 화면 사이 부분은 섭씨 45도까지 온도가 상승하기도 했지만 실제 사용자의 신체가 자주 접촉하는 키보드의 이른바 WASD 구역 온도는 섭씨 33도, 키보드 하단 팜레스트 부분의 온도는 섭씨 31도 정도를 유지했다. 내부 발열 자체는 상당한 수준이지만 효율적인 열 관리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가 느낄 수 있는 체감 온도를 낮춘 것을 알 수 있다.
외부 전원 연결 없이 게임 구동은 얼마나?
배터리 효율도 체크해 봤다. 배터리 잔량 100% 상태에서 몬스터 헌터 와일즈 벤치마크 모드를 연속 구동하며 얼마나 오랫동안 배터리를 이용할 수 있는지 측정해 봤다. 테스트 결과, 약 1시간이 지난 후에 배터리 잔량이 6% 이하로 내려가며 전원을 연결하라는 메시지가 뜨는 것을 확인했다.
얼핏 1시간이라고 하면 짧은 것 같지만, 이 정도 사양의 게이밍 노트북으로 최신 게임을 계속 구동하는 환경임을 고려한다면 나쁘지 않은 결과다. 그리고 일부 노트북의 경우는 외부 전원이 아닌 배터리 구동을 하면 CPU/GPU 동작속도가 너무 낮아져서 게임 구동이 사실상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ROG 스트릭스 G18는 배터리 이용 상태에서도 몬스터헌터 와일즈를 평균 78.56 FPS로 비교적 원활히 구동할 수 있었다(프레임 생성 적용).
‘타협 없는 고성능’을 손에 넣기 위한 대가
에이수스의 ROG 제품군은 이제 게이밍 PC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으니 다른 브랜드에서는 못하는 과감한 시도도 한다. ROG 스트릭스 G18(ASUS ROG Strix G18, G815)의 경우도 그렇다. 가격을 위해, 혹은 휴대성을 위해 어중간하게 성능이나 기능을 조정하지 않았다. 대신, 제조사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최상위급 게이머에게 어필할만한 특별한 제품으로 탄생했다.
게이밍 성능은 더할 나위가 없으며, 디자인이나 각종 부가 기능 역시 차별화 요소가 적지 않다. 물론 그러다 보니 가격도 그에 걸맞은 수준이다. 이번 리뷰에 이용한 G815LW-S9103 모델(코어 울트라9 275HX, 지포스 RTX 5080 탑재, 운영체제 미포함)의 경우, 2025년 8월 에이수스 온라인 쇼핑몰 기준으로 439만 9000원에 팔리고 있다. 아무에게나 부담 없이 권하긴 어려운 제품이지만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차세대급 게이밍 성능을 지금 당장 체험하고자 한다면 좋은 선택이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