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IT(잇)다] 딜리버리랩 “소상공인 신선식품 라스트 마일 간소화하는 오더히어로”

김예지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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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예지 기자] 소상공인에게 신선식품을 전달하는 유통 과정은 복잡하다. 생산지에서부터 문 앞까지 신선한 상품을 제때에 배송하는 일은 오래된 과제다. 특히 직접 상품을 전달하는 라스트 마일(Last Mile) 단계에서는 신선도 유지와 신속성이 더욱 중요해 어려움이 따랐다.

이원석 딜리버리랩 대표 / 출처=IT동아
이원석 딜리버리랩 대표 / 출처=IT동아

식자재 유통 플랫폼 ‘오더히어로’를 운영하는 딜리버리랩은 이러한 비효율적인 신선식품 유통 과정 혁신에 나선 스타트업이다. 오더히어로는 식자재가 필요한 소상공인과 믿을 수 있는 식자재 유통사를 연결하고, 유통사에는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식자재 O2O 플랫폼 서비스다.

오더히어로는 지역 기반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icro Fulfillment Center, 이하 MFC)를 기반으로, 식자재 공급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는 도심 내 평균 40평 규모의 소규모 자동화 물류센터로, 고객과 거리를 좁혀 빠른 배송을 지원한다. 딜리버리랩은 단순히 식자재 유통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통·물류·데이터를 통합한 IT 기반 풀필먼트 플랫폼 구조로 성장하고 있다. IT동아는 이원석 딜리버리랩 대표를 만나 오더히어로 서비스의 차별점과 향후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상공인의 식자재 해결사 ‘오더히어로’

딜리버리랩은 이원석 대표가 한정식집을 직접 창업 및 운영하며 겪었던 불편함에서 시작됐다. 그는 파편화된 식자재 주문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새로운 구매 솔루션의 필요성을 느꼈고, IT 개발자 경력을 살려 2019년 딜리버리랩을 설립, 오더히어로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원석 대표는 “유통 현장에서 겪은 어려움을 기술로 혁신하겠다는 목표로 오더히어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더히어로 앱 이미지 / 출처=딜리버리랩
오더히어로 앱 이미지 / 출처=딜리버리랩

딜리버리랩의 주요 고객은 동네 소상공인이다. 오더히어로는 소상공인이 인력을 들이지 않고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도록 돕는다. 소상공인은 오더히어로 모바일 앱을 통해 다양한 유통사의 식자재 가격을 비교하며 필요한 식자재를 쉽게 발주할 수 있다. 기존의 산재된 식자재 유통사마다 달랐던 최소 발주 금액, 비공개 가격 정보 등도 투명하게 제공한다. 현재 오더히어로는 30개의 식자재 종합 및 전문 유통사와 협력해 20만여 개의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다.

오더히어로의 강점은 공급사별 최소 발주 제한이 없어 소상공인의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이원석 대표는 “오더히어로는 소액 주문 배송을 지원, 서비스 허들을 낮췄다. 주요 고객으로는 월 평균 3000만 원의 소상공인으로, 선택과 집중으로 이들을 공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MFC, 기존 물류망을 지역 거점으로 연결하다

오더히어로 서비스의 핵심은 MFC에 있다. MFC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서비스 품질의 최전선 역할을 한다. 딜리버리랩의 MFC는 그 자체가 차별점이다. 딜리버리랩은 MFC를 통해 분산된 대형 창고 개별 배송의 비효율을 해결하고, 공급사의 통합 배송 및 업장별 맞춤 배송을 제공한다. 여러 식자재 유통사 상품을 오더히어로에서 한 번에 통합 배송하며, 가까운 MFC에서는 불량 상품에 대한 당일 교환 및 반품 처리도 지원한다.

MFC는 본래 퀵커머스 활성화로 등장한 개념으로, 도심 내 물류센터에서 상품 재고를 보관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오더히어로에서는 재고 보관이 아니라 배송 물품들을 한곳에 모아 통합 배송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한다. 즉, 소상공인의 배송 경험을 통일하기 위한 배송 인프라 역할을 한다.

오더히어로 MFC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서비스 품질의 최전선 역할을 한다 / 출처=딜리버리랩
오더히어로 MFC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서비스 품질의 최전선 역할을 한다 / 출처=딜리버리랩

오더히어로는 MFC와 앱을 통해 유통부터 물류, 배송 각 단계의 장점을 결합한 셈이다. 이원석 대표는 “오더히어로는 물류를 직접 운영하며 단계를 효율적으로 바꿨다. 기존에 전화나 메신저로 주문하면 경기도 외곽에 있는 대형 창고에서 각각 상품을 배송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화를 통해 오배송을 줄이고 투명한 거래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특히 오더히어로가 취급하는 제품은 신선식품이기에 이같은 시스템이 유리하다. 이원석 대표는 “신선식품에서 물류비는 상당한 비용을 차지하므로 효율적인 거점 구축과 통합 배송 구조가 중요하다. 이러한 방식으로 다른 B2C 플랫폼 대비 신선식품 단가를 약 15% 이상 절감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딜리버리랩은 신선식품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콜드 체인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내외부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하도록 내부 적재 방식만을 활용하고, 저온 상품들은 냉동고를 사용하며, 향후에는 AI 기반 기사 관리 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다.

AI 기반 운영 효율화로 배송 정확도 유지

딜리버리랩은 MFC 운영에서 ‘배송 정확도(SLA)’ 유지를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물량 증가에도 배송 시간을 일정하게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일반 플랫폼은 유통사마다 배송 시간이 달라질 수 있는 반면, 오더히어로는 적시성을 보장하기 위해 오전 배송을 원칙으로 하며, 변동성을 최대 1시간 내외로 관리해 공급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술 도입을 통해 30분 내외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이원석 딜리버리랩 대표 / 출처=IT동아
이원석 딜리버리랩 대표 / 출처=IT동아

이를 위해 딜리버리랩은 디지털 전환 기술을 기반으로 물류 효율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집중했다. 협소한 MFC에 식자재 주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동형 디지털 분배 솔루션(DAS)을 도입했다. 또한 효율적인 피킹(창고나 물류센터에서 주문 들어온 제품을 찾는 작업) 가이드 시스템, 배송 관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로써 딜리버리랩은 피킹 오류 발생률을 감소하고, 물류 원가를 절감했다. 이원석 대표는 “타사에서 식자재 하나 배송 시 물류 원가가 1만 5000원 발생한다면, 오더히어로는 약 9500원 수준으로 낮췄다”며, “또한 지역 거점의 시스템 덕분에 지역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서 지역 밀집도를 높이고, 변수 제어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전국 14곳 MFC 구축…향후 MFC 인프라 개방할 것

오더히어로 배송 지역 / 출처=딜리버리랩
오더히어로 배송 지역 / 출처=딜리버리랩

딜리버리랩은 2020년 오더히어로 서비스 출시와 함께 성수동에 첫 MFC를 구축하고, 전국 14곳으로 MFC 지점을 넓혔다. 현재 서울 6곳, 경기 6곳, 지방 2곳 지점을 운영 중이며, 서울 2곳은 직영으로, 나머지는 대리점 형태로 운영한다. 딜리버리랩은 2021년 매출 50억으로 시작해 2024년 500억을 돌파하며 3년 만에 10배 성장을 이뤘다. 누적 업장 거래 수는 1만 5000개, 월 평균 재구매율은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딜리버리랩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MFC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했다. 이원석 대표는 “현재 오더히어로를 위한 물류 인프라로 활용하는 MFC는 신선식품에 특화된 지역형 거점 물류 인프라다. 이를 신선식품 물류사·유통사 대상의 라스트 마일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농진원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딜리버리랩은 향후 전국 MFC를 지속 운영하며, 3PL(Third-Party Logistics, 제3자 물류 또는 물류 대행) 기업 인수를 통해 신선식품 물류망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원석 대표는 “소상공인도 오더히어로 하나로 안정적인 유통 운영이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고, 이를 전국으로 확장해 신선식품 물류 생태계를 디지털화하고 효율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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