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웨이브 “딥테크·바이오 헬스케어 스타트업 유니콘 등용문으로”
[IT동아 차주경 기자] 우리나라 딥테크 스타트업의 투자금 유치와 성장을 돕는 플랫폼 ‘빅웨이브(Biig WAVE, Big wave for Incheon Investment Gate)’가 7월 16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사업계획 발표회를 열었다. 30:1 경쟁률을 뚫고 선발 기회를 거머쥔 딥테크·바이오 헬스케어 스타트업 10곳이 기술과 성과를 뽐냈다.
빅웨이브는 인천광역시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가 마련한 투자 유치 플랫폼이다. 600억 원 규모의 인천빅웨이브모펀드를 토대로 액셀러레이터 TBZ파트너스와 함께 전국의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고 직접 투자도 한다. 4년 전 출범 이후 스타트업 94곳을 발굴, 1500억 원 상당의 투자금 유치를 이끌었다.
이날 사업계획 발표회에는 딥테크 스타트업 5곳, 바이오 헬스케어 스타트업 5곳이 각자 사업과 성과, 성장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을 눈여겨볼 액셀러레이터와 벤처 캐피털,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대기업 관계자 200여 명도 자리를 웠다.
메이아이(대표 김찬규)는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이다. 매장 내 CCTV 영상을 인공지능 분석해 방문객 성별과 연령 데이터를 추출한다. 여기에 결제 데이터를 더해 매장 운영과 마케팅 전략 수립을 돕는다. 이미 LG전자와 CJ CGV 등 우리나라 유수의 대기업이 이들의 설루션을 활용 중이다. 이 성과를 토대로 메이아이는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을 노린다.
수소충전장비를 토대로 성장한 비티이(대표 심규정)는 수소연료전지와 발전기, 나아가 수소 생산과 유통을 모두 맡는 수소 전주기 설루션을 제공한다. 수소 시장의 불편을 해결하고 요구를 만족하면서도 도입 시간은 줄이는 역량을 갖췄다. 덕분에 인도네시아 국영 기업으로의 수소 설루션 수출, 미국 기업과 460억 원 상당의 양산 공급 계약 등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스칼라데이트(대표 윤예찬)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플랫폼 ‘모두의충전’을 운영한다. 사용자에게 전국 전기차 충전소 38만 곳의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고, 이 가운데 90%의 충전소에서 앱(모두페이) 하나로 결제를 손쉽게 하도록 돕는다. 전기차 월 구독 서비스 EV 차량구독, 전력 사용량이 적은 시간에 충전 요금을 절반까지 할인하는 그린타임 등 색다른 서비스도 선보였다.
물류 상하차 자동화 스타트업 스피드플로어(대표 홍석민, 홍현진)는 화물차 적재함 바닥에 장착하는 슬라이딩 컨베이어 장치를 만든다. 그러면 운전자는 손쉽고 안전하게 화물을 상하차한다. 무거운 짐을 많이 상하차하는 택배, 우편 등 물류 운송 업계가 이들의 기술을 주목한다. 스피드플로어는 빅웨이브와 함께 성장, 무인 지게차와 로봇 팔 등을 개발해 완전 자동화 물류 센터 구축을 꿈꾼다.
세계 정보통신업계의 화두, 양자 통신과 양자 센서 시장에 지큐티코리아(대표 곽승환)가 진출한다. 기존 제품보다 훨씬 가격이 싸고 크기가 작은 소형 양자암호 시스템, 아주 적은 양의 빛을 감지해 선명한 영상을 확보하는 단일 광자 라이다, 극소량의 바이러스만으로 감염병을 진단하는 양자 분자진단기기와 이들 기술의 기초인 단일광자계측장비를 앞세운다.
딥카디오(대표 김대혁, 최원익)는 심장내과와 인공지능 박사들이 세운 스타트업이다. 심전도 정보를 인공지능 분석, 심장 질환을 예측하는 기술을 가졌다. 이들은 뇌졸중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발작성 심방세동의 잠재 위험도 파악한다. 특히 세계 최초로 정상 심전도에서 발작성 심방세동의 위험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해 SCIE급 논문으로 소개했다. 이들의 기술은 이미 의료 취약 지역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심장 질환 조기 진단을 돕는다.
바스플렉스(대표 강척구)는 혈관에 넣어 진단과 시술을 돕는 의료용 튜브 카테터 제작 기술을 토대로 융복합 의료기기 CDMO(위탁 개발과 생산)로 발전하려는 스타트업이다. 튜브 방식 의료기기를 만들 때 필요한 원천 기술을 튼튼히 갈고 닦았고, 금형 설계와 사출과 조립을 자체 클린 룸에서 수행하는 수직 계열화 시스템도 갖췄다. 덕분에 의료기기 신제품 개발 기간을 줄였고, 이 성과로 우리나라 의료기기 기업에 핵심 부품을 공급 중이다.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지만, 약으로 만들기 어려웠던 ‘빌리루빈’이 곧 우리 곁에 다가온다. 빌릭스(대표 김명립)가 빌리루빈의 합성화와 페길화(약물의 안정성을 높이고 반감기를 연장하는 기술)에 성공한 덕분이다. 이 기술로 빌리루빈 나노입자 약물 ‘브릭셀’도 만들었다. 이들은 장기 손상을 막는 약물, 염증 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전달 시스템 등을 차근차근 선보일 예정이다.
앱파인더테라퓨틱스(대표 한성구)는 항체 의약품의 플랫폼 기술 두 개를 앞세운다. 기존 항체보다 크기가 작고 우수한 혈중 반감기를 발휘해 치료 효율을 극대화하는 PepFc, 신약 개발의 첫 단계인 신규 항체를 효율 좋게 발굴하고 최적화하는 AbFinder다. 이 두 기술로 자체 신약을 개발하는 한편, 제약 기업에 공급해 신약 개발 효율을 높이는데 기여 중이다.
엠엑스바이오(대표 이재현) 임플란트 주위염으로 고통 받는 환자를 위한 연고 ‘페리메디’를 개발했다. 이 질환은 환부가 깊고 염증 진행 속도가 빠른데다 다양한 세균 떄문에 생겨 치료가 까다롭다. 페리메디는 항생제 두 개를 복합, 세균을 광범위하게 제거하는 동시에 탁월한 환부 치료 효용을 발휘한다. 임상 3삼을 마친 엠엑스바이오는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아 2025년 말 페리메디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 빅웨이브는 사업 추진 현황과 발전 계획, 모펀드의 투자 전략을 소개했다. 이날 참여한 스타트업 10곳과 투자 관계자와의 1:1 밋업도 주선했다. 빅웨이브는 올 가을에는 개방형 혁신을 주제로 2차 사업계획 발표회를 열 예정이다.
이한섭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는 “빅웨이브는 5년간 우리나라 혁신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선발된 기업들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센터의 역량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