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벤처스 “식약처 인허가 후 의료 현장에 투입, 이모코그·알피”
[IT동아 한만혁 기자] 초기 스타트업 전문 벤처캐피탈 카카오벤처스가 7월 15일 ‘의료 현장에 도달한 디지털 진단과 치료’를 주제로 브라운백미팅을 개최했다. 카카오벤처스 브라운백미팅은 카카오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미디어와의 교류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다.
이날 행사에서 카카오벤처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의료제 인허가를 취득한 후 실제 병원과 임상 현장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이모코그와 알피를 소개했다.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부대표는 “많은 기업이 의료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파운데이션 모델(광범위한 사용 사례에 적용하도록 개발한 모델)을 만들고 있지만 ▲파운데이션 모델로 접근하기 어려운 특수한 데이터 ▲까다롭고 복잡한 규제 및 인허가 과정 ▲건강보험 적용 여부 등의 이유로 결국 전문 기업이 강점을 보일 것”이라며 “이모코그와 알피처럼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뢰성과 확장 가능성을 입증한 기업이 향후 의료 AI 생태계의 표준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치원 부대표는 “이모코그의 경우 치매 관련 시장 규모가 크고 환자 뇌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으며 제품 배포 채널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투자를 진행했다”라고 설명했으며 “알피는 심전도 검사로 다양한 질환을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빠른 시간에 인허가를 완료하고 시장 진입까지 달성한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이모코그는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 환자를 위한 디지털치료기기 ‘코그테라(Cogthera)‘를 개발했다. 노유헌 이모코그 대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학습이나 훈련을 통해 치매 전환 위험도를 낮춰야 한다”라며 “코그테라는 환자가 스스로 훈련과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보완제 및 보조제”라고 설명했다.
코그테라는 주어진 정보에 집중하고 관련 개념을 연상하며 기억 간 의미있는 연합을 형성하는 과정을 반복해 기억력을 강화하는 ‘메타인지 기반 훈련 구조’로 설계했다. 환자는 집중, 연상, 연합 과정을 집중적으로 훈련해 기억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모코그는 해당 훈련 전략의 효과를 국내외 뇌과학 임상 연구, 뇌 영상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환자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코그테라의 장점이다. 환자의 인지능력 상태에 따라 난이도와 훈련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제공한다. 또한 버튼이나 제스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오직 음성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고령자도 혼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코그테라는 12주 동안 훈련할 수 있는 12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코그테라는 지난 5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최초로 경도인지장애 디지털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현재 보건복지부 혁신의료기술 고시를 앞두고 있으며 오는 9월부터 병의원 도입 및 비급여 처방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모코그는 글로벌 진출 기반도 마련했다. 지난 2022년 독일법인을 설립하고 유럽 CE 마크를 획득했으며, 현재 독일 시장 보험 등재를 위한 임상시험 마무리 단계를 진행 중이다.
노유헌 대표는 “이모코그는 경도인지장애 선별, 진단, 치료 등 치매 전주기를 설계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뿐 아니라 독일 및 유럽 등 글로벌 시장도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알피는 심전도를 활용해 심장질환 및 응급 상황을 조기 진단하는 AI 기반 심전도 분석 솔루션 ‘ECG버디(ECG Buddy)’를 개발했다.
김중희 알피 대표는 “심전도 검사의 경우 여러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다양한 질환을 예측할 수 있지만 응급실에서는 심근경색이나 부정맥 정도만 판단하게 된다”라며 “ECG버디는 심전도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분석해 짧은 시간에 질환을 예측한다”라고 소개했다. 이를 이용하면 환자의 대기 시간을 줄이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ECG버디는 현재 응급실에서 심근경색, 심부전, 고칼륨혈증, 부정맥 등 중증 심장질환을 선별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24년 1월 식약처 인허가를 취득했고 올해 4월부터 비급여 적용을 받고 있다.
알피는 ECG버디 앱과 윈도우용 프로그램을 먼저 출시했다. 의료진에게 직접 접근함으로써 초기 고객을 확보하고 서비스 신뢰를 높이기 위함이다. 고객 확보 후에는 전자의무기록(EMR)을 연동하는 등 서비스를 확장했다. 덕분에 6월 30일 기준 45개 병원이 ECG버디를 활용한다. 흉통, 흉부 불편감, 관상동맥질환, 상복부 통증, 호흡곤란 등 활용 영역도 넓어지는 추세다.
알피는 향후 ECG버디 서비스를 확장하고 구급 단계로 활용도를 넓혀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건강검진을 위한 ‘EB클리닉’, 심전도 검사가 가능한 웨어러블 기기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치원 부대표는 “현재 카카오벤처스는 전체 투자금 중 15~20%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라며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 있는 기업을 발굴해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