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가성비] 신형 보급형 사느니 구형 플래그십? 에코백스 디봇 X1 옴니 로봇청소기
[IT동아 김영우 기자] 로봇청소기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이 2010년대 초 입니다. 초기 제품은 정말로 성능이 기대 이하라서 “이게 정말로 필요할까?”라는 의견도 많았죠. 하지만 2020년대 들어 등장한 제품은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청소 기능 자체도 뛰어난데다, 길 찾기나 장애물 대응 능력도 수준급이라 정말로 삶의 질을 크게 높여주죠.
다만, 워낙 다양한 브랜드에서 여러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서 이제는 제품을 고르는 것부터 고민입니다. 신형 제품일수록 성능과 기능이 더 좋은 건 당연한데, 그 중에는 가격이 100만~200만 원대에 달할 정도로 비싼 것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소 구형이긴 해도 지금 쓰기에도 큰 문제가 없고, 가격면에서 이점이 있는 제품은 어떨까요? 물론, 요즘 같이 신제품 교체 주기가 빠른 시대에 구형 제품을 산다는 것이 다소 불안할 수는 있지만, 구형이라도 출시 당시에는 고급형 제품이어서 요즘 팔리는 보급형 제품보다 오히려 구매 가치가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3년 전 제품이지만 지금도 ‘빵빵한’ 기능
대표적인 모델이 에코백스(ECOVACS)의 ‘디봇 X1 옴니(DEEBOT X1 OMNI)’ 입니다. 이 모델은 2022년에 첫 출시된 구형이지만, 출시 당시 당시 다른 제품에서는 보기 힘든 고급 기능을 다수 탑재한 이른바 ‘플래그십’ 모델이었습니다.
기본적인 흡입청소나 물걸레 청소를 넘어, 물걸레 세척이나 먼지통 비움, 물통 리필, 그리고 물걸레 열풍 건조 기능에 이르기까지, 로봇청소기에게 요구되는 대부분의 편의 기능을 갖췄으며, 이 모든 것을 한데 모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스테이션(독)까지 갖추고 있죠.
2025년 현재 이런 ‘올인원’ 형태의 로봇청소기는 타사에서도 다수 출시되어 흔히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디봇 X1 옴니가 첫 출시될 즈음만 해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시작 버튼만 누르면 먼지 청소, 물 청소를, 먼지 비움, 물걸레 세척과 건조까지 알아서 자동으로 다 하는 로봇청소기가 당시로서는 신기한 제품이었으니까요.
그리고 현재 공간을 파악하고 장애물을 감지하는 능력은 로봇청소기에 탑재된 센서의 성능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디봇 X1 옴니는 초기형 로봇 청소기나 보급형 로봇 청소기에 탑재되는 카메라 센서나 자이로 센서보다 훨씬 정밀도 및 인식률이 높은 라이다(LIDAR) 센서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라이다 센서 중에서도 일반적인 LDS(Laser Distance Sensor) 방식보다 고가인 ToF(Time of Flight) 방식 센서를 적용해서 지금 기준에서도 양호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2025년 현재 기준에서 아쉬운 점도 있어
다만, 그렇다고 해서 에코백스 디봇 X1 옴니가 현재 기준에서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대표적인 것이 흡입력인데, 이 제품은 5000Pa의 흡입력을 발휘합니다. 그런데 요즘 출시되는 플래그십급 로봇청소기 중에는 1만Pa 이상, 일부는 2만Pa를 넘는 제품도 있죠. 5000Pa가 2022년 당시 기준으로는 상위급이고, 지금도 청소하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만 이렇게 수치적인 차이가 난다면 구매가 꺼려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요즘 출시되는 로봇 청소기 중에는 본체의 높낮이를 자동 조절해 문턱을 손쉽게 넘는 재주를 탑재하기도 합니다만, 디봇 X1 옴니는 이런 기능이 없습니다. 문턱을 아예 못 넘는 건 아니지만 최신 제품에 비하면 아무래도 미흡하죠.
그리고 최신 제품 중에는 온수로 물걸레 세척을 하는 기능을 탑재하기도 하는데, 디봇 X1 옴니는 냉수로 물걸레 세척을 합니다. 물걸레는 아무래도 온수로 세척을 해야 좀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죠.
그 외에도 최근 올인원 로봇청소기에서 선호도가 높은 직배수 키트를 정식 지원하지 않습니다(후속 모델에서 지원). 직배수 키트를 설치하면 직접 물을 채우거나 비울 필요가 없어 더 편리하죠. 물론 비정품 호환 직배수 키트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만 이건 아무래도 불안하죠.
그 외에 디봇 X1 옴니는 출시 초기에는 소프트웨어의 미흡으로 인해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2025년 현재는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이런 문제가 상당부분 개선되었으니 만약 제품을 구매한다면 최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필수입니다.
일부 아쉬움 있으나 가격면에서 이점
이런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지만 이를 충분히 상쇄할 만큼의 가격적인 이점이 있습니다. 2022년 당시 에코백스 디봇 X1 옴니는 158만 9000원의 비싼 출고가로 출시되었지만 2025년 7월 현재는 온라인 최저가 기준으로 49만 900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간혹 ‘쿠팡’이나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대형 온라인 마켓에서 40만원대 초반, 혹은 30만원대 후반의 가격으로 ‘핫딜’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신형 중형차’의 가격으로 ‘구형 대형차’를 사는 느낌인데, 의외로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는 제품이니 ‘가성비’를 중시하는 분이라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