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LG엔솔 “LFP보다 효율 뛰어난 LMR 배터리로 승부수 띄울 것”
[IT동아 김동진 기자]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 효율이 뛰어난 차세대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를 개발,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겠습니다”
미국 완성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가 공개한 미래 청사진이다. 양사는 LFP 배터리와 생산 비용은 비슷하거나 저렴하면서도 1회 충전 시 6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LMR 배터리를 2028년부터 본격 양산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GM의 한국연구개발 법인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1일, 서울 종로구 HJ 비즈니스센터에서 ‘GM 배터리 테크놀로지 러닝 세션’을 개최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버추얼 엔지니어링 기술로 배터리 연구와 생산 효율 높여
먼저 ‘GM의 전동화 기술 및 배터리 개발’을 주제로 김형민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기술개발부문 부장이 연사로 나섰다.
김형민 부장은 “GM은 배터리 성능을 지속해서 개선하면서도 생산 비용에서도 효율을 제고할 방안을 꾸준히 연구해 왔다”며 “셀의 개수를 고객사와 전기차 사용자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하기 위해 각형 셀 기반의 기술 개발에도 매진 중이다. 버추얼 엔지니어링을 활용해 고품질의 배터리와 고속 충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품 품질 향상과 개발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버추얼 엔지니어링은 가상 공간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진행, 결과를 미리 예측해 더 나은 선택을 돕는 기술이다. 배터리 설계 시 고려해야 할 사항과 설계 후 시제품을 가상 공간에 구축하고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함을 미리 포착,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김형민 부장은 “GM은 버추얼 엔지니어링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모델과 가상 공간에 구현한 제품을 놓고 동시에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한다. 어떤 재료를 조합해야 최적의 결과가 나올지, 바늘로 찔러도 제품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 도로 하중과 충돌을 견딜 수 있을지 등을 살핀다”며 “디지털 기술과 실제 제품 테스트를 병행한 결과 제품 고장률은 낮추고, 엔지니어링 기술 향상과 더 빠른 제품 출시를 달성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동일 비용으로 더 많은 제품을 만들어 생산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우치형 배터리 외에도 각형 셀 기반의 확장 프리스매틱 기술을 적용, 다양한 방식으로 배터리를 활용하고자 한다. 각형 셀 기반의 확장 프리스매틱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보다 팩당 모듈수를 약 75%까지 절감할 수 있다. 이처럼 단순한 구조는 셀 개수 조절을 가능케 해 유연성과 안정성을 높여준다”며 “미시간주 워렌에 위치한 GM 월라스 배터리 셀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다양한 전기차 기술과 셀 개발을 지속해서 시도 중”이라고 덧붙였다.
LFP 배터리보다 효율 뛰어난 LMR 배터리로 중저가 시장 공략
이어서 유창근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기술개발부문 차장이 GM의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LMR 배터리를 소개했다.
LMR 배터리는 소재 중 값비싼 광물인 코발트와 니켈 함량을 줄이고 망간 비중을 높인 제품이다. LMR 배터리는 특히 중저가 전기차에 탑재되는 LFP 배터리와 생산 비용이 같거나 낮으면서도 에너지 밀도는 약 33% 더 높은 특징을 보인다.
유창근 차장은 “GM이 차세대 기술로 테스트 중인 LMR 배터리를 북미 EV 트럭에 탑재한 결과 1회 충전 시 약 400마일(644km)의 주행거리를 기록했다. LFP 배터리의 350마일(560km) 효율보다 뛰어나다”며 “이같은 혁신적인 배터리 기술로 GM은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폭넓은 옵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LMR 배터리가 본격 양산 단계로 접어들면 생산 비용 절감으로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기차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성능 차량에 주로 적용하는 삼원계 배터리와 LMR 배터리를 유연하게 활용해 다양한 시장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양사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에서 2027년 말까지 LMR 배터리를 시범 생산한 후 2028년 상반기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양사는 해당 기술로 LFP 배터리를 앞세워 중저가 시장을 잠식 중인 중국 업체에 대응할 계획이다.
끝으로 양영제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 전지 상품기획 담당 팀장이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협업 체계와 개발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양영제 팀장은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2009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인 볼트(Volt)를 시작으로 협력을 강화해왔다. 미국 내 두 개의 합작 생산시설을 통해 허머 EV(Hummer EV), 리릭(Lyriq)을 포함한 13개 전기차 모델에 NCMA 파우치 셀을 공급 중”이라며 “앞서 설명한 것처럼 소비자의 전기차 선택지를 확대하기 위해 LMR 기반의 각형 셀을 공동 개발 중이다. LMR 배터리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 600km 이상의 전기차를 구현하고 배터리 용량을 80%까지 8분 이내로 충전할 수 있는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000회 이상 충전을 반복해도 수명 유지가 가능하도록 제품을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니켈 함량을 낮추고 전압을 높여 더 높은 용량을 구현한 고전압 미드 니켈(Mid-Ni NCM) 기술 등 배터리 전 영역에 걸쳐 화학 기술에 집중함으로써 성능 최적화를 추진 중”이라며 “특히 LMR 배터리 상용화하면 기존 코발트 가격 추이에 따른 가격 민감도를 낮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LMR은 셀 수를 줄이거나 늘릴 수 있는 유연성도 지니고 있다. 앞으로도 GM과 함께 LMR 배터리를 포함해 시장을 선도하고 혁신할 기술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