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法] 휴가철 교통사고, 법과 보험으로 미리 대비하기

김동진 kdj@itdonga.com

복잡한 첨단 기능을 결합한 자동차에 결함과 오작동이 발생하면,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급발진 사고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동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고 유형도 천차만별입니다. 전기차 전환을 맞아 새로 도입되는 자동차 관련 법안도 다양합니다. 이에 IT동아는 법무법인 엘앤엘 정경일 대표변호사(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와 함께 자동차 관련 법과 판례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는 [자동차와 法] 기고를 연재합니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여름 휴가철은 설렘과 함께 교통사고 위험도 상승하는 시기입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휴가철인 7월~8월 교통사고 건수가 월평균 약 33만 2000 건으로 평상시보다 약 6% 더 많았다고 합니다. 평소보다 장거리 운전과 낯선 지방 도로 주행이 늘면서 사고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휴가철에는 동승자 증가로 인한 부상자 수도 함께 늘어납니다.

따라서 이번 기고에서는 휴가철에 운전자들이 알아두면 좋을 자동차 보험 특약 활용법과 사고 시 대처 요령을 살펴보겠습니다. 미리 알고 대비하면 즐거운 휴가의 추억을 안전하게 지키는 든든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교대 운전 계획이라면 운전자 범위 특약부터 체크

가족이나 친구와 번갈아 운전할 예정이라면 자동차보험의 ‘운전자 범위’ 특약 확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평소 본인이나 부부 한정 범위로 가입한 보험이라면 그 범위 밖 제3자가 운전 중 사고를 낼 경우 보험처리가 불가합니다. 운전자와 차주가 연대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내 차를 다른 사람이 운전할 땐 ‘단기 운전자 확대 특약’, 내가 다른 사람 차를 운전할 땐 ‘다른 자동차 운전 특약’을 상황에 맞게 활용하면 휴가철 보험 사각지대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각 보험사마다 보험의 명칭은 다르니 확인 필요) 대부분 보험사는 가입한 다음 날 0시부터 보장을 시작하므로 출발 전 미리 가입을 완료해야 합니다.

렌터카·카셰어링 이용 시 보험 옵션 체크

휴가철엔 렌터카를 빌리거나 카셰어링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보험 선택을 현명하게 해야 불필요한 지출이나 보상 누락을 피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렌터카 요금에 포함된 기본 보험은 대인·대물 등 최소한의 보장만 있고 정작 내 차 수리비에 해당하는 ‘자기차량손해(자차)’ 담보가 빠진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렌터카를 몰다 사고를 내면 차량 수리비 전액과 휴차료(수리로 영업을 못 하는 동안의 손실)를 운전자가 부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더 합리적인 대안으로 자신의 자동차 보험에 ‘렌터카 손해 특약’을 추가하는 방법과 보험사에서 파는 ‘원데이 자동차보험’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렌터카 계약서에 운전자를 본인만 허용했다면, 함께 간 일행이 운전하는 순간 보험이 아예 무효가 될 수 있으니 반드시 운전자 추가 허용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장마철 기후 리스크 대비

휴가철에는 국지성 폭우,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나 산사태, 로드킬 등 단독사고가 빈발합니다. 일반 자동차보험 기본 담보로는 자연재해 차량 손해는 보상이 안 되기 때문에 '자기차량손해 담보' 확인과 '차량 단독사고 손해 특약' 가입을 권장합니다.

단, 폭우로 침수된 도로에 무리하게 진입하거나 선루프를 개방하고 주차하는 등 운전자의 고의 내지 중대 과실 시 보상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2024년부터 시행 중인 '자동차 긴급 대피 알림 서비스'는 카카오톡이나 SMS로 차량 침수 위험 시 대피 안내를 제공하니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음주·무면허 운전의 혹독한 대가

음주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최대 5년의 징역형 또는 2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지고 운전면허 정지 내지 취소됩니다. 나아가 음주운전사고에 대해서는 운전자의 보험료는 10%~20% 할증되고 막대한 사고부담금(대인 인당 최고 2억 8000만 원, 대물 7000만 원)도 운전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동승자 또한 음주호의동승으로 인한 보상금 40% 감액과 음주운전방조죄로 운전자와 공범으로 형사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긴급출동 서비스 제한사항

대부분 자동차보험의 보험사 긴급출동 특약은 연 5회~6회 무료 이용 횟수 제한이 있습니다. 비상 급유는 연 2회, 견인은 10km 내 무료 등 세부 제한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무료 횟수 초과 시 추가 비용 발생하므로 휴가 전 잔여 횟수와 조건을 미리 점검하세요.

교통사고 현장 대처

만약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다음을 참고해 행동하시길 바랍니다. 먼저 안전 확보에 나서야 합니다. 차량 이동 및 비상등·안전삼각대를 설치해 2차 사고를 방지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차량 파손부위와 사고 위치를 기록하고 블랙박스 영상도 지워지지 않도록 보존해야 합니다. 이후 상대방의 신원과 연락처, 목격자 정보 등을 확보해야 합니다.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하고 인명피해가 있다면 경찰에 반드시 신고해야 합니다.

즐거워야 할 휴가가 한순간 사고로 악몽이 되지 않도록, 휴가라 하더라도 운전만큼은 휴가가 아니라는 마음으로 도로에 나서야 합니다. 휴가 출발 전부터 돌아오는 순간까지 안전운전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안전운전보다 강력한 법적 방어 전략은 없습니다.

글 /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대표변호사

정경일 변호사는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제49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수료(제40기)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교통사고·손해배상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법무법인 엘앤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